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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에서 흘러내릴 일 없는 이 가방의 활약상!

2025.04.17

어깨에서 흘러내릴 일 없는 이 가방의 활약상!

일평생 가방 들고 집 밖으로 나서는 일 없는 제가 얼마 전 처음으로 가죽 소재 백을 구매했습니다. 패션 위크 출장길에 초청장, 마이크, 충전기 등 각종 필수품을 하루 종일 들고 다닐 가방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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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과 팔이 불편한 걸 극도로 싫어하기에,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가방을 골랐습니다. 디자인, 수납력, 실용성까지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는 가방을 찾아 헤맸죠. 결국 제가 선택한 것은 스트랩이 긴 톱 핸들 백이었습니다. ‘이 가방과 함께라면 출장 내내 손과 팔이 불편할 일은 없겠다’며 호기롭게 런던으로 향했습니다만, 곧 그 생각이 잘못됐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스트랩을 손에 쥐고 있을 때는 휴대폰 쓰기가 번거롭더군요. 팔꿈치가 접히는 부분에 스트랩을 껴놓으니, 가방이 계속 다리에 치였습니다. 어깨에 멜 때는? 두꺼운 옷을 입은 날에는 팔을 끼우느라 애를 먹었고, 얇은 옷을 입은 날에는 스트랩이 어깨에서 흘러내리기 일쑤였죠. 한마디로, 가방을 어떻게 메거나 들어도 계속 신경이 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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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가방은 다 불편하니 앞으로 비싼 백은 사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한 게 두 달도 채 되지 않았건만, 그 결심이 벌써 흔들리고 있습니다. 편하고 수납력이 좋은 것은 물론 멋스럽기까지 한 슬링 백 때문이죠. 일단 한번 메면 벗겨질 걱정이 없습니다. 두 손 두 팔 다 자유롭다는 뜻이죠. 끈이 하나밖에 없어, 백팩을 멜 때처럼 양어깨에 땀자국이 남을 걱정도 덜 수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촌스럽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제니퍼 로렌스의 스타일링을 보니 꼭 그렇지도 않더군요. 컬러 사용을 자제하고 깔끔한 디자인의 아이템을 활용하니 더없이 미니멀한 룩이 완성됐습니다. 흔한 나일론 소재가 아니라 한눈에 봐도 고급스러운 가죽 소재 백을 선택했다는 것도 한몫했고요.

Lemaire 2025 S/S RTW
Lemaire 2025 F/W RTW
Lemaire 2025 F/W RTW

르메르의 최근 컬렉션에서도 영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르메르를 상징하는 아이템 중 하나가 바로 ‘크루아상’이라고도 불리는 슬링 백이니까요. 2025 봄/여름 컬렉션에는 모든 아이템의 컬러를 통일한 룩이 등장했습니다. 제니퍼 로렌스의 스타일링과도 맞닿아 있었죠. 2025 가을/겨울 컬렉션에서는 가방 메는 방식이 눈에 띄었는데요. 슬링 백을 숄더백처럼 멘 모델이 런웨이를 걸었습니다. 오묘한 색감의 코트를 착용한 룩도 흥미로웠고요.

다음 패션 위크는 5개월 뒤입니다. 몇 달 전 구매한 가방을 그대로 들고 갈지, 슬링 백을 하나 새로 구매할지 고민할 시간은 충분하죠. 일단 제가 눈여겨보는 것은 제니퍼 로렌스의 더 로우 백이나 르메르의 크루아상처럼 적당한 크기에 완만한 곡선을 그리는 백입니다. 이번 주말에는 미리 살펴본 슬링 백 몇 개를 메보기 위해 외출해야겠습니다.

사진
Getty Images, GoRunway,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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