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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끄기가 무서운 나, 비정상인가요?

2018.06.08

불 끄기가 무서운 나, 비정상인가요?

아이들은 작은 것에도 크게 무서움을 느끼곤 합니다. 특히 잠자기 전 불을 끄면 무서워서 잠들지 못하는 경우가 있죠.

어둠 자체를 무서워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상상에서 비롯된 공포이기도 합니다. 가령 귀신이나 괴물이 어둠 속에서 등장할 것 같은 느낌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죠.

그런데 사실은 어둠을 두려워하는 것이 성인들 사이에서도 굉장히 흔한 증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수치로만 봤을 경우 고소공포증을 넘어선다고 하네요. 


특히 어린 시절 공포심을 느끼던 다양한 대상은 나이가 듦에 따라 자연스럽게 극복되는 것과 달리, 어둠은 유독 두려워하는 성인들이 많다고 하는군요.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느껴도 무서운 것은 마찬가지. 본래 ‘공포증’이란 본인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어도 심리적으로 무서움을 느끼는 경우를 말합니다.


다 큰 성인이 ‘불 끄고 자기 무서워’라고 말하려면 간혹 민망할 수도 있습니다. 여행이나 친구들과 놀러 간 자리에서 매번 불을 끄지 말아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는 일.

하지만 어둠에 대한 두려움은 당사자에게 생각처럼 그렇게 떨쳐버리기 쉬운 일은 아니라고 합니다. 우리의 두뇌가 이미 어둠=공포라고 인식하기 시작하면 불을 끔과 동시에 두려운 기분이 솟아오르기 때문이죠. 이런 기분은 자칫 불면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잠을 자야 하는 상황에서 충분히 정신적으로 진정되지 못하면 불안한 마음에 잠들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면 만성적인 불면증을 겪을 수도 있다고 하네요.

더 심각한 것은 불을 끄고 잠을 자려고 누웠을때 느끼는 불안함이 어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문은 제대로 잠겼을까? 도둑이 들진 않을까? 불이 나면 어쩌지?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해 두려움을 키우고, 이내 불안함을 느끼는 요소를 확장해 일상 속에서까지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는군요.

쉽게 인식하기도, 인정하기도 쉽지 않은 어둠 공포증, 그렇다면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전문가들은 ‘인식’이 증상 완화의 첫걸음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다른 것이 아닌 어둠에 불편함과 무서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 거기서 비롯해 각종 상상으로 두려움을 키워나가는 스스로를 인지하는 것이죠. 그 포인트를 정확하게 인정하는 것이 불특정한 공포에 휘둘리지 않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어둠을 무서워하는 것을 인식했다면, 사실 그런 증상이 크게 병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 또한 인지합니다. 인간의 두뇌는 본능적으로 자신을 보호하도록 설계되어 있죠. 어두운 골목에서 초조해지거나,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경계 태세를 취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반응입니다.

문제는 그런 반응이 너무 자주, 일반적인 상황에서까지 올라오는 것. 또한 어둠이 무서워 밤에 외출을 꺼린다든지, 불을 켜고 자는 탓에 늘 만성적인 수면 부족에 시달린다면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단계입니다. 잠들기 직전 잠시 무섭다가 이내 잠이 드는, 단순히 ‘무서워하는 수준’과 공포증은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죠. 이렇게 본인이 어느 정도에 속하는지 정확하게 인지한다면 어둠을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시작합니다.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을 수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생활 속에서 스스로 어둠을 무서워하지 않도록 연습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마치 걸음마를 떼듯 잠들기 전 천천히 수면등을 낮춰줍니다. 점차 수면등을 어둡게 조정하는 것에 익숙해졌다면 완전히 끄고 잠드는 것에도 적응해보세요. 절대로 무리하지 말고 언제든 불편한 마음이 든다면 불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며 안정감을 찾아줍니다.


또한 낮에 운동과 함께 충분한 활동으로 잠자리에 들기 전 휴식을 취할 준비를 해줍니다. 쉽게 잠들 수 있도록 적당한 신체 활동을 적극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어둠에 대한 생각을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해보세요.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최악의 일이 불을 끈다고 해서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편안한 침구와 적당한 어둠 속에서 가장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상기시켜 어둠 속에서도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매일매일 잠들기 전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보다, 서서히 증상을 완화시켜나가는 편이 훨씬 건강한 방법이겠죠?

    에디터
    황혜영
    포토그래퍼
    GettyImagesKorea,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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