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치&주얼리

모험을 멈추지 않는 루이 비통 하이 주얼리

2025.03.24

모험을 멈추지 않는 루이 비통 하이 주얼리

가장 은밀한 곳에서 발견되어 세상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는 희귀한 돌. 신비로운 하이 주얼리의 세계에서 대담한 여정을 펼치며 또 다른 모험과 환상 속으로.

어웨이큰 핸즈, 어웨이큰 마인즈 컬렉션의 ‘쾨르 드 파리’ 목걸이. 56.23캐럿의 브라운·오렌지 톤 핑크 다이아몬드가 압도적으로 시선을 끈다.

하이 주얼리란 무엇인가? 하나하나 주문 제작되는 유일무이한 보물? 하늘 꼭대기까지 닿은 개인의 특별한 취향을 과시하는 예쁜 전리품? 하이 주얼리를 구매하게 될 이벤트가 인생에서 몇 번이나 있을까 돌아보면 입은 삐쭉, 고개는 갸우뚱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래서 하이 주얼리의 존재 의미가 무엇인지 질문하게 된다. 답을 찾아가다 보면 먼저 마주하게 되는 건 동화나 신화처럼 느껴지는 이야기다. 상상이 멸종된 이성과 합리의 시대에 하이 주얼리는 여전히 희미한 연무에 신비롭게 둘러싸인 세계처럼 느껴진다.

원석의 발굴 과정부터가 남다르기에 이야기는 도입부부터 특별할 수밖에 없다. 최근의 예를 들면, 2019년 보츠와나 카로웨 광산에서 무려 1,758캐럿에 달하는 다이아몬드가 발견됐다. 그러니까 이건 1905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된 3,106캐럿의 ‘컬리넌(Cullinan)’ 다이아몬드 이후 두 번째다. 크기는 83mm×62mm×46mm에 무게는 352g. 손바닥에 놓으면 거의 테니스공만 한 크기다. 인간의 눈에 띄기 전까지 깊은 땅속에 꽁꽁 숨어 있던 다이아몬드는 세상으로 나온 뒤 ‘세웰로(Sewelô)’라는 예쁜 이름으로 불렸다. 이는 세츠와나(Setswana) 언어로 ‘희귀한 발견’이라는 뜻이다. 얇은 탄소로 코팅되어 서리가 내린 듯 거친 표면의 원석에는 40억 년이 넘는 지구의 신비로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렇다면 주먹만 한 세웰로 다이아몬드를 손에 넣은 주인공은 누구일까? 바로 루이 비통이다. 이 기념비적인 세웰로 다이아몬드는 2020년 1월에 공개된 후 루이 비통의 대담함, 창조 정신을 대변하는 상징적 보석이 되었다. 루이 비통의 모회사 LVMH가 티파니를 인수하고 몇 달 지나지 않아 있었던 사건이라는 점 또한 의미가 크다. 20세기 초, 인류와 함께 대륙과 대륙을 오가며 미지의 세계로 도전과 모험의 역사를 써 내려갔던 루이 비통은 이제 그 여정의 나침반을 신비로운 하이 주얼리의 지도 위로 옮겨 힘찬 항해를 하고 있다. 세웰로 다이아몬드를 인수한 루이 비통의 행보는 하이 주얼리 세계를 향해 거대한 닻을 본격적으로 올렸다는 일종의 선언이었다.

하이 주얼리의 가치는 몇몇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정된다.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원석의 크기와 희귀성, 디자인의 예술성과 창의성, 뛰어난 장인 정신과 테크닉이다. 숙련된 장인들이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특별한 보석으로 만들어내는 하이 주얼리는 사치품을 넘어 진정한 예술품의 경지에 오른다. 일단 한정적 자원은 점점 고갈되고 있으니 그것은 분명 투자가치가 있는 대상이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결국 몸값도 상승하는 해피 엔딩을 맞이하게 된다. 게다가 그 이름이 지구상에서 가장 규모 있는 럭셔리 브랜드 루이 비통이라면? 루이 비통은 하이 주얼리 세계에서 매력적이고 야심만만한 루키다.

2018년 티파니 주얼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프란체스카 앰피시어트로프(Francesca Amfitheatrof)가 루이 비통 주얼리 & 워치 아티스틱 디렉터로 임명됐다. 도쿄에서 태어나 뉴욕, 모스크바, 로마에서 유년기를 보낸 프란체스카 앰피시어트로프는 런던 왕립예술대학을 졸업하고, 웨지우드 컨설팅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렌체 구찌 미술관 수석 큐레이터, 티파니 주얼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커리어를 쌓았다. 삶이 곧 여행이던 프란체스카 앰피시어트로프와 여행이 중요한 키워드인 루이 비통의 만남은 어쩐지 예정된 운명 같은 느낌이다.

프란체스카 앰피시어트로프는 주얼리 세계에 패셔너블한 DNA를 야심 차게 도입했다. 루이 비통의 상징적인 로고와 아카이브를 하이 주얼리에 대입하는 대담성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단적인 예로 LV 모노그램 스타 컷의 존재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LV 로고 형태로 커팅해 53개의 뾰족한 면을 지닌 다이아몬드는 다이아몬드의 일부만 남기는 극한의 시도로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과감함을 상징한다.

또한 루이 비통의 첫 번째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타이틀을 가진 프란체스카 앰피시어트로프는 진취적이고 모험을 좋아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첫 컬렉션으로 담아냈다. 바로 2019년 파리 꾸뛰르 위크에 공개된, 잔 다르크 같은 중세의 여성 영웅에게서 영감을 받은 ‘라이더스 오브 더 나이츠(The Riders of the Knights)’ 컬렉션. 다이아몬드 1,600개와 로열 블루 사파이어를 장식한 ‘르 루아욤(Le Royaume)’ 목걸이는 중세 기사의 갑옷 혹은 섬세한 레이스가 모두 오버랩되는 동시대적 매력을 지녔다.

한편, 주얼리 세공 기술을 극한까지 밀어붙여 재발견하고 경계를 확장하는 것 또한 하이 주얼리 하우스의 역할이자 사명이다. 루이 비통 하이 주얼리는 이를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 이는 세상에 대한 더 깊어진 이해와 업그레이드된 기동성에 힘입어 실험적 스타일을 선보였던 19세기 루이 비통의 행보를 떠오르게 한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프랑스 동부의 산악 지대 쥐라(Jura)에서 파리까지 3년 동안 400km를 걸어간 집념의 13세 소년 루이 비통의 전설 같은 성공담과도 결을 같이한다. 프란체스카 앰피시어트로프는 창립자의 비전을 담아 2021년 11월 루이 비통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선보였다. 바로 ‘브레이버리(Bravery)’ 컬렉션으로 이는 루이 비통 인생의 연대기를 따라 총 8개 챕터로 구성됐다. 컬렉션의 하이라이트는 ‘르 미스(Le Mythe)’ 네크리스다. ‘신화’라는 이름에 걸맞게 세 줄의 다이아몬드 네크리스에 스리랑카산 사파이어, 마다가스카르산 사파이어, 콜롬비아산 에메랄드를 세팅하고 다미에 패턴, 트렁크 자물쇠를 본뜬 스터드 모티브, 로프, 모노그램 플라워 등 루이 비통의 시그니처를 형상화했다. 르 미스 네크리스는 열두 가지 방식으로 착용 가능하다.

결국 모든 예술가에게 궁극의 지향점은 유기적인 생명체와 자연에 가장 가까워지는 것이다. 2023년 루이 비통은 인간과 자연을 뛰어넘어 대우주의 시점을 하이 주얼리에 투사하기에 이른다. 프란체스카 앰피시어트로프의 다섯 번째 루이 비통 하이 주얼리 컬렉션 ‘딥 타임(Deep Time)’은 하이 주얼리에 지구의 기원을 담았다. 초대륙이 분리되는 순간부터 파도가 높이 솟아오른 순간을 묘사하기 위해 지구상에서 가장 진귀하고 보기 드문 보물을 모아 100피스 이상의 장대한 컬렉션을 완성했다. 이를 위해 거대한 콜롬비아산 에메랄드, 만다린 가닛, 탐스러운 핑크색 루벨라이트, 150년 동안 폐쇄된 멕시코 광산의 오팔, 40캐럿 이상의 스리랑카산 사파이어 등 그 자체로 신비로운 원석이 총동원됐다.

하이 주얼리 세계를 새롭게 깨우려는 것일까? 2024년 6월 루이 비통이 공개한 ‘어웨이큰 핸즈, 어웨이큰 마인즈(Awakened Hands, Awakened Minds)’ 컬렉션은 프랑스 대변혁의 시기였던 19세기의 공예와 과학적 혁신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1850년대는 삶이 완전히 변화하고, 아이디어와 비전이 확장하며 지성이 폭발한 시기로, 1854년은 루이 비통이 최초로 로고를 만들어 등록한 때이기도 하다. 이런 변혁의 시대를 담은 어웨이큰 핸즈, 어웨이큰 마인즈 컬렉션은 지금까지 선보인 루이 비통 하이 주얼리 중에서도 가장 패기 넘치는 모습이다. 총 13가지 테마에 220피스라는 역대급 컬렉션 규모는 물론이고 메종의 절묘하고 희귀한 보석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8캐럿 이상의 진분홍빛 모잠비크산 루비, 12캐럿이 넘는 잠비아산 에메랄드, 카슈미르·스리랑카·마다가스카르산 사파이어까지 수많은 스톤 중에서 단연 원 톱으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바로 ‘쾨르 드 파리(Cœur de Paris, 파리의 심장)’ 목걸이의 센터를 장식한 56.23캐럿의 핑크 다이아몬드다. 이는 루이 비통 하이 주얼리 컬렉션 사상 가장 진귀한 샴페인 컬러의 다이아몬드로 에펠탑 모양 펜던트 중앙에 세팅된 모습이 은은하면서도 영롱하다. 쾨르 드 파리를 완성하기 위해 장인들이 1,400시간 이상 공을 들였다. 왕실의 화려한 꽃무늬 침대에서 영감을 받은 ‘스플렌더(Splendeur)’ 목걸이에는 루비 52개를 세팅했다. 이는 하나의 주얼리에 가장 많은 루비를 세팅한 사례로 작업에는 3,217시간이 소요된다. 에펠탑이 뒤집어진 것 같은 개성 있는 모양의 목걸이 ‘빅투아르(Victoire)’는 총 3,923시간을 투입해 완성했다.

루이 비통 하이 주얼리는 지난 1월 어웨이큰 핸즈, 어웨이큰 마인즈 챕터 2를 새롭게 공개했다. 루이 비통을 연상케 하는 V 형태가 정밀하게 엮인 ‘다이나미즘(Dynamisme)’,프랑스 도자 예술에서 영감을 얻은 ‘피나미널(Phénoménal)’ 등 메종의 아이코닉한 패션 요소가 풍부하게 담겨 있다.

루이 비통 하이 주얼리는 프라하, 카프리, 모나코, 마라케시 등 세계 곳곳에서 컬렉션을 발표하며 환상적인 모험의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2022년 스피릿(Spirit) 컬렉션은 모로코의 마라케시, 2023년 딥 타임 컬렉션은 그리스의 에게해, 2024년 어웨이큰 핸즈, 어웨이큰 마인즈 챕터 1 컬렉션은 프랑스 남부 생트로페에서 발표했다. 마라케시의 다 엘 바샤(Dar el Bacha)궁의 비밀스러운 공간이, 그리스 아테네 아크로폴리스의 기원전 2세기에 지어진 오데온 극장이, 지중해가 내려다보이는 생트로페의 프라이빗한 성이 루이 비통 하이 주얼리 컬렉션에 환상적인 서사를 더했다. 그러므로 이곳에 초대된 게스트가 수십억 년의 신비를 간직한 창조물과 함께 꿈꾸는 듯한 열망을 품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잠시 꿈에서 깨어나 현실적인 질문을 해본다. 루이 비통 하이 주얼리의 진귀한 원석은 어디서 어떻게 오는가? 루이 비통은 기다렸다는 듯 정답을 준비해두었다. 이미 2012년에 워치, 주얼리 제품의 도덕적, 사회적, 환경적 원리에 대한 권위 있는 인증인 RJC(Responsible Jewellery Council)를 획득하며 고귀함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정당성을 담보해둔 것이다. 또한 루이 비통은 다이아몬드 원석을 전달받는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자 업계 최초로 분실과 위조 가능성이 있었던 종이 형태의 기존 보증서 대신 블록체인 기반의 ‘LV 다이아몬드 인증서’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각 다이아몬드의 무게·색상·순도·커팅 품질 정보를 살펴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다이아몬드가 발견된 국가부터 채굴 과정, 다이아몬드를 다듬은 공방 등 고객에게 전달되는 유통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루이 비통은 인증서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럭셔리 분야 전용 플랫폼 ‘아우라 블록체인 컨소시엄(Aura Blockchain Consortium)’의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했다.

이렇듯 루이 비통 하이 주얼리는 환상적으로 공중에 붕 떠 있는 듯하다가 어느새 땅에 발을 붙이고 있다. 배우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등장한 2021년의 브레이버리 캠페인은 루이 비통 하이 주얼리의 지향점을 잘 보여준다. 카고 팬츠, 헌팅 부츠에 하이 주얼리를 매치한 그녀가 숲속을 달리는 모습은 루이 비통 하이 주얼리와 다른 하이 주얼리 브랜드의 차별점을 잘 보여준다. 전 세계 하이 주얼리의 본거지인 방돔 광장의 루이 비통 플래그십에서 반짝이는 하이 주얼리조차 결국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착용할 수 있으며, 그것은 모든 순간을 빛나게 할 것이라는 메시지다. 루이 비통 하이 주얼리는 인간의 창작 욕구, 아름다운 것에 대한 갈망, 고귀한 것에 대한 독점적 욕망이 뒤섞인 절정의 예술인 동시에 결국 그것을 완성하는 것은 꿈을 향해 도전하는 위대한 인간임을 깨닫게 한다. 지구를 잠깐 찾아온 여행자로서 꿈꾸고 도전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면 ‘사보아 레베(Savoir Rêver, 꿈을 손수 만들다)’는 누구나 완성할 수 있는 퍼즐이다. (VK)

    패션 디렉터
    손은영
    명수진
    사진
    COURTESY OF LOUIS VUITTON
    SPONSORED BY
    LOUIS VUIT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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