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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직전의 환자들을 살려낸 양심 의사의 고백

2018.05.02

사망 직전의 환자들을 살려낸 양심 의사의 고백

의사였던 아버지와 역시 의사였던 장인어른을 각각 42세와 56세의 젊은 나이에 심장 질환으로 떠나보낸 한 미국인 의사가 있습니다.

여러 번 심장 수술을 받고도 후유증에 고통스러워하던 전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과 병원에서 사망 신고서를 받고 장례를 준비하던 환자 17명의 목숨을 살린 주인공이죠. 바로 콜드웰 에셀스틴 박사.


1933년생인 에셀스틴 박사는 명망 높은 뉴욕 의사 집안 출신입니다. 아버지는 뉴욕 북부에서 상당히 유명한 의사였고, 장인어른 또한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유방암 분야 선구자였죠. 실력 있는 의사였지만 서양식 식사를 즐기다 모두 심장 질환으로 사망한 가족들을 목격한 박사는 충격에 빠집니다.


특히 “환자들에게 이래라저래라 명령해놓고 병에 걸리다니, 의사로서 내 삶은 가짜였다는 생각이 든다”는 아버지의 말이 그의 머릿속을 지배하게 되죠.


그는 수술로 돈을 잘 버는 의사, 이른바 ‘잘나가는 의사’가 되는 길을 포기합니다. 이미 악화된 증상을 해결해주는 것이 아닌 아예 병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법을 제시해주는 의사가 되기 위해 엄격한 채식 식단으로 환자들을 돌보기 시작합니다. 미국 일반외과 분야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의사였던 그에게는 엄청난 변화였죠.


우선 그가 환자들을 치료한 식단은 아래와 같습니다. 어쩌면 누구나 예상 가능한 식단. 하지만 아래 식단을 매우 엄격하고 성실하게 지키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음식은 무엇이든 골고루 먹어야 한다’, ‘고기를 통해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등 듣기 좋은 기존 상식을 완전히 배제한 순수 ‘식물 중심의 식사(Plant-based diet)’가 그의 클리닉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먹으면 안 되는 음식

-생선과 고기는 어떤 것도 먹지 말아야 한다.

-우유와 우유로 만든 어떤 제품도 먹지 말아야 한다.

-어떤 종류의 기름도 먹지 말아야 한다.

(올리브 오일과 건강에 좋다는 어떤 기름도 안 된다)

-아보카도와 견과류도 먹지 말아야 한다.

마음껏 먹어도 되는 음식

-아보카도를 제외한 모든 채소, 푸른색 채소와 뿌리채소, 노랑과 빨강 등 모든 색깔의 잎채소.

-완두콩과 렌틸콩을 비롯한 각종 콩류.

-통곡물과 어떤 첨가물도 없이 통곡물로만 만든 각종 빵이나 파스타.

-모든 종류의 과일.

생선, 고기, 모든 종류의 기름까지 제한한 이 식단은 지방 섭취를 완전히 배제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너무 극단적이다, 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박사는 이렇게 이야기하죠.

“어떤 사람들은 ‘식물 중심의 식사’가 극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1년에 약 50만 명의 사람들이 그들의 가슴을 열고, 다리에서 정맥을 잘라내고, 심장 동맥을 꿰매는 수술을 받곤 하죠. 누군가는 오히려 그것이 극단적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이렇게 식단 중심의 치료법에 집중하기로 한 박사는 무려 12년간 연구를 계속합니다. 심장의학계에서는 기록조차 없던 새로운 실험이었죠. 더 의미 있는 것은 실험에 처음 참여한 환자들이 더 이상 손쓸 수 없는 최악의 상태였다는 점입니다. 환자들은 정말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그를 찾았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결과는 어땠을까요?

“ 12년 동안 우리 프로그램을 충실히 수행한 환자 18명 중에서 단 한 명도 심장 동맥 질환이 악화된 기록은 없다.”

그의 환자들은 모두 정상적인 콜레스테롤 수치를 회복하고, 병원 예상보다 훨씬 오랜 시간 건강을 유지했습니다. 수십 년간 걷고, 숨 쉬고, 일상적인 생활을 하기조차 힘들던 이들이 불과 몇 달 만에 직업을 되찾고 다시 운동을 시작합니다.

박사는 이런 놀라운 연구 결과와 사례를 모아 책을 쓰기도 했습니다. 이미 미국에서 출간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는 <지방이 범인(Prevent and Reverse Heart Disease)>.

본인은 심장 질환과 거리가 멀다고요? 대한민국의 사망 원인 2위와 3위는 심장 질환과 뇌혈관  질환입니다. 이 둘을 혈관 질환으로 놓고 보면 1위인 암보다도 사망자 수가 많죠.

책은 다양한 사례와 지식, 식물식을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흔히 갖는 의문점에 대한 부분도 함께 제시합니다. 그리고 이토록 부작용 없는 건강한 식단이 왜 현대사회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지에 대해서도 함께 설명하죠. 건강에 대한 상식을 뒤엎는 새로운 책!

    에디터
    황혜영
    포토그래퍼
    GettyImagesKorea, Pexels,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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