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화보

뉴욕, 일관성, 감정과 케이트! 캐서린 홀스타인과 나눈 대화

“때로는 내가 사는 이곳이 유일한 친구인 것만 같아, 천사들의 도시 말이야.” ─ Red Hot Chili Peppers ‘Under the Bridge’

패션 화보

뉴욕, 일관성, 감정과 케이트! 캐서린 홀스타인과 나눈 대화

“때로는 내가 사는 이곳이 유일한 친구인 것만 같아, 천사들의 도시 말이야.” ─ Red Hot Chili Peppers ‘Under the Bridge’

Light and Darkness “빛은 강력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강력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서는 아주 섬세해야 합니다.” 빛의 예술가 제임스 터렐(James Turrell)에게 영감을 얻은 케이트 2025 봄/여름 컬렉션. 몸을 감싸는 오버사이즈 크롭트 재킷과 안이 비치는 오간자 바지가 동시에 등장하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Like a Balloon 물결 모양으로 주름진 리넨 거즈 원단이 인상적인 벌룬 드레스처럼 캐서린 홀스타인(Catherine Holstein)은 컬렉션을 통해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주었다. “너무 어둡고 날렵한 스타일만 고집했습니다. 물론 그게 가장 편안한 영역이죠. 하지만 이번에는 일부러 스스로를 불편하게 만들고 싶었어요.”

The Movement 2025 리조트 컬렉션의 핵심은 ‘움직임’이다. 재킷의 곡선형 소매처럼, 역동적인 형태와 정교한 소재가 결합해 몸의 움직임에 따른 다채로운 실루엣을 만들어낸다.

Step by Step 세밀한 내부 마감과 거친 가장자리, 단단한 가죽과 반투명 오간자 등 독특한 대비 효과는 케이트를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하지만 언제나 편안함과 기능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케이트가 추구하는 미학이 섹시하지 않을 순 있지만, 이 부분을 간과하는 패션은 반드시 실패하기 마련이다.

Lie Down 부드럽게 몸을 타고 흐르는 저지 드레스에 큼직한 메탈 스터드를 장식한 스몰 사이즈 ‘엘레나(Elena)’ 가방을 매치해 반전을 시도했다.

Modern Times 리조트 컬렉션은 1990년대 초반 스타일에서 힌트를 얻었다. 중앙을 따라 동그란 메탈 단추를 스터드 장식처럼 길게 단 통이 좁고 긴 검정 코트는 소매가 비교적 높이 달린 것이 특징이다.

Twin Pink 종이접기 원리를 활용해 디자인한 리조트 컬렉션 의상. 2D 패턴을 바탕으로 독창적인 3D 형태를 구현해냈다. 연한 살구색으로 물든 얇고 가벼운 가자르 원단을 사용해 한층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Everyday Life 도톰한 캐시미어 소재의 ‘스칼렛(Scarlet)’ 카디건을 아우터처럼 연출하고, 메탈 장식 ‘베니(Benny)’ 벨트로 펑키함을 더했다.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스타일까지 놓치지 않는 것이 케이트가 지금 여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비결이다.

Woman in Black 가볍고 부드러운 양가죽 사파리 재킷, 긴 프린지가 달린 비스코스 드레스, 견고한 소가죽 부츠 등 서로 다른 성격의 소재를 조합해 단조로운 룩에 재미를 불어넣었다. 간결한 실루엣이 돋보이는 ‘시모나(Simona)’ 가방까지 곁들여 완벽하고 쿨한 올 블랙 스타일을 완성했다. 의상과 액세서리는 케이트(Khaite).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옷’이 이상적이라고 말하는 케이트의 캐서린 홀스타인. <보그 코리아>는 그녀와 함께 옷 그리고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내년이면 10주년이다. 지금까지 어떻게 성장했나?

여성이 실제로 입고 싶은 옷을 만들고자 브랜드를 시작했다. 유행하거나 쉽게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현대적이면서 시대를 초월하는 옷이다. 그 핵심적인 생각은 변하지 않았지만, 규모는 확실히 달라졌다. 컬렉션을 확장했고, 스토리텔링은 깊어졌으며, 리테일 같은 다양한 접점을 통해 브랜드를 표현할 수 있었다.

케이트에 뉴욕은 어떤 도시인가?

모든 것. 케이트는 뉴욕에서 탄생했고, 이곳에서 많은 영향을 받는다. 뉴욕 특유의 속도감, 모순, 가능성에 대한 감각은 다른 어떤 도시에서도 찾을 수 없다.

전통과 혁신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추는지 궁금하다.

직관적인 판단이다. 지나간 시대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싶지 않지만, 순간적으로 소비되는 것을 만들고 싶지도 않다. 구조적이지만 부드럽고, 남성적이지만 여성적이며, 익숙하지만 예상치 못한 것. 그 긴장감에서 마법이 일어난다.

새 컬렉션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요소는?

감정! 감정과 분위기에서 출발해 실루엣을 구상한다. 옷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몸에 어떻게 안착하는지를 떠올려보는 거다. 원단 역시 중요하다. 많은 부분이 소재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최근 선보인 2025 가을/겨울 컬렉션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영화 <오즈의 마법사>를 매일 생각한다는 영화감독 데이비드 린치의 말이 떠올랐다. 오즈로 향하는 ‘옐로 브릭 로드’를 우리만의 방식으로 미묘하게 오마주했다. 동시에 역사적인 실루엣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진화했는지도 궁금했다. 1947년 영화를 보며 코르셋에서 현대적인 파워 드레싱으로의 전환에 매료되었기 때문이다. 형태와 기능, 관능이 교차하는 방식이 흥미로웠다. 그것을 랩 코르셋의 구조적인 부드러움, 파워 숄더와 유연한 드레이핑 사이의 긴장감으로 표현했다.

지난해 7월 가방 라인을 대대적으로 재구성했다.

케이트는 늘 본능적인 디자인을 선보였다. 망설임 없이 손이 가는 물건을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나조차 우리 가방을 들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디자이너도 사용하지 않는 걸 누가 좋아할까? 그래서 가방 라인을 다시 꾸렸다. 새로운 디자인은 움직임, 텍스처, 편안함을 우선으로 했다. 더 유연하고 흐르는 듯한 형태의 ‘로터스(Lotus)’, 구조적이면서 부드러운 ‘시모나’와 ‘조(Zoe)’ 등이다. 이번 변화는 브랜드의 균형을 맞추는 계기가 되었다. 액세서리 역시 점점 더 중요한 카테고리로 성장하고 있다.

2023년 뉴욕 소호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 이후 매장을 연달아 열었다. 현재 서울에도 세 군데나 있다. 서울을 선택한 이유는?

수요가 명확했다. 서울에는 장인 정신,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 현대적인 여성성을 모두 이해하는 소비자층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매장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더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 서울은 여전히 엄청난 가능성을 가진 도시다.

케이트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여성에게 하나의 ‘기반’을 제공하는 것. 그 기반이란 바로 아름답고, 실용적이며, 깊이 고민한 옷이다.

10년 후의 케이트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일관성.

인터뷰가 끝나면 뭘 할 건가?

아들을 재우고, 남편과 영화를 볼 거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VK)

    포토그래퍼
    윤송이
    패션 에디터
    김다혜
    모델
    신잉, 우윤서
    헤어
    임안나
    메이크업
    김부성
    SPONSORED BY
    KHA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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