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라빌레트의 두 비디오 아트 전시

2018.03.07

라빌레트의 두 비디오 아트 전시

라빌레트(La Villette)에서 지난겨울 열린 아트 페스티벌 중 가장 인상 깊은 두 아티스트의 영상을 소개한다.

1

아티스트 윌리엄 포사이스(William Forsythe)는 독일에 거주하며 활약하는 현대무용가이자 안무가다. 농구 코트만 한 빈 실내 공간에 움직이는 레일을 천장에 설치, 사방 공간을 일정한 규격으로 나눈 뒤 수백 개의 추를 달아 바닥 가까이 떨어뜨린다. 추는 마치 춤을 추듯, 바람에 살랑이듯, 시를 읽듯… 변주하듯 가벼운 몸짓으로 흔들린다.

관객은 그 사이를 걸으며 스스로 행로를 정하고 움직인다. 관객들은 생각지 못한 환상의 공간에서 춤추는 자아를 발견하기도 하고 오랫동안 풀지 못한 고민과 방황의 끝을 찾아간다.

댄서가 없는 움직임의 공간, 누구나 춤추며 몸짓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

수년 전 모마(MoMA)의 빈 공간에서 낯모르는 타인과 책상을 사이로 무언의 교감을 한 세르비아 출신 아티스트 마리나 아브라모비치가 선보인 참여 예술도 같은 예라 볼 수 있다. 점점 아트의 개념이 주관적이고 주체적인 표현에서 객관적이고 참여적인 예술로 변해간다. 움직임과 음악적 요소를 동반하며 사고와 비전의 전이가 자유롭게 에너지를 발산하는 역동적인 모습으로 진화해간다. 진보적이며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아트. 이런 것이 가장 <보그>적인 아트가 아닐까?

2

영상 바코드와 전자 음파 인스톨레이션의 작가 료지 이케다(Ryoji Ikeda)는 아마도 존 케이지 이후 현대 창작 전위음악의 선두 주자일 것이다. 존 케이지처럼 료지 이케다도 원시 상태의 음정을 청각의 가장자리를 건드리는 주파수로 영상적 효과와 함께 전달하는 작업을 한다.

현대인이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만나는 데이터(소리, 텍스트, 사진, 영상, 바코드 등)를 드럼 머신의 비트를 통해 음률로 해석하는 동시에 바코드를 연상시키는 영상의 빛의 파장을 선보인다. 현란한 속도감으로 자신만의 세계로 떠나는 여행을 가능케 한다.

료지 이케다는 1966년 일본에서 태어나 현재 파리에서 활동 중이다. 2001년 니카 금상을 ‘매트릭스’로 수상한 후 JFK공항 TWA항공사 터미널 설치 등에 참여하는 등 국제적으로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했으며, 개인 음반 활동 등을 통해 소리가 인간에게 가져다주는 상상력의 확장에 주로 관심을 보이며 작업을 하고 있다.

    글/사진
    박지원(디자이너)
    에디터
    우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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