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에도 헐렁한 청바지가 살아남은 이유
’17 대 1’이란 표현은 무협 영화 주인공에게나 어울리는 비유지만, 요즘 청바지 시장을 보면 이 말이 딱입니다. 스키니, 스트레이트, 플레어, 디스트로이드 등 신상 데님이 쏟아지는 와중에도 와이드 데님은 좀처럼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거든요.
디자인이 독보적이어서 그런 것도 아닙니다. 새로운 데님이 나올 때마다 ‘이번엔 이거다’ 싶어서 장바구니에 넣긴 하지만, 결국 자주 손이 가는 건 헐렁한 청바지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착용감도, 스타일링도 편하기 때문이죠. 이제는 ‘잘 보이기 위한 옷’이면서 ‘나와 잘 지낼 수 있는 옷’이 오래 살아남는 시대입니다. 와이드 데님은 이 조건을 조용히, 완벽하게 충족시킵니다. 헐렁한 청바지는 움직임도, 소화도, 혈액순환도 막지 않습니다. 게다가 체형을 드러내지 않는 중성적인 이미지 덕분에 스타일링도 유연합니다. 낮과 밤, 캐주얼함과 포멀함, 러블리와 시크. 언제든, 무엇이든 가능하죠. 그래픽 티셔츠와 힐은 정반대에 있는 아이템 같지만 와이드 데님이 중간에서 이 둘을 자연스럽게 이어줍니다. 구조적인 블라우스에 스니커즈, 포멀한 재킷에 샌들도 포용 가능합니다.

이 변화는 하이패션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2025년 봄/여름 시즌에도 주요 패션 하우스들이 와이드 데님을 선보였죠. 밝은 워싱, 로우 라이즈 허리선, 핀턱과 매듭. 편안한 실루엣을 유지하면서도 디테일을 더해 고급스러움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편하면서 멋있다’는 공식이 개인의 호불호를 넘어 트렌드로 인정받은 거죠.


다음 바지가 이 자리를 뺏으려면 더 편하거나 더 멋있어야겠죠. 그게 아니라면 이번 시즌에도 우리는 또 헐렁한 바지를 집어 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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