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enta
살 밑으로 비쳐 오르는 도홧빛 젊음, 성숙한 입술에 고인 심홍, 감정이 읽히는 적자색 눈가… 붉은 기운이 당신을 여자로 만든다.
관능의 밑 색, 마젠타
“여자들, 핑크 참 좋아해요.” 메이크업 아티스트 겸 제품 개발자 최대균 실장의 첫마디다. “요즘 컬러 코렉터 중에 판매량이 가장 많은 것이 뭔지 하세요? 바로 옐로가 배제된 핑크, 즉 마젠타가 많이 깔린 제품이에요.” 붉은 기가 섞인 베이스 제품이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본능적으로 끌리는 원초적 색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여리여리’ 사랑스러운 핑크 스킨 톤의 관능미에 대해 비슷한 말을 한 사람이 또 있었다. 바로 뷰티 크리에이터 조성아 대표. “복숭앗빛 속살만큼 끌리는 것이 있나요?” 그녀는 마젠타야말로 피부 생기의 핵심이라고 말하며 붉은 기가 도는 베이스 메이크업 라인, ‘서울 살색’ 시리즈로 세계적으로 홈런을 치고 있다. 인종, 나이, 타고난 피부색을 불문하고 모든 여성들의 피부 속에 있는 복숭앗빛을 끌어낸 것이 성공의 비결이었다.
메이크업 순서만 바꿔도 쉽게 이런 속살 생기를 연출할 수 있다. 스킨케어만 끝난 상태에서 리퀴드 타입 치크 블러셔로 볼을 물들여라. 그런 다음 촉촉한 파운데이션을 덮으면 된다. 솜털 아래서부터 붉은빛이 올라오듯, 복숭앗빛이 촉촉하게 배어 나올 거다.
퍼스트 컬러, 레드 활용법
“외강내유의 색이죠.” 마젠타에 대한 나스 코리아 교육팀 임소연 차장의 소회는 참으로 적절하다. 겉으로 보기엔 강렬하지만 한편으로는 보호 본능을 일으키는 여성의 내면을 표현할 때 자주 사용하는 컬러니까. “그리고 동시에 매우 넓은 스펙트럼을 갖췄어요.” 메이크업포에버 교육팀 김현경 대리 역시 마젠타 예찬론자다. “완벽하게 계산된 컬러 매치로 활용한다면 강렬하게 연출할 수 있지만 발색과 농도를 조절한다면 그 어떤 룩보다 사랑스러워지죠.”
붉은색을 수줍게 연출할 땐 도구의 활용이 관건이다. 임소연 차장의 노하우는 마치 피부에서 색이 배어 나온 듯 투명하게 연출될 때까지 브러시나 손가락으로 끈질기게 블렌딩하는 것. 매트한 텍스처의 섀도를 눈두덩에 펴 발랐다면, 눈 앞머리 부분에 영롱하게 반짝이는 글리터 텍스처를 톡톡 덧바르자. 한층 여성스럽고 화사한 느낌이 들 것이다.
물론 붉은색은 과감한 승부가 가장 잘 어울린다. 눈두덩에 넓게 펴바르고 투명한 글로스로 코팅해 트렌디하게 표현하거나 눈썹 앞머리에 살짝 터치해 새로운 느낌을 연출하는 것도 좋다. 단, 아이라이너를 생략하면 눈이 충혈되어 보일 수 있으니 블랙 아이라이너와 마스카라를 꼭 함께 사용하길.
‘어울리는 마젠타’를 찾아서
지난해 말, 시세이도는 ‘루즈 루즈’라는 레드 립스틱 라인을 론칭했다. 무려 열여섯 가지 빨강 립스틱을 한 번에 선보인 것이다. 왜 이렇게 비슷한 컬러의 제품을 한꺼번에 출시했는지 묻자 교육팀 손혜미 차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레드는 모든 여성들의 로망이죠. 하지만 자신에게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편견 역시 강한 색이에요. 시세이도가 ‘루즈 루즈’를 기획한 건 누구나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레드 컬러를 찾아 즐기길 바랐기 때문이죠.” 고객의 반응은 열렬했다. 자신에게 레드가 어울리는지 미처 몰랐다는 피드백이 쏟아진 것이다.
‘어울리는 붉은색’을 찾기 위한 전문가들의 기본 가이드는 이러하다. 피부 톤에 노란 기가 돈다면 오렌지빛이 도는 레드를 골라 화사하게 연출하고, 붉은 기가 조금 느껴지는 피부 톤이라면 보랏빛에 가까운 레드를 발라야 지적이고 우아해 보인다. 핑크 기운이 도는 마젠타는 화사하고 어려 보이며, 도시적인 느낌을 연출하려면 자줏빛이 도는 컬러를 추천한다. 복잡하다고?
“그냥 마음대로 하세요.” 최대균 실장의 명쾌한 조언은 절대 ‘케 세라 세라’가 아니다. “메이크업의 기본 정신이 뭡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하는 거잖아요.” 이론상으로는 노란 피부에 자주색 립스틱을 바르면 얼굴이 더 노랗게 보이겠지만, 이 둘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미묘한 남국의 향취 또한 기가 막히게 매력적이다. 이것저것 도전해보는 게 어울리는 색을 찾는 가장 빠른 길인 셈. 써본 사람이 더 잘 쓸 줄 알게 되는 컬러, 그게 바로 마젠타이니 너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일단 발라보고 판단하자.
적자색 향기
꼭 얼굴에 빨강을 발라야 마젠타가 연출되는 건 아니다. 우리에겐 히든카드, 향수가 남아 있다. 지엔 퍼퓸 정미순 조향사는 레드 계열 향수를 뿌리면 열정과 에너지, 섹시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재미있는 건 레드 계열 향수가 의외로 파우더리하고 드라이하다는 것. 대체로 시나몬, 클로브, 페퍼 같은 스파이시한 노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끝 맛이 깔끔하다.
섹시하고 유혹적이지만 절대 질척대지 않는 품위를 갖춘 것이, 정말 마젠타스럽지 않은가! 이미지 변주의 폭도 넓다. 플로럴 노트로 여성적이고 밝은 느낌을 줄 수도 있고 앰버나 시벳 같은 애니멀 노트를 첨가하면 섹시한 풍미를 높일 수도 있다. 겐조 ‘플라워 바이 겐조’, 겔랑 ‘샬리마’, 입생로랑 ‘오피움’ 등의 향수를 시향하며 끌리는 레드 향을 찾아보길.
- 에디터
- 백지수
- 포토그래퍼
- AHN JOO YOUNG, LEE HYUN SEOK
- 모델
- 강소영, 박세라
- 헤어 스타일리스트
- 백흥권
- 메이크업 아티스트
- 이지영
- 스타일리스트
- 임지윤
- 네일 아티스트
- 임미성(브러쉬라운지)
- 플로리스트
- 하수민(그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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