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혜순 한복(Kimhyesoon Hanbok)의 호박을 정교하게 세공한 비녀, 노란 호박 장식 뒤꽂이와 꽃 모양 자마노 뒤꽂이를 착용한 다프네 기네스의 포트레이트.

속이 훤히 비치는 검정 튤 드레스는 발렌티노(Valentino Haute Couture), 메탈릭 코르셋은 더 블론즈(The Blonds).

잘게 커팅된 옷 두 벌을 겹친 형태의 검정 저지 드레스는 가레스 퓨(Gareth Pugh), 부채는 부채장 금복현의 작품.

갑옷처럼 메탈 조각을 하나하나 이어 완성한 파워 숄더 드레스는 징기스칸(Genghis Khan by GK Reid).

갑옷처럼 메탈 조각을 하나하나 이어 완성한 파워 숄더 드레스는 징기스칸(Genghis Khan by GK Reid).

뱀 형태로 수놓은 커다란 주얼 장식과 체인메일 치맛자락이 돋보이는 뱀피 코르셋은 더 블론즈(The Blonds), 지그재그 자수를 더한 튤 드레스는 발렌티노(Valentino Haute Couture).

검정 튤 드레스는 발렌티노(Valentino Haute Couture), 한국 민화에서 영감을 받아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로 모란을 입체적으로 수놓은 비단 숄은 미스 소희(Miss Sohee).

매우 정교하게 틀어 올린 투톤 헤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분홍색으로 포인트를 더한 것이 핵심. “인생은 진지하지 않습니다. 아니, 사실은 매우, 매우 진지하죠. 하지만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진 않아요.”

얇고 가벼운 시폰 스트랩을 이어 완성한 진회색 드레스는 가레스 퓨(Gareth Pugh), 청색 지우산은 우산장 윤규상의 작품.

흑백사진 속에서 더 강렬하게 느껴지는 다프네의 에너지.

흑백사진 속에서 더 강렬하게 느껴지는 다프네의 에너지.

길게 늘어진 트레인이 드라마틱한 깃털 코트는 데보라 밀너(Deborah Milner).

광택이 있는 푸른 원단 위로 가죽 패널을 방패처럼 세운 드레스는 가레스 퓨(Gareth Pugh).

시퀸과 비즈로 이국적인 패턴을 연출한 캣수트는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 밑단을 금색 자수로 채운 실크 망토는 사라 슈라이비(Sara Chraïbi).

존 갈리아노가 2003 봄/여름 컬렉션에 선보인 스터드 장식 플랫폼 웨지 샌들은 디올(Dior).
“늦어서 미안해요!” 다프네 기네스(Daphne Guinness)에게 듣는 첫마디가 사과일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2000년대 후반 패션계에 두루 영향력을 행사한 강력한 아이콘과의 만남은 꽤 어려울 것이라 각오하던 참이었다. 그녀는 언제나 가장 눈에 띄는 꾸뛰르 의상을 입었고, 외계 생명체처럼 엄청나게 높고 괴상한 구두만 신었으며, 트레이드마크인 흑백으로 나뉜 헤어스타일은 디즈니 만화 <101마리 달마시안>의 악녀 캐릭터 크루엘라를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실제로 마주한 다프네는 여전히 아찔한 플랫폼 슈즈를 신었지만, ‘패션 괴짜’라는 인상보다는 신비로움과 연약함이 혼합된 기묘한 분위기였다.
다프네 기네스는 한 단어로 정의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1950년대 스페인에서 만 레이, 살바도르 달리와 같은 예술가의 뮤즈였던 어머니의 혈통을 물려받아 알렉산더 맥퀸, 존 갈리아노 등 21세기 천재들의 친구였으며 뮤즈로 활약했다. “사실 나는 언제나 음악가였습니다. 음악을 직접 만들지 않았을 뿐이죠. 늘 음악을 공부하거나 방 안에서 몰래 노래를 부르곤 했어요.” 독특한 패션으로 다프네를 처음 알았다면, 그녀가 오랫동안 음악을 했다는 사실에 놀랄지도 모른다. 그녀는 2016년 <Optimist in Black> 앨범으로 데뷔했고, 지난해 6월 네 번째 앨범 <Sleep>을 발표하며 최근까지도 음악 활동을 이어왔다.
“죄송해요.” 이번에는 반대로 내가 사과를 건넸다. 런던 거리에서 촬영하고 싶어 스튜디오 밖으로 나가는 길이었다. 속이 전부 비치는 튤 드레스 차림의 다프네는 괜찮다지만, 그날은 런던에 머문 9일 중 가장 추웠다. 화보는 모두 다프네 기네스의 개인 소장품으로 구성했다(여기에 <보그 코리아>만의 시선으로 한국 장신구를 곁들였다). 그녀가 보내온 리스트는 알렉산더 맥퀸을 비롯해 가레스 퓨, 파코 라반, 샤넬과 지방시의 꾸뛰르 컬렉션 등 굉장한 의상으로 채워져 있었다. “내가 가진 옷과 주얼리 하나하나를 예술품 다루듯 합니다. 패션을 아무렇게나 대하는 사람들은 그저 허영심이나 자만심 충족을 위해 소유하기 때문이죠.” 화보 속 의상의 비밀은 한 가지 더 있다. ‘손상되기 쉽거나 운반이 어려운’ 의상은 제외했다는 것. 그렇다면 그녀의 드레스 룸은 대체 얼마나 어마어마한 걸까?
가장 극적인 드레서의 옷장은 과거에 한 번 공개된 적이 있다. 2011년 FIT 박물관에서다. FIT 디렉터 발레리 스틸(Valerie Steele)이 기획한 전시를 통해 어마어마한 물량의 꾸뛰르 아카이브를 소개한 것이다. “4월, 서울에서 새로운 전시회를 선보입니다.” 지난 2월 다프네 기네스의 공식 SNS 계정에 반가운 글이 올라왔다. 서울이 본격 아시아 투어의 출발지다. 화보 촬영이 끝나고 우리는 서울에서의 재회를 약속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어차피 옷을 입어야 한다면 제대로 입고 싶습니다. 옷이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여기거든요.” 지난해 <보그> 인터뷰 중 그녀가 남긴 말이다. 무척 기대되는 새 전시다. (VK)
- 포토그래퍼
- 아가타 세르게(Agata Serge)
- 패션 에디터
- 김다혜
- 헤어
- 필리프 톨리메(Philippe Tholimet)
- 메이크업
- 테리 바버(Terry Barber)
- 캐스팅
- 다니엘 킴, 제시카 킴(Daniele Kim, Jessica Kim@ACDC Co.)
- 프로덕션
- 이혜인(Heather Lee@Visual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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