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옷 잘 입는 사람들이 꺼내 신는 신발
시간이 흐르며 위상과 활용법이 달라지는 패션 아이템이 있습니다. 광부와 카우보이들을 위해 만들었던 청바지는 이제 완벽한 클래식이 됐죠. 제대로 입기 위해 규칙을 따라야만 했던 블레이저와 셔츠 역시, 말 그대로 ‘아무렇게나’ 입을 수 있는 옷으로 거듭났고요.
오랫동안 촌스럽다 혹은 못생겼다는 인식이 단단히 박혀 있던 아이템이 재해석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플립플롭이 그런 경우죠. 플립플롭은 한때 집 앞 편의점이나 덥고 습한 휴양지에서 신는 신발이었습니다. 발등과 발가락이 훤히 드러나는 바람에 격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죠.

이제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요즘 ‘옷 좀 입는다’는 셀럽과 패션 피플은 봄이 시작되면 기다렸다는 듯 플립플롭을 꺼내 신죠. 플립플롭 특유의 간결한 디자인을 활용해 멋스러운 믹스 매치를 완성하는 겁니다. 그 대표 주자가 바로 켄달 제너인데요. 그녀는 수트 팬츠는 물론 격식 넘치는 파티에 어울릴 법한 새틴 스커트에도 플립플롭을 신었습니다. 2년 전부터 대두된 ‘잘못된 신발’ 이론과도 맞닿은 스타일링이죠.
조 크라비츠는 푸른 탱크 톱, 롱스커트에 플립플롭을 조합했습니다. 긴 길이의 스커트를 입었지만, 발을 노출해 계절감을 반영했죠. 상하의 컬러를 통일한 엠마 코린의 룩은 ‘미니멀’ 그 자체였습니다. 뻔한 구두 대신 플립플롭을 신으니 한층 쿨한 분위기가 느껴졌죠.
한없이 기본에 가까운 신발이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신을 수 있다는 것이 플립플롭만의 장점입니다. ‘어떤 무드를 자아내는 데 특화되어 있다’, ‘이 바지와 가장 잘 어울린다’ 같은 규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뜻이죠. 플립플롭은 에르메스 백을 활용한 고급스러운 룩에도, 청바지와 탱크 톱을 활용한 그런지 룩에도 무리 없이 어울립니다. 더 로우는 코트(!)와 워크 재킷에 플립플롭을 매치했고요. 올 봄과 여름은 플립플롭 하나만으로도 충분합니다.
- 사진
- Getty Images, GoRunway,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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