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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가을/겨울 밀라노 패션 위크 DAY 3

2025.03.02

2025 가을/겨울 밀라노 패션 위크 DAY 3

강렬했습니다. 풍성하고 따뜻했고요. 3일 차에 접어든 밀라노 패션 위크는 어느 때보다 모피에 진심이었습니다. 복슬복슬한 털옷이 런웨이를 가로지를 때는 경외감마저 일었죠. 사랑스럽고 연약하기보다는 다가올 겨울을 잘 극복하겠다는 결의마저 느껴지는 강렬함이 스며 있었습니다. 여성의 아름다움을 정의한 프라다부터 강인하고 매혹적인 여성을 내세운 새로운 블루마린, 브론테 자매의 유명한 주인공들을 무대에 등장시킨 막스마라와 이탈리아 벽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에트로까지, 만져보고 싶었던 밀라노 패션 위크 3일 차 쇼를 돌아봤습니다.

섬네일 디자인 허단비

프라다(@prada)

“오늘날 여성의 아름다움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2025 가을/겨울 룩의 의미를 물었을 때 미우치아 프라다와 라프 시몬스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그들의 해석은 첫 번째 룩, 블랙 리틀 드레스에서 바로 느껴졌죠. 모래시계 라인 없이 종이봉투처럼 뚝 떨어지는 실루엣에 유연하지 않은 두껍고 거친 소재를 사용했고요. 노출된 솔기의 가장자리는 다듬어지지 않았으며, 파자마 스타일의 주름진 플란넬 소재를 사용해 수년간 입은 흔적을 남겨놓았죠. 그들은 완벽한 여성이란 사회적 관념을 깨부수고 있습니다. 허리에 고정되지 않은 느슨한 스커트나 청바지, 셔츠와 입어도 좋을 만큼 품이 넉넉하고 네크라인이 넓게 파인 드레스가 그 예입니다. 소재의 활용성은 아우터에서 드러났는데요, 인조 모피를 목에 두르거나 코트에 걸치거나 칼라에 덧붙이는 형태로 야성적이면서도 지위 높은 인물의 무드를 만들었습니다. 지갑이나 액세서리에 쓰일 법한 가죽 소재로 아우터를 만들어 위트를 더했고요. 어떤 의미일까요? 라프 시몬스는 “여성적인 아름다움의 원형을 떠올리면 신체를 제한하게 됩니다. 여기서는 자유롭습니다”라고 말했죠. 허리를 꽉 조이거나 가슴을 부풀리거나 엉덩이를 딱 맞게 하는 것이 여성적인 아름다움의 전부가 아니라는 듯이요. 여성미와 여성성을 동일하게 바라보는 세상에서 2025년 프라다가 발견한 여성의 아름다움을 함께 탐구해볼까요?

Prada 2025 F/W RTW
Prada 2025 F/W R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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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ada 2025 F/W R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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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ada 2025 F/W RTW
Prada 2025 F/W R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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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ada 2025 F/W RTW
Prada 2025 F/W RTW
Prada 2025 F/W RTW

블루마린(@blumarine)

데이비드 코마가 블루마린에서 첫 장을 열었습니다. 장미 가시가 많았고, 붉은 피로 얼룩졌으며, 로맨스는 이전의 블루마린보다 더 날카롭고 날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그는 이번 쇼에 대해 “어둡고 그늘진 낭만주의”라고 표현했죠. 블루마린의 소녀풍 파스텔 팔레트는 검정과 흰색, 회색, 빨강으로 축소되었습니다. 하지만 쇼는 단조롭지 않고 다채롭고 풍성하게 느껴집니다. 이를 위해 데이비드 코마는 라인에 좀 더 힘을 준 모습이었죠. 놀라운 손재주를 자랑하려는 걸까요? 실루엣은 몸에 맞춰 구조화되었으며 코르셋을 활용한 미니 드레스와 시머한 레이스 소재에 크리놀린을 넣은 셔츠가 눈에 띄었습니다. 데이비드 코마의 트레이드마크인 하드 메탈릭 악센트가 전반에 적용되었으며, 시칠리아의 엉겅퀴와 대조를 이루며 블루마린의 정원을 거칠게 만들었습니다. 어쩐지 잠자는 숲속의 공주가 깨어날 것처럼 매혹적이고 강렬했죠. 코마가 만든 캐릭터는 바닷속에 있던 Y2K 스타일의 블루마린 여성을 물 밖에서 흑화시킨 것도 같았죠. 그가 써 내려갈 다음 줄거리가 궁금해집니다.

Blumarine 2025 F/W R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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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marine 2025 F/W RTW
Blumarine 2025 F/W R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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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데이비드 코마.

막스마라(@maxmara)

“제인 에어의 ‘절제된 자제력’과 캐서린 언쇼(<폭풍의 언덕> 주인공)의 ‘자유분방한 열정’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극단적인 감정을 절제하는 두 여성 캐릭터를 찾기 위해서요.” 이안 그리피스는 브론테 자매의 유명한 주인공들의 낭만적인 본질에 빠져 막스마라의 컬렉션 서문을 위와 같이 썼습니다. 그의 무드보드에는 폭풍우 구름과 황무지, 영국의 겨울이 떠오르는 풍경 사이로 따뜻한 옷을 입은 여자가 있었죠. 캐서린이 막스마라의 윤기 나는 캐시미어를 입은 모습을 상상도 해본 적 없지만, 컬렉션을 보면 수긍이 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음울한 컬러감이나 필드 재킷, 리브 니트 톱은 영국 요크셔에서 봤을 법한 룩임에 틀림없었죠. 땅을 스치는 코트나 풍성한 드레이프의 소매, 머리에 뒤집어쓴 후드는 산책을 좋아하는 그 시절 주인공들의 모습을 연상시켰고요. 트레이드마크인 캐시미어보다는 트위드, 헤링본, 울 등의 강렬한 원단이 눈에 띄었지만, 보드라운 털옷에서 위안을 받았습니다. 2026년에 영화 <폭풍의 언덕>을 개봉하는데요, 홍보를 위해 마고 로비가 막스마라의 옷을 선택하진 않을까요? 왠지 그런 기대를 하게 되는군요.

Max Mara 2025 F/W RTW
Max Mara 2025 F/W R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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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x Mara 2025 F/W R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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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x Mara 2025 F/W RTW
Max Mara 2025 F/W RTW
Max Mara 2025 F/W R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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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x Mara 2025 F/W RTW

에트로(@etro)

쇼의 제목은 ‘에트로 마그마(Etro Magma)’였습니다. 마르코 드 빈센조는 “에트로의 유산은 풍부해서 끊임없이 스스로를 새롭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라고 말했죠. 매 시즌 패턴과 모티브를 재검토해 개선하는데, 이번에는 한국 작가인 마리아 전(Maria Jeon)과 함께 판타지 동물학에서 영감을 받은 자수 시리즈를 작업했습니다. 화려한 페이즐리, 식물 패턴, 원사 프린지, 스팽글, 결정적으로 모피를 활용한 웅장한 코트와 액세서리는 소재와 달리 절제된 라인으로 편안함과 강렬함을 동시에 전달하며 분화구 주변을 달아오르게 만들었습니다. 에트로의 유산을 만끽하세요.

Etro 2025 F/W R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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