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뉴스 헤드라인을 도배 중인 뜨거운 감자, ‘비트코인‘이란 말은 들어봤을 겁니다. 물리적인 형태가 없는 온라인 가상 화폐, 비트코인에 대해 알아볼까요?
‘비트코인’은 무엇일까?
우리는 필요한 것을 구할 때 지폐나 동전과 같은 ‘실물 화폐’를 사용합니다. 물론 신용카드도 마찬가지. 비트코인은 ‘암호화된 가상 화폐’로 눈에 보이지 않는 화폐입니다. 원 혹은 달러와 같은 표기 단위는 ‘BTC’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비트코인이 아니더라도 가상 화폐를 많이 겪어왔습니다. 게임을 할 때 사용하는 코인이나 카카오톡 초코, 싸이월드 도토리와 같은 것이 가상 화폐죠.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비트코인이 화제가 되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비트코인은 한 회사 혹은 정부, 은행이 개입할 수 없는 독립적인 화폐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비트코인은 발행하는 주체가 없습니다. 좀 어려운 얘기죠? 먼저, 비트코인이 태어난 배경을 알아보죠.
정체불명의 프로그래머가 개발한 가상 화폐
2008년 10월 31일 오후 2시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라는 가명을 쓰는 정체불명의 사람이 암호 전문가와 개발자 등 불특정 다수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과 관련 문서를 이메일로 보냅니다.
“은행과 같은 중개인 필요 없이 당사자들끼리 교환할 수 있는 새로운 전자 통화 시스템, 비트코인을 연구 중입니다. P2P 네트워크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중 결제 문제도 없습니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관심이 있는 다른 사람들도 온라인상에서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비트코인이 꽤 쓸 만하다는 것을 입증했죠. 오픈 소스로 공개되었고, 2011년을 마지막으로 사토시 나카모토는 사라집니다. 그가 이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해서 비트코인의 주인은 아니니까요! 그의 이름으로 생긴 가설도 있습니다. 4개 글로벌 기업 ‘Samsung Toshiba Nakamichi Motorola’가 조합을 만들어 비트코인을 개발했을지도 모른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죠.
비트코인은 어떻게 소유할 수 있을까?
사토시 나카모토가 만든 비트코인은 향후 100년간 발행될 유통량이 2,100만 개로 정해져 있습니다. 원하면 더 찍어낼 수 있는 화폐와 다르죠. 대신 누구나 정해진 비트코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성능이 아주 뛰어난 컴퓨터로 수학 문제를 풀면 그 대가로 비트코인을 얻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문제를 풀고 대가로 비트코인을 얻는 것을 ‘채굴한다’, ‘캔다’고 표현하고 비트코인을 만드는 사람을 ‘마이너(Miner)’라고 합니다. ‘블록체인’이라는 보안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 비트코인을 얻기 위해 마이너가 많이 모일수록 안전한 거래가 보장됩니다.
물론 비트코인을 얻기 위해 푸는 문제는 암호이기 때문에 풀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보통의 컴퓨터 한 대로 5년이나 걸리죠. 따라서 함께 머리를 맞대고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모임도 많습니다. 특히 중국에 밀집되어 있는데, 전 세계 30%를 거래 중인 중국은 최다 보유국입니다. 2017년 12월 현재 2,100만 개의 비트코인 중 약 80%인 1,674만 개가 채굴됐습니다. 이 속도라면 2050년 안엔 모두 채굴될 거라고 하네요. 너무 복잡하죠?
고성능 컴퓨터로 5년여간 암호 해독에 공을 들이는 건 ‘채굴장’을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사람들만 가능한 일.
우리에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죠. 온라인 환전소에서 이미 채굴된 비트코인을 거래하면 됩니다. 이제는 편의점에서도 구입할 수 있고, 비트코인 ATM에 현금을 입금해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비트코인 ATM 기기는 물론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는 식당과 슈퍼, 호텔 등을 코인맵 사이트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지갑’ 프로그램에 보관
비트코인을 가지려면 ‘지갑’ 프로그램을 컴퓨터 혹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다운로드해야 합니다. 수많은 온라인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구입할 수 있고 계좌번호와 같은 대소문자와 숫자가 무작위로 섞인 문자열 ‘비트코인 주소’로 거래를 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전 세계 컴퓨터에 암호화되어 보관되고 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접속해서 자신의 자산을 체크할 수 있습니다. 만약이지만 전쟁이나 화재로 재산이 모두 유실되어도 비트코인은 살아 있겠죠!
1,400억원어치 비트코인(10,000 BTC)을 피자 두 판과 바꾼 남자
2010년 5월, 플로리다에 사는 ‘Laszlo’라는 닉네임 사용자는 비트코인 포럼 커뮤니티에 1만 비트코인을 줄 테니 자신의 집에 피자 두 판을 배달해주거나 직접 가져다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글을 올렸습니다.
당시 시세로 1만 비트코인은 약 40달러. 글을 올린 지 4일 후, Laszlo는 피자를 받는 데 성공합니다.
파파존스 라지 피자 두 판 인증샷도 올렸죠. 런던에 있는 비트코인 유저가 신용카드로 플로리다의 파파존스에 주문을 하고, Laszlo에게 보낸 것. 물론 런던의 유저는 약 4만원 가치인 1만 비트코인을 받았죠! 문제는 세 달 후. 비트코인의 가치는 약 15배 뛰었고 계속해서 엄청난 기세로 상승해 2017년 12월 기준으로는 무려 1,400억원어치가 되어버렸습니다.
채굴한 1,000억원어치 비트코인(7,500BTC)이 든 하드디스크를 모르고 버린 남자
아무도 비트코인에 대해 관심이 없었을 때겠죠? 비트코인이 막 생겨났을 때 제임스 하웰스는 밤새도록 컴퓨터를 돌리며 채굴에 나섰습니다. 당시 컴퓨터 사양이 좋지 않아 본체가 돌아가는 소리가 크게 나자 함께 살던 여자 친구가 시끄럽다고 하는 통에 7,500 비트코인만 채굴하고 그만뒀다고 하네요. 문제는 그 컴퓨터가 고장 나서 하드디스크만 빼둔 채 지냈는데, 2013년에 실수로 그 하드디스크를 버린 것입니다. 그것도 네 달 후에나 기억났다고 하네요. 무려 1,000억원 가치의 비트코인이 든 하드디스크, 다시 찾을 수 있을까요?
QR코드 현수막으로 2,000만원 번 학생
2012년 12월 31일, 미국의 대학 풋볼 시즌의 마지막 날 ESPN 방송국은 응원 열기로 가득 찬 학생들의 팸플릿을 촬영했습니다. 그때 한 학생이 든 메시지는 ‘엄마, 비트코인 보내줘요!’라는 말과 함께 자신의 지갑(계좌) QR코드였습니다. 재밌는 건 이 장면을 캡처한 네티즌이 다른 사이트에 이 사진을 올렸는데요, 사진을 본 사람들이 실제로 이 지갑에 조금씩 비트코인을 전송했다고 합니다. 십시일반이라고, 조금씩 모인 금액이 무려 2,600만원어치!
비트코인의 안전성은 입증됐지만, 직접 채굴하지 않고 거래소를 이용하는 경우엔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소형, 대형 거래소 할 것 없이 고객의 비트코인을 받아 사이트를 폐쇄하고 잠적한 사건도 있으며, 개인 비트코인의 부정 인출도 보고된 바 있습니다. 국내 사용자들은 주로 비트코인을 ‘통화 수단’으로 사용하기보단 보유하고 있다가 값이 오르면 내다 팔아 차액을 챙기려고 하는 투기가 주목적입니다. 물론 처음 생길 때에 비하면 가격이 치솟았지만, 요즘은 하루 만에 1/5로 가격이 급락했다 상승하는 등 불안정한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이외의 파생 암호 화폐, 알트코인(Altcoin)
2050년 채굴이 모두 끝날 것으로 예측되는 비트코인에 이어 신생 암호 화폐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사용자가 많든, 그렇지 않든 ‘비트코인이 아닌 암호 화폐’를 모두 통칭하여 ‘알트코인’이라고 합니다. 이더리움, 리플, 라이트코인, 스트라티스 등이 있죠. 다양한 암호 화폐는 약 1,355개. 과연 암호 화폐를 미래를 대표할 통화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요? 현재 해외 예술품, 부동산 시장은 비교적 비트코인 거래가 활발하다고 합니다. 내년부터 맥도날드도 비트코인 결제를 시작한다고 하네요. 하지만 모건 스탠리는 “비트코인 소유자들은 (가격이 오를 거란 기대 심리 때문에) 사용을 꺼린다”고 보고하는군요. 이미 저렴한 가격에 사들여 보유한 사람들이 득을 보는 투자입니다. 섣불리 ‘유행’에 휩쓸려 목돈을 낭비하는 일은 없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