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샌프란시스코 모던아트 뮤지엄을 방문하다

2018.05.29

샌프란시스코 모던아트 뮤지엄을 방문하다

샌프란시스코 모던아트 뮤지엄은 건축가 마리오 보타의 비밀스러운 성격을 담아서인지 여느 모던아트 뮤지엄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느낌이랄까? 많이 넓지 않은 로비에 높이 뚫린 천장의 채광창으로부터 신비로운 빛이 흘러나온다. 그 계단을 따라 오르면 기대한 것 이상의 보따리가 하나씩 열린다.

20세기 현대미술의 대가 피카소, 마티스, 모네, 샤갈, 달리 등 우리와 익숙한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 곳에서부터 로버트 인디아나의 조각 ‘Love’가 있는 카페테리아까지. 모든 공간과 기획이 단출하면서도 적당한 감동을 준다.

게르하르트 리히터와 안젤름 키퍼 등 독일 모던 아티스트 중에도 회화성이 돋보이는 작가를 모은 독일 현대미술 섹션은 정말 매혹적이다. 리히터의 깜박거리는 초(Flickering Candles)의 두 촛대에서 뿜는 아련한 불빛에 취한 채 걷다 보면 미국 현대 아티스트의 작품이 전시된 공간으로 이어진다.

척 클로스의 작은 색형 모티브로 이뤄진 거대 초상화를 책으로만 보다 실제로 접한 나는 다시 한번 회화가 주는 현실적인 힘에 어김없이 무너진다.

미국 현대 미니멀리스트 대표 작가 도널드 저드와 엘스워스 켈리, 솔 루이트의 설치에서도 다른 뮤지엄에서 보기 힘든 방대하고 다양한 면모를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뮤지엄 왼쪽 조각 공원에 설치된 칼더의 거대 모빌 조형물을 감상할 것을 추천한다. 옥외 카페테리아에서 티와 베이커리를 즐겨본다. 그리고 고개를 올려 바라보는 힘찬 샌프란시스코의 스카이라인마저 예술적인 완성도를 더해주는 날이었다.

SFMOMA / 151 3rd St, San Francisco, CA 94103 / +1 415-357-4000

    글/사진
    박지원(디자이너)
    에디터
    우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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