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아이템

콜레트의 마지막 인사, Goodbye Colette!

2017.12.20

콜레트의 마지막 인사, Goodbye Colette!

1997년 파리의 ‘213 Rue Saint Honore’에 문을 연 편집매장 ‘콜레트(Colette)’가 오늘 2017년 12월 20일, 20년간의 여정을 마치고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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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생토노레 거리의 파란색 차양이 걸린 쇼윈도를 봤을 겁니다. 파리의 상징적인 편집매장 ‘콜레트’입니다. 이곳의 시그니처 컬러는 블루, 두 개의 동그라미가 그려진 로고로 유명한 곳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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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콜레트 루소(Colette Roussaux)’가 문을 연 이래로 밀라노의 10 꼬르소 꼬모, 런던의 도버 스트리트 마켓, 뉴욕의 오프닝 세레모니처럼 패션 수도 ‘파리’를 대표하는 편집매장으로 성장했습니다. 20 년이 지나도 여전히 활기차고, 새로운 에너지로 가득한 콜레트가 지난여름, 올해를 끝으로 온ㆍ오프라인 스토어의 문을 모두 닫는다고 발표해 세간을 놀라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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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혹은 매달 새로운 브랜드와 선보이던 협업 쇼윈도부터 콜레트 단독 한정판 컬렉션까지 쉴 틈 없이 아이디어가 쏟아지는 이곳은 언제 가도 대기 행렬로 북적이며 장사진을 이룹니다.  칼 라거펠트부터 톱 모델들까지 패셔니스타들의 아지트임은 두말할 것 없고, 최신 유행을 선도하는 브랜드는 모두 이곳을 거쳐야만 한다는 말이 돌 정도로 매장 안에 들어찬 컬렉션도 환상적이죠. 그런데 왜 콜레트는 순탄한 항해에 마침표를 찍는다고 한 걸까요?

Oxfordshire, ENGLAND - NOVEMBER 30:  Sarah Andelman and Rachel Shechtman speak on stage during #BoFVOICES on November 30, 2017 in Oxfordshire, England.  (Photo by John Phillips/Getty Images for The Business of Fashion )

설립자인 콜레트 루소와 함께 콜레트를 진두지휘하는 그녀의 딸 사라 안델만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머니 콜레트 루소의 은퇴와 함께 내린 결정입니다. 그녀가 없는 콜레트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머니만의 시간을 가질 때가 되었어요. 하지만 문을 닫는 그날까지 우리는 하나도 변하지 않을 거예요. 여전히 매주 쇼윈도엔 새로운 브랜드가 쏟아지고 한정판 컬렉션이 공개될 겁니다.”

콜레트는 패션 아이템만 모아둔 단순한 스토어가 아니었습니다. 패션과 뷰티 아이템은 물론, 음악과 예술 작품이 뒤섞인 공간이었고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신인부터 하이엔드까지 콜레트라는 공간에서 독보적인 매력을 뽐냈습니다. 그 어떤 것이든지 콜레트의 철학과 맞아떨어진다면 누구든 입성할 수 있었죠.

“신선하고 놀랍고, 남들보다 항상 앞서야만 합니다.”

퍼렐 윌리엄스와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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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도 콜레트를 사랑하던 뮤지션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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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의 프로젝트 ‘피스마이너스원(Peaceminusone)’은 정식으로 브랜드를 론칭하기도 전부터 콜레트와 손을 잡고 협업 컬렉션을 파리에서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콜레트의 마지막을 기념하여 협업 컬렉션을 발매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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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hanna leaves Colette store on July 29th 2016 Pictured: RIHANNA Ref: SPL1324816  300716   Picture by: KCS Presse / Splash News Splash News and Pictures Los Angeles:310-821-2666 New York:212-619-2666 London:870-934-2666 photodesk@splashnews.com

패셔니스타 리한나는 물론,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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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코딩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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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IS, FRANCE - MARCH 05:  Karl Lagerfeld attends the Repossi for Colette Coktail Party at Colette on March 5, 2015 in Paris, France.  (Photo by Pierre Suu/Getty Images For Repossi)

칼 라거펠트가 너무나 사랑하던 곳. 칼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 여기서만 쇼핑해요. 다른 곳에 없는 것들을 모두 여기서 찾아볼 수 있죠. 손목시계부터 전화기까지 콜레트에서만 산답니다. 이 모든 게 가능한 이유는 콜레트와 딸 사라가 200%의 열정을 쏟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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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핫 스폿, 콜레트 지하의 ‘워터 바(Water Bar)’도 스타들의 아지트!

“우리는 물을 마실 수 있는 바를 생각했어요. 쇼핑하다가 음료를 마시기 위해 잠깐 들르는 바 말이죠. 그리고 음료와 함께 곁들일 수 있는 메뉴도 준비했지만 물만 마시고 일어나도 상관없는 공간을 만들었죠.”

아쉬워하는 팬들의 성화에도 불구하고, 콜레트는 마지막인 오늘까지도 별다른 작별 이벤트조차 없이 평소처럼 운영 중입니다. 물론 지난 5월 마지막 세리머니를 위해 발렌시아가,  PR 에이전시 루시엥 페이지, 사카이, 톰 브라운, 샤넬, 생로랑과의 협업 컬렉션 릴레이를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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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생로랑과 협업 컬렉션을 진행 중인 콜레트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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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로랑의 모델이자 뮤즈인 트래비스 스캇이 들러 공연을 펼쳤습니다.

콜레트의 마지막을 장식한 생로랑 × 콜레트 협업 머천다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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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끝으로 콜레트가 문을 닫고 나면, 이곳은 생로랑 매장으로 바뀝니다. 생로랑은 콜레트의 매장 스태프들을 모두 고용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네요.

“우린 생로랑과 인연이 깊죠. 피에르 베르제와 수년간 일했고, 무슈 생 로랑의 오리지널 일러스트를 삽입한 만화책 ‘발칙한 루루(La Vilaine Lulu)’도 전시했고, 스테파노 필라티부터 톰 포드, 에디 슬리먼 그리고 안토니 바카렐로에 이르기까지 생로랑을 거쳐간 디자이너들과 함께 역사를 기록해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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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생로랑과 사이가 항상 좋았던 건 아닙니다. 재기 발랄한 (이름은 다소 생소한) 스트리트 브랜드와도 언제든 손을 잡는 콜레트에서 ‘Ain’t Laurent Without Yves(이브가 없으면 로랑이 아니다)’라고 적힌 티셔츠를 판매했다가, 당시 생로랑의 수장이었던 에디 슬리먼이 모든 컬렉션을 철수한 적도 있었죠. 아시다시피 에디는 ‘이브 생 로랑’의 ‘이브’를 지우고 ‘생로랑’으로 이름을 바꾼 디자이너였기 때문. 하지만 결국은 생로랑과의 협업을 끝으로 이곳이 부티크로 변신하게 되네요! 하이패션과 스트리트 패션의 재미난 소동이 이뤄지는 곳, 콜레트는 바로 그런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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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케인, 사카이, 프로엔자 스쿨러, 로다테가 뜨기도 전에 전적으로 지지하고 이들을 하이패션 그라운드에 안착시키는 데에 혁혁한 공을 세웠던 콜레트. 그렇기에 패션 디자이너들에게도 콜레트의 폐점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입니다. 안야 힌드마치는 2018 봄/여름 컬렉션에서 ‘COLETTE I WAS THERE 1997-2017’이라고 적힌 가죽 스티커를 선보이기도 했답니다.

PARIS, FRANCE - SEPTEMBER 06:  A general view of atmosphere during the Vogue Fashion Night Out on September 6, 2012 in Paris, France.  (Photo by Marc Piasecki/Getty Images)

이제 오늘 저녁 11시 59분이면 콜레트의 온라인 사이트도 문을 닫습니다. <포브스>가 “전 세계에서 가장 트렌디한 매장”이라고 극찬하던 콜레트와 작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네요.

NEW YORK, NY - SEPTEMBER 10:  Sarah Andelman attends the Band Of Outsiders fashion show during New York Fashion Week: The Shows September 2016 at The Gallery, Skylight at Clarkson Sq on September 10, 2016 in New York City.  (Photo by Jamie McCarthy/Getty Images)

콜레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사라 안델만은 “콜레트의 부활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어머니는 콜레트를 만들며 다른 사람들에게 이곳이 절 위한 선물이라고 말씀하셨다고 해요. 그녀는 100%, 아니 1,000%의 애정을 쏟아부으셨고, 저 역시 마찬가지였어요. 우리는 늘 ‘파리에서 절대 볼 수 없는 것’을 찾아다녔죠. 긴 세월이 지나며 ‘인스타그램’과 같은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으로 놀라운 변화도 몸소 겪었고요. 저는 1월부터 다시 일을 시작할 거예요. 물론 콜레트의 부활은 없겠지만요!”

    에디터
    홍국화
    포토그래퍼
    GettyImagesKorea,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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