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Into Dance ②
춤은 말로는 전해지지 않을 감성을 전하는 정직한 신체 언어다.〈보그〉는 패션이라는 변화무쌍한 대지에 무용가 16팀을 초대했다. 신체와 영혼을 표현하는 춤과 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탄생한 패션의 만남이 일으킨 아름다운 변화의 기록. – ② LIP J, J BLACK & J PINK, 김동민 & 정지영
LIP J
춤을 출 때 입술 모양이 예쁘다고 해서 친구가 지어준 이름, 립제이. 그녀는 한국 왁킹의 뮤즈다. 왁킹은 드라마틱한 뮤지컬 같은 춤이다. 립제이가 왁킹 안무를 짤 때 흑백영화, 뮤지컬, 드래그 퀸, 디스코 디바들에게서 영감을 얻는 이유다. <보그>가 준비한 무성영화 여배우 같은 의상을 보고 립제이가 소리쳤다. “왁킹이야말로 이런 의상을 위한 춤이에요!” 어느 춤이 그렇지 않겠는가마는 특히 왁킹은 패션을 빼고 얘기하기 힘든 춤이라고 했다. “왁킹을 추기 전에 무엇을 입을지부터 생각해요. 의상에 따라 완전히 춤이 달라지니까요.”
그녀는 유년 시절에 한국무용을 했고, 고등학생 때 다이어트를 위해 방송 댄스를 배웠다. 재능을 인정받으며 18세 때부터 수업을 진행했고, 서울종합예술실용 학교에 들어가 다양한 춤을 접하며 ‘생계형 댄서’가 아닌 ‘무대에 서는 댄서’를 꿈꿨다. 한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왁킹 대회 ‘왁커스나잇’에서 3년 연속 우승하고 작년엔 심사위원으로 섰다. ‘힙합인터내셔널(HHI)’ 대회의 러시아 예선 심사위원이기도 했다. 일본에서 열리며 암묵적으로 일본인이 석권하는 ‘올드스쿨나잇’에서 한국인 최초로 왁킹 부문 2위를 차지했다. “서른 살 전에 목표를 이뤘어요.” 이제 새로운 꿈을 꾼다. <보그>와의 만남처럼 다양한 매개체와 시너지를 내는 댄서가 되기를.
J BLACK & J PINK
지금 가장 대중화된 스트리트 댄서 조진수는 제이블랙과 제이핑크라는 두 개의 자아를 갖고 있다. 제이블랙일 때는 힙합, 제이핑크일 때는 피메일 댄스를 춘다. 물론 춤에 맞춰 메이크업과 의상, 얼굴 표정과 마음가짐이 모두 달라진다. “제이핑크를 할 때는 메이크업을 일찍 하고 완전한 여성이 되려하죠.” 평소에는 중성적 의상을 선호한다. “패션에 따라 몰입도가 바뀌죠. 그래서 오늘 입고 온 짧은 팬츠처럼 중성적인 아이템을 입어서 블랙과 핑크가 공존하게 해요. 무엇으로든 변할 수 있게요.” <댄싱9>, 크리스 브라운
이 극찬한 춤 영상 등으로 서서히 이름을 알리던 그는 현재 공중파 채널과 CF까지 진출했다. 수많은 댄스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그에겐 연예인들이 주로 수상하는 ‘2015년 한류힙합문화대상 댄스 부문 인기상’의 의미가 크다. “댄서로서 연예인이 되는 게 꿈이었어요. 앞으로 제가 개척해갈 부분이 많죠.” 그는 음악과 퍼포먼스가 함께하는 작품으로 음악 방송에 서고 싶다. “음악 방송이지 노래 방송이 아니잖아요.” 또 춤의 저작권 문제도 해결하고 싶다. 새로운 길에 그의 크루인 블랭크, 핑키칙스를 비롯한 댄서들이 쉽게
걸어갈 수 있도록. “개인적으로는 ‘춤에선 그가 최고였지’라는 극찬을 받는 댄서가 되고 싶어요. 하지만 그보단 가족 같은 크루, 댄서들이 다 같이 잘먹고 잘살고 사랑받고 싶어요. 레이블 직원들도 모두 댄서예요. 재정적 부분이 동반되면 좋겠지만, 소박한 상황에서라도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KIM DONG MIN & JUNG JI YOUNG
클럽에서 보깅을 추는 김동민과 정지영을 보고 눈을 뗄 수 없었다. <보그>에 등장하는 하이패션 모
델의 포즈에서 시작된 춤 ‘보깅’은 둘의 자신감 있는 표정과 동작으로 또 다른 패션 신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얼굴에 그림을 그리듯이 과감한 메이크업과 헤어 컬러, 노출을 두려워하지 않는 의상도 춤
과 조화롭다. 둘은 리얼 스핀이라는 크루에서 활동하며, 보깅, 왁킹 등을 선보이는 전문 댄서다. 김
동민은 한림연예예술고 실용무용과 전임 교사를 거쳐 현재 한양대 사회교육원 실용무용과 교수로
출강하며, 왁킹 대회인 ‘홀리데이 인 왁킹’의 주최자다.
- 에디터
- 손은영
- 피처 에디터
- 김나랑
- 포토그래퍼
- YOU YOUNG GYU, KIM YOUNG HOON
- 헤어 스타일리스트
- 한지선, 김승원
- 메이크업 아티스트
- 오미영, 강석균
- 장소
- 트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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