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의 슈퍼푸드, 케피어
다이어트 푸드만큼이나 화수분처럼 샘솟는 게 바로 슈퍼푸드. ‘또 슈퍼푸드야’ 싶지만 일단 뭔지는 알아야 하는 게 인지상정. 올해의 슈퍼푸드에 이름을 올린 건 케피어다. 이름이 낯설다고 해서 아주 색다를 거라 기대하면 안 된다. 외관상으로는 요거트와 큰 차이가 없으니까. 약간 시큼한 맛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굳이 따지자면 케피어와 요거트는 친척 관계로 보는 게 정확하다. 유제품으로 만들고 다량의 단백질, 칼슘, 비타민 B, 칼륨, 프로바이오틱스를 함유한다는 것은 둘의 공통점. 반면 요거트가 우유를 발효시켜서 만든 유산균 발효유라면 케피어는 유산균과 효모가 결합된 케피어 그레인을 발효시켜 만든 발효유다. 유산균과 효모의 결합이 프로바이오틱스(장내에서 유용한 미생물)를 더 강하게,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케피어는 요거트보다 더 강한 프로바이오틱스를 더 많이 함유한다. 보통 일반적인 요거트가 함유하는 프로바이오틱스 종류가 4~12종이라면 케피어에 있는 프로바이오틱스는 무려 30여 종. 다양한 종류의 장내 유익균은 살모넬라, 대장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같은 유해한 박테리아의 활동을 억제해 소화기관이 스스로 회복하는 것을 돕는다.
많은 사람들이 매일 약으로 섭취하는 비타민과 미네랄을 다량 함유한다는 건 슈퍼푸드의 기본이다. 케피어 역시 단백질, 칼슘, 인, 비타민 B12, 리보플래빈, 마그네슘, 비타민 D는 물론, 배변 활동을 돕는 섬유질까지 갖췄다. 게다가 우유를 소화시키지 못하는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들도 마실 수 있는 유제품이기도 하다. 발효 과정에서 우유 속 젖당이 젖산으로 분해되어 젖당 함유량이 줄어들기 때문.
어쩌면 이미 케피어에 대해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에서 티벳버섯으로 알려진 게 바로 케피어. “발효유가 아니라 버섯이라고?” 잠시 헷갈릴 수 있지만 티벳버섯은 정확한 이름이라고 하기엔 오해의 소지가 많다. 케피어는 원래 티벳 승려들이 즐겨 먹던 발효유로, 종균인 케피어 그레인의 모양이 버섯처럼 생겼다고 해서 티벳버섯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 재미있는 건 영문 이름인 케피어 그레인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건데, 이름에 곡물이라는 뜻의 그레인이 들어가지만 곡물과 아무 상관이 없다.
케피어 그레인만 있으면 어떤 우유로도 케피어를 만들 수 있다. 우유, 양유, 산양유, 두유와 아몬드 우유, 심지어 코코넛 밀크로도 가능하다(다만 식물성 우유로 만들 경우 점성이 덜하다). 먼저 케피어 그레인 1~2 테이블스푼을 1~2리터의 유리 용기에 담는다. 금속 재질에 닿으면 종균과 유산균이 죽기 때문에 용기와 도구 사용에 주의하도록 한다. 원하는 종류의 우유를 2컵 넣고 잘 섞이도록 저은 다음 용기 뚜껑을 약간 열어둔 채로 직사광선이 없는 따뜻하고 그늘진 곳에 둔다. 케피어의 경우 상온에서도 발효가 되기 때문에 여름에는 상온, 겨울에는 조금 따뜻한 곳이 적당하다. 발효가 진행되도록 최소 24시간에서 최대 48시간까지 기다렸다가 케피어 그레인을 건져내면 케피어 완성.
요거트 대신이라고 생각하면 먹을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빵, 케이크 같은 ‘구움과자’를 만들 때 요거트나 버터밀크 대신 넣으면 케피어의 장내 유익균을 쉽게 섭취할 수 있다. 스무디, 홈메이드 아이스크림에 넣어도 좋고, 수프에 사워크림 대신 넣으면 톡 쏘는 맛을 더할 수 있다. 샐러드드레싱으로도, 오이나 당근을 찍어 먹는 소스로도 훌륭하다.
- 시니어 디지털 에디터
- 송보라
- 포토그래퍼
- GettyImagesKorea, Everett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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