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 요리사 로만과 그의 작은 세상
파리 10구 벨레빌(Belleville)의 생트마르트가(Rue Sainte-Marthe)에 위치한 요리사 로만의 레스토랑이 있는 스퀘어. 위치는 조금 험하나 다채로운 문화가 복합적으로 모인 곳이다. 와인이나 맥주 한잔을 기울이는 아티스트나 작가, 뮤지션이 삼삼오오 모여드는 늦은 오후에 그곳을 찾았다.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르 갈로팡(Le Galopin) 레스토랑 문을 열자 스태프 3명이서 접시에 수북하게 담기 위해 푸른 아스파라거스를 다듬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곧이어 나타난 셰프 로만 치첸코(Romain Tischenko)는 주방장이라기보다는 마감 때문에 며칠을 못 잔 아티스트 손님 같았다. 바싹 마른 체구에 대충 자란 수염, 금발은 어깨 위로 마구 흐트러져 있었다.
저녁 시간을 앞둔 바쁜 시간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테이블을 닦거나, 담배를 말아 피우러 나가는 그.
“뭘 좀 마시겠어요?” 하고 묻는다.
“바쁜 시간이니 오늘은 사진만 찍고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할까요?”라고 말하자,
“괜찮아요. 여유 있어요”라며 처음으로 수줍게 웃는 모습을 보여준다.
“열 살이 지났을 땐가요. 도빌(Deauville-Normandie)에서 레스토랑을 하는 삼촌 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퀴진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그 후 캉(Caen)에 있는 요리 학교를 나와 파리 등지에서 경험을 쌓았죠. 그리고 <톱 쉐프> 첫 시즌에서 우승한 후 2011년 비스트로 르 갈로팡을 오픈했어요.”
자신이 일군 요리 세계의 몇 가지 철칙이나 철학을 묻자 겸손하게 답을 준다.
“제철 재료가 제일 중요해요. 신선한 재료가 저에게 그날그날 영감을 주죠.”
그는 이곳 레스토랑 외에도 미셸 카브(La Cave à Michel)라는 캐주얼 바를 운영 중이다. 와인과 간단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Le Galopin / 34 Rue Sainte-Marthe, 75010 Paris / +33 1 42 06 05 03
La Cave à Michel / 36 Rue Sainte-Marthe, 75010 Paris / +33 1 42 45 94 47
- 글/사진
- 박지원(디자이너)
- 에디터
- 우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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