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트렌드

6인 6색 유러피언 뷰티 메모리

2025.04.01

6인 6색 유러피언 뷰티 메모리

향수병에 담긴 추억, 화장품에 스며든 철학. 유럽의 뷰티 파운더 6팀이 들려주는 감각의 연금술.

LES FILLES EN ROUJE Jeanne Damas

진정한 ‘프렌치 뷰티’를 정의한다면?

단순함이죠. 프랑스 여성은 복잡한 것보다 자연스러운 모습을 선호해요. ‘레 필앙 루즈(Les Filles en Rouje)’에서는 개인의 아름다움과 독특함을 가리기보다 돋보이게 하는 방법을 가장 염두에 두죠.

뷰티 라인을 새롭게 선보이면서 첫 제품으로 무엇을 선택했나요?

립 팔레트요! 늘 입술에 무언가 바르는 걸 좋아해요. 제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죠. 자연 유래 성분의 실용적이고 휴대하기 쉬운 제품을 원했어요. 팔레트에 다양한 색조를 섞어 입술과 볼에 모두 사용할 수 있고,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예쁜 액세서리처럼 느껴지길 바랐어요. 꺼낼 때마다 일상에 특별함을 더해주는 그런 거요.

제품을 개발하면서 예상보다 어려웠던 점은?

뷰티는 패션과 완전히 다른 세계였어요. 가장 어려웠던 건 제품 성능을 타협하지 않으면서 깨끗하고 자연스러운 텍스처를 찾는 거였죠. 인공 성분을 배제하니 제한이 많았어요. 반면 메이크업 라인은 놀랍도록 즐거웠어요. 다양한 색을 테스트하고 조합하는 과정이 가장 즐거웠고요.

프렌치 메이크업의 필수 요소는 무엇이며,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팁이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건 자연스러움입니다. 파운데이션으로 표현하는 대신 피부가 숨 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요. 좋은 스킨케어 루틴이 기본이 돼야죠. ‘레 필앙 루즈 페이셜 오일’로 수분을 공급하고 페이스 마사지도 해주죠. 가장 좋은 안티에이징 비결은 매일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멀티 팔레트’로 입술, 볼, 눈에 자연스러운 색감을 더해주세요. 입술엔 손가락으로 가볍게 두드리듯 립스틱을 발라보세요. 이렇게 간단하게 프랑스식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어요.

해외 뷰티 트렌드에서 영감을 받은 적 있나요?

물론이죠! 호기심이 많은 편이라 해외의 새로운 뷰티 트렌드를 계속 살펴봐요. 미국에서 온 블러드 립 라이너 트렌드는 자연스러워서 좋았어요. 한국의 스킨케어도 혁신적인 기술과 효과적인 성분으로 신세계를 경험하게 했고요.

개인적인 스킨케어 루틴이 궁금해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간단해요. 먼저 피부를 깨끗이 클렌징하고, 필요한 수분을 공급한 다음,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릅니다. 이 세 가지면 충분하죠. 피부 본연의 광채를 유지하는 핵심이에요.

지금까지 받은 최고의 뷰티 조언은?

어머니가 어릴 때부터 태양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라고 가르쳐주셨어요. 언제나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정오부터 오후 4시까지는 직접적인 노출을 피하라고요. 이런 습관이 장기적으로 피부 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요.

10년 후의 레 필앙 루즈는 어떨까요?

단순한 뷰티 브랜드를 넘어 모든 사람이 아름답고, 자유롭고, 자신감을 느끼는 진정한 커뮤니티가 되길 바랍니다. 새로운 카테고리도 개발하면서 고객과 더 가까워질 거예요. 무엇보다 정직한 자세로 열정을 가지고, 레 필앙 루즈의 아이덴티티를 지키려 노력할 겁니다.

19-69 Johan Bergelin

숫자 ‘19’와 ‘69’는 무엇을 내포하나요?

단순한 향기를 넘어 사회적 담론의 플랫폼이 될 수 있는, 주관이 뚜렷한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어요. 신념과 정체성을 당당히 표현하려면 용기가 필요한데, 바로 이 용기가 19-69를 시작하게 된 동력이었죠. 1969년은 자유, 관용, 반문화의 시대를 상징하죠. 유리 보틀 디자인에 담긴 다채로운 색조는 무지개를 형상화해요. 1969년 당시 무지개는 평화와 자유의 상징이었죠.

다양한 사회운동이 일어나던 시대에 성장한 것이 크게 작용했군요. 조향 작업에도 특별한 시대상을 반영하나요?

물론이죠. 예를 들어, 1969년 몬트리올과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존 레논과 오노 요코의 ‘평화를 위한 침대 시위(Bed-Ins for Peace)’와 우드스톡 페스티벌은 ‘퍼플 헤이즈 오 드 퍼퓸’의 영감이 되었어요. 기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사회적 인식이 형성된 것 같아요. 1970년대와 1980년대 뉴욕의 아트 신에서도 많은 힌트를 얻습니다. 키스 해링, 앤디 워홀, 바스키아, 팩토리 등의 팝아트와 브롱크스에서 태동한 힙합 문화 같은 것 말이에요.

예상치 못한 조합의 향조가 돋보여요. 특히 브렛 이스턴 엘리스(Bret Easton Ellis)와의 협업은 흥미로웠어요. 그 결과물이 ‘아메리칸 사이코 오 드 퍼퓸’이죠.

1991년에 출간된 소설 <아메리칸 사이코>는 대중문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어요. 물질주의와 표면적인 허세에 의해 움직이는 사회를 조명했는데, ‘아메리칸 사이코 오 드 퍼퓸’을 만들기 위해 2000년에 각색된 동명 영화에서 엿보인 몇 가지 핵심 요소를 활용했어요. 베이트만의 허영심 가득한 일상 루틴, 프리미엄 탄산수, 차가운 셔벗, 그리고 1980년대 월스트리트의 분위기를 향으로 담아냈죠.

지금은 밀라노에 살고 있지만 스웨덴에서 태어났어요. 스칸디나비아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에서 착안한 향도 만들었죠.

스칸디나비아는 오랜 시간 진보적인 지역으로 인식돼왔어요. 1969년에 십자가를 든 나체의 여성이 코펜하겐 증권거래소를 걸어 다니던 ‘여성 그리스도(Female Christ)’ 퍼포먼스는 ‘피메일 크라이스트 오 드 퍼퓸’을 구상하는 데 영감을 주었죠. 주로 여름휴가를 보내는 스웨덴 남부 지역은 하얀 해변과 넓은 들판이 끝없이 펼쳐지는데, ‘하이어 피스 오 드 퍼퓸’에서 이런 아름다움과 단순함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향은 감정과 기억을 불러일으키죠. 거기 녹아든 추억을 공유한다면?

지난주에 업무차 마라케시를 다시 방문했을 때 기억의 힘을 새삼 느꼈어요. 태양 때문에 뜨거워진 마조렐 정원의 향기, 궁전 벽난로에서 피어오르는 오렌지꽃과 타오르는 장작 냄새, 제마 엘프나 시장의 향신료는 순식간에 저를 과거로 데려갔고, ‘카스바 오 드 퍼퓸’을 만들도록 영감을 주었죠. 여름이면 가족과 키웨스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 ‘퍼플 헤이즈’ ‘마이애미 블루’ ‘라 하바나’는 마이애미와 윈우드 벽의 페인팅을 구경하다 탄생한 거예요.

향을 매개로 하는 핸드 로션, 캔들뿐 아니라 의류, 심지어 캐비닛도 제작해 판매 중이죠.

모두 19-69의 향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장치예요. 제일 좋아하는 건 ‘크로닉’ 향을 위해 만든 그린 캐시미어 카디건과 ‘퍼플 헤이즈’ 실크 스카프랍니다. 평소 페인팅, 조각, 사진, 음악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를 만드는 아티스트에게 무한한 영감을 받아요. 저 역시 다양한 매체로 구현하려고 노력 중이죠.

그림 실력이 수준급이에요. 또 다른 취미는 뭔가요?

지난 10년 동안 대형 캔버스에 페인팅 작업을 해왔어요. ‘19-69×팜 엔젤스’ 컬렉션에 사용된 그림도 제가 그렸죠. 여행하지 않을 때는 요리하는 걸 즐겨요. 밀라노의 아시안 슈퍼마켓에서 자주 만날 수 있을 거예요.(웃음) 식재료에서 영감을 자주 얻거든요. 제 친구 켄이 얼마 전 도쿄에서 시소잎을 갖다줬는데, 신선하고 깨끗한 향이 일품이에요. 현재 작업 중인 프로젝트에 완벽한 재료죠.

STORA SKUGGAN Anna Barkne, Tomas Hempel, Olle Hemmendorff, Jonas Nordin, Martin Nicolausson

각기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다섯 명의 친구가 모여 향수 브랜드를 만들었어요.

토마스 헴펠 우리 인연은 20년 전 베크만스 디자인 대학에서 시작됐죠. 한 파티의 흐릿한 분위기에서 만나 진행하고 싶은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나눴어요. 향수도 프로젝트 중 하나였고요. 실제로 현실이 된 건 몇 년이 지난 후였죠.

브랜드명 ‘스토라 스쿠간(Stora Skuggan)’ 뒤에 숨겨진 개인적인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올레 헴멘도르프 스웨덴어로 ‘큰 그림자’라는 뜻이에요. 직역하자면 ‘큰 그늘’이죠. 스톡홀름 왕립 국립공원에 있는 숲 이름이에요. 우리가 그 지역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건 아니지만, 아름다운 장소에 붙은 아름다운 이름이거든요. 이 이름은 장소보다는 캐릭터처럼 들려요. 토베 얀손(Tove Jansson)의 ‘무민 트롤’에 나오는 어슬렁거리는 괴물 같은 느낌이죠.

서로 다른 성격과 배경을 가진 다섯 명의 소통 방식은 어떤가요?

마르틴 니콜라우손 관심사와 취향은 서로 많이 비슷하고 공유하는 것이 적지 않지만, 각자 다른 인생철학을 갖고 있어요. 모두 고집이 세서 의견 충돌이 잦아요. 그런데 이런 끊임없는 부딪침이 창조의 동력이죠. 집단 지성이 자기만의 의지를 가진 것 같아서, 대부분 어떻게 그런 결과물이 나왔는지 우리도 잘 모를 때가 있어요.

조향 과정은 때론 인내로 완성되죠. 실패한 경험도 많을 텐데요. 그 과정에서 배운 가장 값진 교훈은 무엇인가요?

안나 바르크네 솔직히 실패라는 관점으로 보지 않아요. 모든 실험은 다음 실험으로 이어지는 무언가가 있죠.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가 정확히 찾던 것이 아니더라도 결국 어떤 결과물에 도달하죠. 맡았을 때, 어쩐지 이게 바로 그 모습이라는 걸 알게 돼요. ‘실패’라는 개념이 아니라 끊임없는 ‘탐색’인 거죠.

반면 가장 놀란 순간이나 예상치 못한 발견은 무엇인가요?

안나 바르크네 언젠가 올레가 만든 초안을 처음 맡을 때였어요. 코를 행복하게 간질이는 것이 향긋한 꽃이 폭발하는 것 같았거든요. 그걸 뿌리고 그날 밤 깜짝 놀라서 자다가 깼는데, 방에서 소변 냄새가 나서 제가 실수한 줄 알았어요. 제 팔에서 나는 냄새라는 걸 깨닫는 데 시간이 좀 걸렸죠.(웃음) 처음엔 좋았던 꽃향기가 배설물 같은 냄새로 변해버린 거예요. 지금은 추억거리가 됐지만요.

조향 작업에 영감을 받기 위해 실천하는 특별한 루틴이 있나요?

토마스 헴펠 저는 주로 저녁에 작업하는 편이에요.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장엄한 음악을 틀어놓고 흠뻑 즐기죠. 제게는 음악이 핵심이에요. 정말로 한계가 없다고 느껴지거든요.

당신의 향수가 데이트를 한다면, 가장 케미가 좋은 향수 조합과 최악의 조합은 무엇일까요?

토마스 헴펠 문밀크(Moonmilk)와 실피움(Silphium) 조합이면 분명 좋은 커플이 될 거예요. 다른 향수는 글쎄요. 이상한 결과가 나올 만한 것들이 꽤 많아요.(웃음)

만약 무인도에 고립된다면, 각자 어떤 향수를 가져가고 싶나요?

마르틴 니콜라우손 무인도에 향수를 가져갈 필요가 있을까요? 섬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향수인데! 가장 이국적인 열대 꽃을 우연히 발견하고 중독적인 향기에 빠져드는 즐거움을 떠올려보세요. 또는 잡초 같은 것을 뽑았는데 우연히 달콤한 수액을 발견할 수도 있겠죠. 그런 감각을 상상하면 정말 재미있지 않나요?

브랜드의 철학이나 정체성을 언어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표현한다면?

마르틴 니콜라우손 좋은 질문입니다. 유령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비현실적인 차원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를 잘 대표할 것 같아요.

ORTO PARISI Alessandro Gualtieri

‘Orto Parisi’는 무슨 뜻인가요?

조부인 빈첸초 파리시(Vincenzo Parisi)에 대한 헌정이죠. 어린 시절, 할아버지와 함께 여름을 보냈던 풀리아 지역의 정원에서 영감을 받아 브랜드를 만들었어요. ‘오르토(Orto)’는 이탈리아어로 ‘정원’을 의미해요. 할아버지는 양동이에
모은 배설물로 비료를 만들어 썼는데 그 불쾌한 냄새에서조차 무한한 매력을 느끼곤 했어요. 오르토 파리시는 제가 심고, 가꾸고, 수확한 저만의 정원입니다.

많은 향수 브랜드가 대중적으로 호소하는 반면, 오르토 파리시는 예술적이고 감각 중심적인 방향을 추구합니다.

수년간 대기업에서 일하며 회의적인 순간이 많았어요. 창의적인 분야인데도 상부의 지시나 시장 트렌드를 따라야 했거든요. 브랜드를 시작함으로써 원하는 것을 원하는 방식으로 만들게 됐어요. 제 작업은 주로 개인적인 경험에서 탄생합니다.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상황과 이어지죠. 모든 향수는 제 일부이며, 감각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예요.

어떤 감정을 전하고 싶나요?

살아 있고 새로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제가 부여한 의미에만 갇히지 않고 자기만의 존재감을 가진 향수요. 사람들이 제 작품에서 자신만의 이야기와 기억을 만들 때 가장 아름답게 느끼죠.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나요?

명확한 방법은 없어요. 때로는 원료로 시작하고, 영화 제목, 감정, 또는 병뚜껑 재질에서 시작하기도 합니다.

당신에게 깊은 영향을 미친 향기와 관련된 기억은?

아버지가 운영하던 작은 정육점. 다양한 동물 냄새에 둘러싸여 자란 영향이 작업에 고스란히 드러나죠.

향수 외에도 향과 관련된 프로젝트가 있다면?

지난 6년간 와인을 만들었어요. 소규모지만 뛰어난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죠. 곧 유통할 계획이에요. 향수병이 아니라 다른 병에 담긴 제 작업도 사람들이 좋아할지 궁금해요. 조향사로서 선보이는 다른 아트 프로젝트 모두 어떤 식으로든 후각과 연관되어 있거든요.

당신에게 향은 어떤 의미인가요?

향수는 설명이 필요 없는 예술이에요. 다만 그림이나 음악처럼 향기는 경험해야 합니다. 제게 향수는 삶의 본능적 표현이죠. 향기는 우리 영혼의 진정한 거울이고요. 오르토 파리시의 향수를 우리 몸이 정원처럼 경험하길 바랍니다.

MANASI 7 Susanne Manasi Persson

마나시 7을 만든 계기는 무엇인가요?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장내 미생물과 마이크로바이옴의 중요성을 점점 더 깨닫게 됐어요. 뭘 섭취해야 하는지뿐 아니라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 피부에 무엇을 바르는지도 중요하다고 여겼거든요. 15년 전쯤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만 해도 마이크로바이옴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답니다.

제품 개발에서 어떤 점이 가장 중요한가요?

비용이 더 들더라도 효과와 품질이 최우선이에요. 모든 포뮬러는 실제 효능을 제공하고, 까다로운 제 철학에 부합해야 해요. 이를테면 ‘마이크로바이오스킨’ 컬렉션은 개발에만 5년이 걸렸어요. 정말 특별한 제품을 원했거든요.

뷰티 산업의 변화를 어떻게 보나요?

2018년 론칭 후 많은 것이 바뀌었어요. 처음엔 천연, 유기농 성분을 진정으로 중시하는 브랜드는 극소수였죠. 이젠 ‘클린 뷰티’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쓰이지만, 다소 모호해져서 마케팅 용어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도 산업은 분명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소비자들이 더 의식적으로 달라지고 있거든요.

마나시 7은 특히 다기능성에 중점을 뒀어요. 하나의 제품으로 여러 용도가 충족되죠.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일할 때면 작업 공간이 협소한 경우가 많아요. 몇 가지 색상만으로 여러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필요했죠. 예를 들어, ‘올 오버 컬러(All Over Colour)’는 립, 블러시, 아이섀도, 컨투어 크림으로 사용할 수 있어요. 소비자에게도 이런 다기능성이 필요합니다.

브랜드 디자인에 영향을 준 것은?

전형적인 메이크업 브랜드의 디자인 미학을 따르기보다 다른 방식으로 눈에 띄고 싶었어요. 그래픽 디자이너인 올로프(남편이자 비즈니스 파트너죠)는 타이포그래피와 디자인에 조예가 깊죠. 일본과 스웨덴 디자인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어요. 미니멀하면서도 독특하며, 차갑고 따뜻한 요소가 균형을 이루는 디자인을 추구해요.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서 얻나요?

예상치 못한 순간과 다양한 장소요. 특히 자연의 팔레트는 영감의 원천이에요. 새, 나무, 계절의 변화를 자세히 보면서 독특한 색상 조합을 발견하죠.

가장 과대평가되거나 과소평가된 뷰티 성분은?

과대평가된 성분은 레티놀(합성 비타민 A), 나이아신아마이드(합성 비타민 B3), 그리고 비타민 C와 같은 합성 비타민이요. 이런 합성 성분은 민감한 피부에 자극적이죠. 대개 이런 성분을 사용해야 한다고 느끼는 이유는 매일 아침저녁으로 이중 세안을 하고 시원한 토너로 피부를 클렌징하고 정돈해야 한다는 강박과 편견 때문이에요. 과도한 클렌징의 문제점은 자연적으로 생성하는 비타민 A, 나이아신아마이드, 비타민 C를 제거해버린다는 것이죠. 결과적으로 잃어버린 것을 보충하기 위해 합성 버전을 찾게 됩니다.

반면 발효, 프로바이오틱스 성분은 과소평가됐어요. 유효 성분이 피부 장벽을 통과하려면 500돌톤 이하의 분자량이 필요한데, 발효 과정은 이를 가능하게 하죠. 피부의 세포 기능을 모방해 자연적인 과정을 방해하지 않고 조화롭게 침투하기 때문에 모든 피부 유형에 유익합니다. 또한 유기농 오일, 시어버터도 과소평가되곤 하는데, 피부를 보호하고 활력을 불어넣으며 자연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어서 좋아요.

당신의 스킨케어 루틴은?

무엇보다 건강한 식습관이 스킨케어 루틴의 일부예요. 과도하게 가공된 음식을 피하고 유기농 홀푸드에 집중하며 술은 마시지 않아요. 아침에는 클렌저로 세안하지 않고, ‘마이크로바이오스킨 보태니컬 세럼’과 ‘페이스 오일(겨울에는 멀티 밤)’을 발라 피부 본연의 유·수분 밸런스를 유지하죠. 햇볕을 충분히 쬐는 것도 중요해요. 가능할 때마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고 하루에 최소 20분 햇볕을 쬐려고 해요. 저녁에만 ‘보태니컬 클렌저’로 메이크업을 지우고, 때로는 20분간 마스크 팩을 하죠. 사무실에서는 매일 적외선 램프로 피부 활성화, 스트레스 해소, 항염증 효과를 얻고 있어요.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 중요한 것은?

건강한 식사, 규칙적인 운동(특히 40대엔 근력 운동이 중요해요), 햇볕 쬐기, 그리고 가족, 친구와의 시간이죠. 무엇보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중요해요. 늘 자신과 제 믿음에 충실하려고 노력합니다.

ORMAIE Marie-Lise Jonak and Baptiste Bouygues

모자가 함께 브랜드를 시작했어요.

어머니는 향수 분야에서 탁월한 크리에이션 디렉터였어요. 어머니 덕분에 어릴 때부터 향수 스튜디오와 연구실에서 다양한 향기를 맡으며 자랐죠. 늘 향수에 애정이 깊어 ‘오르메(Ormaie)’를 통해 향의 본질을 진정성 있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오르메가 특별한 이유는 지극히 개인적인 기억을 향으로 풀어낸다는 것이죠. 향수에 대한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나요? 숨겨진 특별한 이야기도 듣고 싶어요.

주로 사람들과 함께하는 순간이죠. 특히 ‘18-12’는 제가 정말 사랑하는 향인데, 어머니 생일인 12월 18일을 의미해요. 대부분의 향수는 제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이건 어머니의 이야기를 만들어달라고 한 거예요. 마지막까지 어머니에게 향수 이름을 알려주지 않았어요. 완성 버전엔 파리지앵의 행복과 우아함이 담겨 있었어요. 향을 맡으면 햇살 좋은 날, 어머니의 정원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장미 향기를 맡는 느낌이 연상되죠. ‘이본(Yvonne)’이란 향수는 할머니 이름을 딴 것이고, ‘르 파상(Le Passant)’은 어릴 때 떠난 아버지의 향기를 담았어요.

독특한 파트너십에서 얻는 특별한 점은 무엇인가요?

후각 기억을 공유한다는 거죠. 어머니에게 특정 향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면, 어머니는 제가 상상하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죠. “할머니 집 비누 냄새 같아요”라고 말하면 정확히 무슨 뜻인지 이해하세요.(웃음) 그리고 예술적 비전, 솔직한 접근, 탁월한 장인 정신이라는 같은 가치를 공유합니다. 무엇보다, 무슨 일이 있어도 늘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 가장 특별하죠.

두 세대의 감성이 어떻게 조화롭게 섞이나요?

어머니 덕분에 향수에 대한 평생의 지식을 얻었어요. 고전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더 의미 있는 작품을 만들게 하죠. 어머니는 클래식한 향을 존중하면서도 현대적 시각을 가지셨어요.

보틀 디자인이 무척 특이합니다.

시간의 개념을 담고 싶었어요. 모든 순간은 서두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가야 한다는 의미로 캡을 12시간을 상징하는 12면으로 만들었죠. 각 캡은 향수 이야기와 연결돼요. ‘토이 토이 토이(Toï Toï Toï)’는 오페라 댄서들에게 행운을 빌어주는 독일어 표현으로, 캡은 오페라 무대를 형상화했어요.

가장 큰 영향을 준 예술 장르나 예술가는?

단 한 명만 고르긴 어렵지만, 시대를 초월한 콘스탄틴 브랑쿠시(Constantin Brâncuși)의 우아한 조각은 늘 자극을 주죠.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도 좋아해요. 그의 신비로운 초현실주의적 접근은 우리가 향수에서 추구하는 것이기도 해요. 이네스 롱제비알(Inès Longevial), 마르크 벨레(Marc Vellay) 같은 현대 예술가들에게도 영감을 받아요.

프랑스 향수 문화는 유서가 깊죠.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핵심 가치는 무엇일까요?

제게 향수는 아름다움을 향한 탐구예요. 오뜨 꾸뛰르처럼 아주 작은 차이가 작품을 구분 짓죠. 조향의 모든 단계에서는 정밀함과 예술성이 중요해요. 특히 원료에 대한 사랑이 깊이 뿌리내리고 있어요. 들판에서 자라는 꽃부터 재배, 수확, 증류 과정까지, 각 향수를 만드는 데는 엄청난 전문성과 열정이 필요해요. 이런 특별한 재료로 작업하고, 장인 정신을 담은 향수를 만드는 것은 특권이죠. (VK)

컨트리뷰팅 에디터
우주연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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