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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에 펼친 랄프 로렌의 봄

2025.04.25

상하이에 펼친 랄프 로렌의 봄

비로소 상하이에서 만개한 햄튼의 봄.

지난가을, 랄프 로렌(Ralph Lauren)은 우리를 뉴욕 햄튼(Hamptons)의 대자연으로 초대했다. 새파란 하늘과 푸른 들판, 은빛 털을 뽐내는 말이 유유자적 시간을 보내고,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부드럽게 코끝을 간질이는 햄튼은 미스터 로렌의 ‘마음의 고향’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그곳에서 펼쳐진 랄프 로렌 2025 스프링 런웨이는 그동안 브랜드가 축적해온 독자적인 스타일을 정교하게 풀어낸 하나의 작품이었다.

랄프 로렌은 이 작품을 다시 한번 중국 상하이에서 선보였다. 지난 4월 2일 아시아 최초로 상하이에서 펼쳐진 랄프 로렌의 2025 스프링 시즌 리시(Resee) 패션 익스피리언스는 햄튼의 서정적 정취를 완벽하게 옮겨온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곳은 분명 상하이였지만, 나에게만큼은 햄튼이었다. 쇼가 시작되자 200여 명의 관객은 일제히 환호하며 랄프 로렌의 봄을 뜨겁게 맞이했다. 내가 지난가을에 보았던 햄튼의 풍경은 컬렉션의 색채와 소재, 모델들의 미소와 가뿐한 발걸음으로 표현됐다. 랄프 로렌 컬렉션으로 시작한 쇼는 랄프 로렌 퍼플 라벨과 폴로 랄프 로렌, 칠드런 컬렉션으로 이어지며 시대와 세대를 아울렀다. 정통적이면서 쾌활하고, 우아하면서도 현대적인 랄프 로렌의 멋이 짙게 드러난 순간이었다. 랄프 로렌의 미학은 액세서리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미스터 로렌의 취향이 고스란히 담긴 ‘더 랄프(The Ralph)’ 백은 빈티지 자동차 인테리어에서 영감을 받은 곡선과 부드러운 가죽 소재가 어우러져 우아하고 여유로운 실루엣이 돋보였다. 유연한 형태에 풍부한 색채, 다양한 소재로 만든 ‘폴로 플레이(Polo Play)’ 백도 시선을 끌었다.

이날의 경험은 패션을 넘어 라이프스타일로 이어졌다. 우리는 런웨이에서 옷을 직접 보고, 바로 구매할 수 있는 라이브 쇼핑을 즐겼고, 런웨이 뒤쪽에 마련된 칵테일 바에서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칵테일 바 곳곳을 장식한 오브제, 공간을 채운 향과 음악에는 랄프 로렌이 그리는 삶의 방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상하이의 밤을 더욱 빛낸 건 랄프 로렌을 사랑하는 셀러브리티의 등장이었다. 앰배서더 정수정을 비롯해 배우 송중기와 장백지(Cecilia Cheun), 정백연(Boran Jing), 모리 히카리(Hikari Mori) 등 아시아를 대표하는 셀러브리티가 한자리에 모여 랄프 로렌이라는 세계의 깊이를 더했다.

“나는 옷을 만들지 않는다. 꿈을 만든다.” 랄프 로렌은 늘 말했다. 상하이 쇼는 그 말에 대한 또 다른 대답이었다. 그의 ‘마음의 고향’ 햄튼에서 출발한 여정은 상하이의 밤을 지나 우리 모두의 기억 속 어딘가에 와닿았다. (VK)

    패션 에디터
    신은지
    포토
    Courtesy of Ralph Lau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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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ALPH LAU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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