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아이템

올여름은 스니커즈 벗고 쾌적한 한 켤레

2025.04.25

올여름은 스니커즈 벗고 쾌적한 한 켤레

Toteme 2025 S/S RTW

이상할 정도로 길게 느껴진 겨울이었습니다. 널뛰기하듯 오르내린 기온 때문이었을 테죠. 봄이 오는가 싶으면 다시 한파가 찾아오길 반복했으니까요. 하지만 이제 드디어 진짜 겨울이 끝났습니다. 그리고 곧 여름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겨울 내내 우리의 발을 따뜻하게 해줬던 부츠나 털 달린 뮬과는 작별을 고하고, 발을 훤히 드러내는 샌들을 준비해야 할 시기죠. 2025년 여름을 위한 샌들 트렌드는 어떨까요? 검은색 슬리퍼를 넘어, 각양각색 디자인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에르메스는 이번 시즌, 나무로 만든 굽이 눈길을 끄는 모카색 클로그 샌들을 공개했습니다. 이번 시즌 런웨이에서 엿볼 수 있었던 트렌드, 갈색과 클로그 디자인을 모두 반영한 샌들이었죠. 까르뱅은 발등을 덮는 매듭 모양의 천과 뾰족한 앞코 사이 두 발가락이 드러나는 핍토 샌들을 제안했고, 페라가모는 플립플롭에 분홍색 새틴 소재 끈을 달아 발레리나 슈즈를 연상시키는 하이브리드 스타일 샌들을 선보였습니다. 아래에서 우아하고, 세련되고, 때로는 귀엽기도 한 샌들 트렌드를 자세히 살펴볼까요? 분명 이 중 한 가지는 여러분의 취향에 맞을 거예요.

모카 무스 컬러

Chloé 2025 S/S RTW
Chloé 2025 S/S RTW
Hermès 2025 S/S RTW
Miu Miu 2025 S/S RTW

팬톤이 선정한 2025년 컬러는 ‘모카 무스’입니다. 벨벳처럼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갈색이죠. 이 색은 미우미우의 스웨이드 가방부터 가브리엘라 허스트의 가죽 수트까지, 2025 봄/여름 런웨이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신발도 물론 예외가 아니었고요. 올여름에는 검은색 대신 황갈색, 초콜릿색 샌들이 거리를 장악할 것으로 보입니다. 디저트를 연상시키는 이름 그대로 달콤하고 포근한 느낌을 주는 이 색은 평범한 여름 의상에 세련된 느낌을 더해줍니다.

클로그

Zimmermann 2025 S/S RTW, Getty Images
Miu Miu 2025 S/S RTW
Burberry 2025 S/S RTW
Chloé 2025 S/S RTW

보헤미안 시크의 정수를 보여줬다고 평가받는 끌로에의 2024 가을/겨울 컬렉션은 그해 새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된 셰미나 카말리의 첫 쇼였습니다. 이후 전개된 클로그 열풍의 서막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굽 높은 코르크 플랫폼에 징과 버클을 더한 클로그 샌들이 이번 시즌 대부분의 컬렉션에서 발견됐으니 말이에요.

2025 봄/여름, 미우미우, 짐머만, 버버리까지 클래식한 보헤미안 슈즈를 연상시키는 클로그에 각 브랜드의 정체성을 덧댄 샌들을 공개했습니다. “저와 친한 사람이라면 제가 여름마다 클로그를 즐겨 신는다는 걸 잘 알고 있겠죠!” 영국 <보그>의 피처 에디터이자 작가 에밀리 챈의 말입니다. “올 시즌에는 다양한 클로그가 등장해서 기뻐요. 신어보면 알겠지만, 클로그만큼 편한 신발도 없거든요. 160cm 정도인 제 키를 조금 더 커 보이게 해 주고요.” 챈은 자신의 ‘최애’ 브랜드는 에이션트 그릭 샌들(Ancient Greek Sandals)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스트랩 샌들

Chloé 2025 S/S RTW
Ferragamo 2025 S/S RTW
Proenza Schouler 2025 S/S RTW
Burberry 2025 S/S RTW

많은 사람들이 대세로 떠오른 발레리나 슈즈 트렌드가 더 이상 발전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변주를 주기 어렵기 때문이죠. 그러나 페라가모는 해냈습니다. 2025 봄/여름 런웨이에 선 페라가모의 모델들은 베이비 핑크 컬러의 타이트한 카디건을 입고, 발목에 두꺼운 새틴 리본이 달린 플립플롭 힐을 신었습니다. 발레코어의 영역을 보다 넓힌 셈입니다. 페라가모만큼 혁신적이진 않았지만 버버리, 토템, 프로엔자 스쿨러 등의 브랜드 역시 비슷한 샌들을 선보였습니다. 리본 대신 얇은 스트랩을 활용하는 방식으로요.

핍토 샌들

Carven 2025 S/S RTW
Giambattista Valli 2025 S/S RTW
Carven 2025 S/S RTW
Dries Van Noten 2025 S/S RTW

앞코가 살짝 뚫려 있어 발가락 일부가 보이는 핍토 샌들도 올여름 반드시 준비해야 할 아이템 중 하나입니다. 2023년, 영국 <보그>의 패션 디렉터 줄리아 홉스(Julia Hobbs)는 미우미우의 2023 가을/겨울 컬렉션에 등장한 구두를 본 관객들이 나눈 대화에 대해 기사를 쓴 바 있습니다. 당시 미우미우는 엄지발가락이 살짝 드러나는 살굿빛 핍토 펌프스를 선보였는데, 삐져나온 발가락을 본 이들이 “으악, 그래도 좋은데?”라고 속삭였다는 겁니다. 일종의 ‘길티 플레저’를 접한 반응이었죠.

2025년 여름의 분위기는 다릅니다. 핍토는 더 이상 ‘길티 플레저’가 아닙니다. 오히려 트렌디하고, 반드시 준비해야 할 아이템에 가깝죠. 발등을 덮는 매듭 모양의 천과 뾰족한 앞코 사이 두 발가락이 드러나는 카르뱅의 쿠션 샌들과 광택 가득한 드리스 반 노튼의 뮬 모두 한껏 발가락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합니다.

플립플롭

Miu Miu 2025 S/S RTW
Miu Miu 2025 S/S RTW
Dior 2025 S/S RTW
The Row 2023 PreFall RTW

클래식은 영원합니다. 여름에는 역시 플립플롭을 빼놓을 수 없죠. 하지만 평범한 플립플롭은 아닙니다. 이번 여름 떠오르는 플립플롭은 보다 우아합니다. 대표적으로 더 로우의 긴자 가죽 플랫폼 플립플롭이 있겠네요. 해변의 신발로 여겨지던 플립플롭을 ‘도시의 샌들’로 재정의한 최초의 브랜드인 만큼, 더 로우의 플립플롭은 120만원에 가까운 가격에도 셀러브리티들의 필수 아이템으로 등극했습니다.

우아한 플립플롭은 런웨이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죠. 알라이아, 미우미우, 끌로에, 디올 등이 플립플롭과 하이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샌들을 선보였거든요. 특히 미우미우의 샌들은 발바닥에 감은 미우미우 스웨트 밴드와 비뚤어진 매니큐어, 야자수 타투를 더한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Emma Spedding
사진
Gorunway, Getty Images, Courtesy Photos
출처
www.vogue.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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