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꽃다발은 새로운 궁극의 패션 액세서리
농담이 아닙니다.

자수를 놓은 플로럴 장식과 꽃무늬 프린트가 실루엣을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생화 그 자체가 하나의 액세서리로, 심지어 새로운 가방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죠. 모스키노부터 보테가 베네타, 제러미 앨런 화이트(Jeremy Allen White)와 크리스 반 아쉐(Kris Van Assche)까지, 디자이너와 셀럽들이 이 사실을 증명하고 있죠.
캣워크 위에 핀 꽃
꽃무늬는 시대를 초월합니다. 수십 년에 걸쳐 새롭게 변주되고 현대 패션에 영향을 주죠. 르네상스 시대에는 긴 드레스에 꽃을 수놓아 입었습니다. 수백 년 뒤 1970년대 사람들은 히피적 감성의 꽃무늬 프린트를 사랑했고요. 꽃은 패션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는 영감을 주었으며, 아름다움과 상징성으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예를 들어, 빨간 장미는 사랑과 열정을 의미하고, 수레국화는 섬세함과 다정함을, 양귀비는 위로와 평화를, 수선화는 욕망을 나타내죠. 꽃에 숨겨진 이야기와 상징성에 사람들은 빠져들고 맙니다. 생일이나 밸런타인데이에 건네는 꽃을 떠올려보세요. 말 없이도 의미가 통하는 하나의 언어죠.
크리스찬 디올의 ‘뉴 룩’ 실루엣
모든 디자이너는 한 번쯤 꽃에서 영감을 받아 옷을 디자인합니다. 크리스찬 디올의 뉴 룩이 대표적입니다. 1947년, 그는 자신의 디자인을 “부드러운 어깨선과 잘록한 허리, 화관처럼 풍성한 스커트를 입은 꽃과 같은 여인!”이라 말했죠. 그의 말처럼 페플럼 재킷과 화관이라는 뜻의 ‘코롤라(Corolla)’ 스커트를 입으면 룩 자체가 한 송이 꽃처럼 보였습니다.

식물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 알렉산더 맥퀸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2007년 봄/여름 컬렉션에서 생화로 장식한 드레스를 피날레에 선보였고, 2019년 사라 버튼은 빅토리아 시대에서 영감을 얻어 장미 모티브의 드레스를 만들어냈죠.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잘 알려진 제러미 스콧은 2018년 봄/여름 모스키노 컬렉션에서 지지 하디드를 살아 있는 꽃다발로 변신시켜 사람들을 놀라게 한 바 있고요.
에르뎀 역시 레이스와 꽃무늬 프린트를 활용해 낭만적인 드레스를 선보였습니다. 시몬 로샤는 또 어땠나요? 생화를 드레스 안에 넣어 사랑스러운 룩을 선보였습니다.
꽃을 사는 나!
마일리 사이러스는 전남편 리암 헴스워스에게 보내는 답가로 ‘플라워(Flowers)’라는 곡을 발표하며, ‘나는 나를 위해 꽃을 살 수 있어(I can buy myself flowers)’라는 가사로 자신에게 꽃을 선물하는 일을 대중화했습니다. 스스로에게 위로를 건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한 것입니다. 이는 제러미 앨런 화이트가 한 일과도 닮았죠. 로스앤젤레스 거리에서 커다란 꽃다발을 든 그의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되었고, 이는 SNS에서 곧장 화제를 모았습니다.

국내에는 <더 베어>로 이름을 알린 그는 자주 거대한 꽃대발을 들곤 합니다. 때론 그 꽃에 얼굴이 가릴 정도로 큰 꽃이죠. 하지만 왜 그가 매력적으로 보였을까요? 이 소박해 보이는 행위가 주목받는 이유는 그의 시적이고 섬세한 면모를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그저 꽃을 사랑하는 남자일 뿐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물론 제러미만 그런 건 아닙니다. 디자이너 크리스 반 아쉐 역시 꽃을 향한 자신의 사랑을 자랑스럽게 선언합니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매일같이 튤립과 장미 등 화려한 꽃으로 가득 찬 셀카를 올리고 있죠.
꽃다발도 패션 아이템이 된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보테가 베네타는 2025년 봄/여름 컬렉션에서 아예 꽃다발 형태의 액세서리를 선보였습니다. 종이 대신 가죽으로 감싼 꽃다발은 실물이 아닌 뜨개질로 구현되었고, 마치 새로운 형태의 백처럼 보였죠. 꽃을 든다는 행위 자체가 멋지다는 걸 말해주는 증거였고요. 이제 꽃은 그저 아름다운 자연물이 아니라, 새로운 패션 아이템으로 등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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