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에서 흘러내릴 일 없는 이 가방의 활약상!
일평생 가방 들고 집 밖으로 나서는 일 없는 제가 얼마 전 처음으로 가죽 소재 백을 구매했습니다. 패션 위크 출장길에 초청장, 마이크, 충전기 등 각종 필수품을 하루 종일 들고 다닐 가방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손과 팔이 불편한 걸 극도로 싫어하기에,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가방을 골랐습니다. 디자인, 수납력, 실용성까지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는 가방을 찾아 헤맸죠. 결국 제가 선택한 것은 스트랩이 긴 톱 핸들 백이었습니다. ‘이 가방과 함께라면 출장 내내 손과 팔이 불편할 일은 없겠다’며 호기롭게 런던으로 향했습니다만, 곧 그 생각이 잘못됐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스트랩을 손에 쥐고 있을 때는 휴대폰 쓰기가 번거롭더군요. 팔꿈치가 접히는 부분에 스트랩을 껴놓으니, 가방이 계속 다리에 치였습니다. 어깨에 멜 때는? 두꺼운 옷을 입은 날에는 팔을 끼우느라 애를 먹었고, 얇은 옷을 입은 날에는 스트랩이 어깨에서 흘러내리기 일쑤였죠. 한마디로, 가방을 어떻게 메거나 들어도 계속 신경이 쓰였습니다.
‘예쁜 가방은 다 불편하니 앞으로 비싼 백은 사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한 게 두 달도 채 되지 않았건만, 그 결심이 벌써 흔들리고 있습니다. 편하고 수납력이 좋은 것은 물론 멋스럽기까지 한 슬링 백 때문이죠. 일단 한번 메면 벗겨질 걱정이 없습니다. 두 손 두 팔 다 자유롭다는 뜻이죠. 끈이 하나밖에 없어, 백팩을 멜 때처럼 양어깨에 땀자국이 남을 걱정도 덜 수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촌스럽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제니퍼 로렌스의 스타일링을 보니 꼭 그렇지도 않더군요. 컬러 사용을 자제하고 깔끔한 디자인의 아이템을 활용하니 더없이 미니멀한 룩이 완성됐습니다. 흔한 나일론 소재가 아니라 한눈에 봐도 고급스러운 가죽 소재 백을 선택했다는 것도 한몫했고요.

르메르의 최근 컬렉션에서도 영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르메르를 상징하는 아이템 중 하나가 바로 ‘크루아상’이라고도 불리는 슬링 백이니까요. 2025 봄/여름 컬렉션에는 모든 아이템의 컬러를 통일한 룩이 등장했습니다. 제니퍼 로렌스의 스타일링과도 맞닿아 있었죠. 2025 가을/겨울 컬렉션에서는 가방 메는 방식이 눈에 띄었는데요. 슬링 백을 숄더백처럼 멘 모델이 런웨이를 걸었습니다. 오묘한 색감의 코트를 착용한 룩도 흥미로웠고요.
다음 패션 위크는 5개월 뒤입니다. 몇 달 전 구매한 가방을 그대로 들고 갈지, 슬링 백을 하나 새로 구매할지 고민할 시간은 충분하죠. 일단 제가 눈여겨보는 것은 제니퍼 로렌스의 더 로우 백이나 르메르의 크루아상처럼 적당한 크기에 완만한 곡선을 그리는 백입니다. 이번 주말에는 미리 살펴본 슬링 백 몇 개를 메보기 위해 외출해야겠습니다.
- 사진
- Getty Images, GoRunway,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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