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임 속에서 맞이하는 3월의 풍경.

뛰어난 디자이너는 옷을 통해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을 비추는 능력을 발휘한다. 그리고 지난 40여 년간 미우치아 프라다는 누구보다 적절하게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공감 능력을 자랑했다. 다양한 삶의 이면을 패션으로 풀어낸 그녀는 이번 봄을 위해 라프 시몬스와 함께 알고리즘에 지배되는 우리 삶을 이야기했다. 이런 테마에서 눈에 띈 건 거울이었다.




런웨이에 45번째로 등장한 드레스는 프라다와 시몬스의 지적인 아이디어와 브랜드의 고유한 장인 정신을 담고 있었다. 투명한 튤 위에 실버 시퀸을 정교하게 수놓고, 꽃 모양 크리스털을 더했다. 그리고 스톤과 거울로 장식된 드레스가 탄생했다. 무려 2,500여 개 크리스털과 144개 거울이 한 벌의 드레스를 단장하고 있었다. 그렇게 완성된 드레스에 붙은 이름은 ‘Reflections of Craft’. 우리가 바라보고, 좋아하는 모든 것이 자유의지와 관계없이 알고리즘에 의해 정해지는 시대에 진짜 중요한 것은 실체적인 수작업의 가치임을 강조하는 것일까? 미우치아 프라다의 의도는 알 수 없지만, 이 영롱한 드레스가 반짝이는 순간, 우리 마음 역시 함께 반짝일 것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