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프리미엄 테킬라가 온다

2025.03.13

프리미엄 테킬라가 온다

세계시장에서 테킬라의 유행이 이어지고 있어요. 칵테일이 다이닝 테이블에 깊숙이 침투한 덕도 있지만, 프리미엄 테킬라를 와인이나 위스키처럼 즐기는 영향도 크죠. 테킬라는 아가베로 만든 멕시코 증류주입니다. 솔직히 제가 대학생이던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테킬라는 기분 내면서 빠르게 취하는 술로 인식했어요. 클럽에서 스테이지 입장을 앞두고 빠르게 몇 잔 들이켰죠. 그저 ‘샷’을 주문했기에 어느 브랜드 테킬라인지는 알 수도 없었고, 알고 싶어 하지도 않았어요. 아니면 칵테일의 베이스 정도로만 접했습니다. 너무 옛날이야기죠. 이제 한국에서도 테킬라 시장이 커지고 있어요. 2020년과 비교해 2024년 테킬라 수입량이 두 배가량 늘었죠. 특히 아가베 품종의 하나인 블루 아가베 100%로 만든 프리미엄 테킬라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싱글 몰트위스키 한 잔을 오래 음미하듯, 테킬라도 브랜드나 연도별로 취향에 맞춰 선택하고 음미하는 것이죠.

이 시기에 한국에 상륙한 테킬라 브랜드가 눈에 띕니다. ‘오초(Ocho)’는 세계 최초로 싱글 에스테이트(Single Estate) 테킬라 개념을 도입한 브랜드입니다. 테킬라는 보통 여러 지역에서 수확한 아가베를 혼합해 생산하죠. 하지만 오초는 싱글 몰트위스키가 특정 증류소에서 생산되듯이, 와인의 생명력을 특정 빈야드가 좌우하듯이, 매년 특정한 단일 농장에서만 자란 아가베를 수확합니다. 할리스코 고지대의 에스테이트 필드에서 완숙한 아가베를, 아란다스(Arandas) 지역에 자리한 마스터 디스틸러 카를로스 카마레나(Carlos Camarena)와 그의 가족이 운영하는 증류소에서 테킬라로 만들죠. 또한 와인처럼 매년 다른 빈티지를 출시해, 아가베가 자란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풍미를 강조합니다. 손으로 일일이 붙인 오초의 라벨을 보면 어느 지역인지, 해발고도가 몇 미터인지, 언제 생산했는지 알 수 있어요. 병 뒤쪽 QR 코드를 촬영하면 그곳 지도까지 펼쳐집니다.

오초의 공동 설립자 토마스 에스테스(Tomas Estes)의 아들이자 앰배서더인 제시 에스테스(Jesse Estes).

한국에는 세 개의 빈티지를 선보입니다.

2024 플라타 | 티에라스 네그라스(Tierras Negras)

티에라스 네그라스는 ‘검은 대지’라는 뜻으로, 이 지역의 토양이 점토질의 회색을 띠는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할리스코 로스 알토스(Los Altos de Jalisco) 지역에서 재배한 최상급의 블루 웨버 아가베로 만든 블랑코 스타일의 숙성하지 않은 테킬라입니다.

2024 레포사도 | 미란딜라스(Mirandillas)

미란딜라스 농장은 해발 5,200피트에 위치한 고지대로, 낮에는 햇볕이 강하고 밤에는 서늘합니다. 주로 옥수수와 수수를 재배하다 50년 만에 처음으로 아가베를 재배했죠. 이곳에서 수확한 블루 아가베는 평균 35kg 이상으로 크고 당도는 31%입니다. 이 아가베를 8주 8일 동안 미국산 위스키 캐스크에서 숙성해 만들었습니다.

2023 아녜호 | 산 헤로니모(San Jeronimo)

산 헤로니모 밭은 블루 아가베의 천국인 아란다스에서 5마일 떨어진 곳에 자리하며, 붉은 토양과 바위가 많습니다. 이곳의 햇볕을 받고 자란 블루 아가베는 약 36kg에 달하는 크기로 성장하죠. 32%로 당도가 높아 풍미가 깊습니다. (750ml)

    피처 디렉터
    김나랑
    포토
    아영F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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