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시의 여자
클레어 웨이트 켈러는 지방시 최초의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된 후 공작 부인 의상을 디자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런 시도는 이 브랜드와 잘 맞아떨어진다.
지방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클레어 웨이트 켈러(Clare Waight Keller)는 유명한 프랑스 파리의 오뜨 꾸뛰르 하우스를 이끌고 있지만, 창조적 전략은 대부분 파리 8구의 이 브랜드 중심지로부터 유로스타를 타야 갈 수 있는 외딴 대저택에서 구상한다. 녹음이 무성한 런던 켄싱턴의 조지 왕조 양식으로 지은 멋진 주택의 흰색 지붕 처마 밑이다. 사실상 그녀가 전에 살던 시내의 작은 아파트는 책과 아카이브로 빼곡히 들어찬 조사 및 디자인 연구소로 탈바꿈했다.
침실은 이제 디자인 아이디어를 촉발시킬 수 있는 옷으로 가득한 선반에 완전히 묻혀 있다. 그녀만의 옷장에서 나온 의류나 수십 년 동안 런던에 있는 골동품 상점가인 포토벨로 로드와 런던의 기묘한 빈티지 매장을 샅샅이 훑으며 찾은 옷 무더기다. 지방시 스튜디오의 벽을 채우는 거대한 아이디어 보드를 웨이트 켈러가 작업하기 적당한 규모로 프린트했다(그녀는 종종 1,000개의 이미지를 일일이 훑어본 후 자신이 필요한 사진 50장을 추려낸다). “시각 자료는 분위기를 파악하고 모두에게 그것을 이해시키는 데 매우 중요해요.” 웨이트 켈러는 말한다. “우리는 주변의 정보를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해요. 모든 것에 대해 생각해보는 그저 나만의 완전히 조용한 공간이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이에요.”
화요일에서 목요일까지, 웨이트 켈러는 파리에 있는 지방시 본사에서 수많은 회의와 피팅 작업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조율해가며 분주한 일정을 정신없이 소화해낸다. 그녀가 매년 만들어내는 컬렉션이 10개(꾸뛰르를 포함해 남성 컬렉션 네 개와 여성 컬렉션 여섯 개) 정도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곳에 있는 그녀의 팀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편이다. 1년 몇 개월 전에 끌로에를 떠나 지방시에 합류한 그녀는 이른바 ‘완전히 차원이 다른 개성’을 획득했고, 다른 관점을 음미하고 있다. 이 새로운 팀에게도 학습 곡선이 있다. “리카르도는 작업 방식이 저와 완전히 달랐어요. 막판까지 밀어붙인 뒤에야 작업을 마무리하는 식이었죠.” 웨이트 켈러는 그녀의 전임자 리카르도 티시에 대해 그렇게 설명한다. “그래서 작업을 확실히 마무리하려면 그에게는 임시직으로 구성된 대규모 팀이 필요했어요. 저는 좀더 선임자로 이뤄진 소규모 팀으로 훨씬 더 관리된 방식으로 작업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웨이트 켈러가 디자인한 지방시 의상은 그녀만큼 절제되고 실용적이다. 메건 마클이 눈부신 어느 봄날 오후 해리 왕자와 결혼할 때 입은 소박하게 품격 있는 화이트 실크 드레스를 한번 보라. 그 의상 덕분에 해당 디자이너와 브랜드는 곧바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웨이트 켈러와 그녀의 모범 고객 간의 우정은 지난해 12월 브리티시 패션 어워즈 현장에서 여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한쪽 어깨가 드러나는 지방시 블랙 벨벳 차림의 서섹스 공작 부인이 봉긋한 배를 부드럽게 감싸 안은 채 웨이트 켈러에게 ‘올해의 영국 여성복 디자이너상’을 수여해 그녀를 깜짝 놀라게 했다. “우리 모두는 우리가 입는 의상과 깊은 연관성이 있어요. 이런 연관성은 특히 여성으로서 그것이 서로를 지지하고 서로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이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공작 부인은 자신의 연설에서 말했다.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웨이트 켈러는 런던으로 돌아가 이 영감의 허브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그녀는 뉴욕에서 만난 미국인 건축가 필립 켈러와 결혼해 쌍둥이 자매인 샬럿(16)과 아멜리아(16) 그리고 해리슨(7)을 자녀로 두고 있다). 그들은 웨이트 켈러가 끌로에의 수장을 맡으면서 옮겨간 파리 서부의 불로뉴 숲에 위치한 널찍한 아파트에서 또다시 거기서 아주 멀리 떨어진 런던 킹스 로드에 있는 1830년대 테라스 하우스로 이사했다. 온통 색에 둘러싸여 작업하는 누군가를 위한 일종의 색감을 배제한 곳으로서 그곳은 의도적으로 은은하고 우아하게 장식돼 있다. 그것은 그녀가 자신만의 옷장에도 고스란히 담아내는 철학이다. 오늘 그녀는 블랙 브이넥 캐시미어 스웨터와 옅은 베이지색의 스트랩 하이힐 샌들에 빈티지한 남색 매틀로 팬츠를 입고 있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제 20년 패션 인생입니다.” 그녀의 런던 스튜디오를 둘러보며 웨이트 켈러는 말한다. 동아프리카 조각품 몇 점과 함께 벽난로 위 선반 위쪽으로 이브 생 로랑의 러브 포스터 컬렉션이 걸려 있다. 또 고리버들 의자와 책상도 있지만, 그 방은 대부분 책과 웨이트 켈러의 패션 드로잉 작품을 담은 앨범으로 장식돼 있다. 그 앨범은 몇몇 패션계 거물들의 이름과 더불어 그녀의 작업 이력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런던의 왕립예술대학 시절 만트라는 “여러분의 비즈니스를 시작하지 마세요. 나가서 그 비즈니스에 대해 배우세요”였다고 그녀는 회상한다. 1993년에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캘빈 클라인에서 아주 근사한 일자리를 얻었다. “그 당시 그곳에는 캘빈 클라인도 있었고, 캐롤린 베셋 케네디도 있었으며, 케이트 모스와 마키 마크(마크 월버그)도 캠페인을 벌이고 있었기 때문에 캘빈 클라인에서 일한다는 건 정말 환상적인 일이었어요.” 웨이트 켈러는 그때를 떠올리며 이야기한다. “모든 일이 가능했어요. 그의 시대였죠.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4년 뒤, 그녀는 퍼플 라벨 남성복 부문에서 랄프 로렌과 함께 일하기 위해 캘빈 클라인을 떠났다. 퍼플 라벨은 랄프가 영국 수트의 심장부인 새빌 로와 자신의 옷장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에 바치는 일종의 헌시였다. “랄프 로렌에서 그의 셔츠 칼라는 17개 피스로 이뤄져야 한다는 사실 같은 테일러링 기법을 배웠어요. 그건 정말 놀라운 경험이긴 했지만, 4년이 지나자 저는 정말로 다시 여성복으로 돌아오고 싶었어요.” 그래서 웨이트 켈러는 크리스토퍼 베일리와 프란시스코 코스타, 프리다 지아니니, 알레산드로 미켈레를 비롯한 인상적인 동료 어시스턴트 군단과 함께 톰 포드가 이끄는 구찌에 합류했다. “그곳은 일을 추진하고 창의적인 작업을 시도하는 실력 있는 재주꾼들의 온상이었어요. 우리 모두는 비전뿐 아니라 최고의 자리에 오르려는 열망이 있었어요.” 웨이트 켈러는 말한다. “구찌는 몹시 매력적인 곳이었고, 그곳에서는 톰이 전부였어요. 그는 할 수 있는 한 우리를 도발하려고 애썼고, 우리가 새로운 작업 방식을 찾을 수 있도록 밀어붙였죠. 이들과 함께 일하는 것은 저의 기쁨이었어요.” 웨이트 켈러는 말한다. “모두가 제각기 너무 달랐어요. 이들 선견자들을 통해 세계를 본다는 것은 정말 매혹적이었어요. 저는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서 뭔가를 배웠어요.”
2005년에 웨이트 켈러는 마침내 독립하여 스코틀랜드의 유명한 캐시미어 회사인 프링글 오브 스코틀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기 시작했다(캐시미어는 그녀에게 아주 소중한 수단이었다. 왕립예술대학에서 그녀가 학위를 얻은 컬렉션이 로로 피아나에서 후원하는 캐시미어 니트웨어였다). “저는 로로 피아나가 규모가 작은 회사라는 사실이 좋았어요. 덕분에 제가 거기서 자신감을 갖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녀의 공동 작업자 가운데는 뮤즈 틸다 스윈튼도 있었다. “그녀는 다양한 물건으로 가득한 수트케이스를 끌고 스코틀랜드에서 내려왔어요. 퀼팅 의상과 빅토리아풍 의상, 정말 멋진 구제 점퍼와 남성복 아이템까지,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웨이트 켈러는 당시를 그렇게 회상한다.
그러나 2008년 경기 침체 여파로, 스코틀랜드 하윅에 있는 이 회사의 공장이 문을 닫았다. “힘든 시절이었어요. 어쩔 수 없이 우리는 사람들을 내보내야 했어요. 갑자기 저는 이런 일이 왜 벌어져야 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회사의 사업적인 측면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고, 우리가 사람들의 인생과 삶에 대해 갖고 있는 책임감을 인식하게 된 거죠. 우리가 정말 신나서 이 일을 하고 있다고 해도, 그처럼 정신이 번쩍 들 만한 경종을 울리는 순간이 있기 마련이고, 그로 인해 우리가 상황을 인식하는 방식도 크게 바뀌는 거죠.”
그 뒤에 웨이트 켈러는 끌로에에서 일을 시작했고, 그녀는 이 패션 하우스를 위해 칼 라거펠트의 작품에 뿌리를 둔 채 스텔라 맥카트니와 피비 파일로가 활동하던 시기에 꽃피운 아주 로맨틱한 보헤미안 스타일의 세련된 룩을 되살렸다. LVMH 관계자들과 패션에 대해 격의 없이 이야기를 좀 나누고 나서야 놀랍게도 대화 주제가 지방시로 옮겨갔다. “맨 처음에는 위베르 드 지방시가 오드리 헵번을 위해 만든 의상을 통해 제가 위베르에 대해 아는 사실이 머리에 떠올랐어요.” 웨이트 켈러는 당시를 회상한다. “최근에 지방시가 어땠는지 분명히 알고 있었고, 리카르도가 지난 10년 동안 정말 멋지게 해냈어요. 하지만 아직 누구도 제대로 접근한 적이 없는 또 다른 과거가 있다는것을 알게 됐어요.” 웨이트 켈러는 이른바 ‘지방시가 펼쳐 보일 수 있는 세계에 대한 다면적 비전’, 바로 이 브랜드가 상징하는 핵심 코드를 준비했다. 그들은 그 여성이 제시한 비전에 놀랐다. “제가 끌로에에서 일할 때 가졌던 비전과 너무 달랐기 때문이죠.”
“클레어는 꿈과 합리성 사이에서 완벽하게 균형을 잡을 수 있어요.” LVMH 이사회 일원이자 루이 비통 부사장인 델핀 아르노가 말한다. “그녀는 늘 자신의 의상을 고객에게 입혔을 때 어떻게 보일지 생각합니다. 그녀는 견본을 한번 입어보고 직물의 촉감을 느껴보죠. 그녀는 다른 여성을 위한 옷을 디자인하는 여성이에요.”
웨이트 켈러는 자신이 지방시에 합류하면서 나눈 첫 번째 대화가 오뜨꾸뛰르 되살리기에 관한 것이었다고 인정한다. “그런 명성은 돈으로 살 수 없어요. 수년에 걸쳐 쌓아 올려야 하는 거죠. 조그마한 헌신으로 되는 일이 아니에요. 값비싼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합니다. 그런 일은 이전에 한 번도 벌여 본 적 없는 엄청난 모험이죠. 그러나 내게는 그게 삼각형 꼭짓점 같은 것이어서 그것에 관해서라면 아주 열정적이었어요. 직관적으로 그게 제가 하게 될 모든 일의 창조적 허브, 다시 말해서 기성복으로는 보통 하기 어려운 실험을 해보는 일종의 연구소가 되겠구나 싶었어요.”
웨이트 켈러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 임명된 직후 위베르 드 지방시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방시는 자신이 1952년에 창립한 이 패션 하우스를 이끄는 최초의 여성 디자이너를 만나는 데 강한 흥미를 보였다. 그녀는 18세기풍의 웅장한 타운 하우스에 있는 그의 전설적인 아파트에 완전히 압도당했다. “세련되고 우아한 지방시의 집은 정말로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매우 멋졌어요.” 그녀는 당시를 회상한다. “현관 앞에 집사까지 있어서 다른 시대로 들어가는 기분이었어요.” 웨이트 켈러가 보기에 이 쇠약해가는 디자이너는 ‘아주 사색적인’ 분위기에 젖어 있었다. “그는 제가 꾸뛰르를 되살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주 흥분했어요.” 그녀는 당시를 떠올리며 말한다. “그는 ‘그것이 바로 우리 패션 하우스의 심장입니다. 그것이 바로 제가 고객들과 함께 일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분야예요. 그것이 제가 꿈꾸던 일입니다’라고 말했어요.” 웨이트 켈러는 디자이너로서 예리한 시각으로, 지방시의 아파트에서 호랑이와 표범 모티브의 실크 벨벳 쿠션에 주목했고 아카이브에서 1960년대 동물 프린트를 좀더 찾아내 그것들을 이 패션 하우스를 위한 자신의 데뷔 컬렉션에 포함시켰다. 물론 그녀는 자신의 첫 번째 컬렉션에 대한 대중들의 ‘미온적인’ 반응 때문에 확실히 마음이 상하긴 했다. “사람들이 매우 혼란스러웠던 것 같아요. 보헤미안 스타일은 어디 갔지, 그 모든 테일러링 기법은 뭐지? 하지만 저는 지난 6년 동안 제가 계속해온 대부분의 작업과 작별을 고할 셈이었죠. 그런 스타일을 아주 좋아했지만, 이만하면 이제 충분하다 싶어서 정말로 새로운 작업을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마클이 웨딩드레스 디자인을 맡기기 위해 그녀에게 전화를 하면서 웨이트 켈러의 평판은 이제 완전히 달라졌다. 웨이트 켈러에게는 현재도 계속되는 이 유대 관계가 순식간에 대중의 상상력을 사로잡은 위베르 드 지방시와 오드리 헵번의 관계만큼 강력한 공생 관계가 될 수도 있다. 서섹스 공작 부인의 의상을 지방시 스타일로 디자인하면서, 웨이트 켈러는 위베르가 오드리를 위해 고안한 깔끔한 라인과 흠잡을 데 없이 우아한 단순함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녀는 강인한 여성이에요.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게 뭔지알죠.” 웨이트 켈러는 고객에 대해 그렇게 이야기한다. “그녀와 함께 일하는것은 정말 무한한 기쁨이었어요.” 피팅을 일곱 차례 한 후에 마클은 6주 전에 세상을 떠난 위베르 드 지방시에게 헌정한 카테드랄 렝스 트레인과 드레스를 걸치고 세인트 조지 교회의 계단을 걸어 올라갔다. (웨이트 켈러는 지방시 아틀리에 외부의 모든 사람에게 그것을 비밀에 부쳤다. 그녀의 남편도 다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5월 19일 영광스러운 날에 웨이트 켈러가 진한 남색 시폰을 두른 유령처럼 53개국의 영연방 회원국을 상징하는 꽃으로 수 놓은 무려 5m 길이의 베일을 매만지며 모습을 드러냈을 때 알게 됐다.) 우리가 런던을 방문한 지 일주일이 지난 후, 웨이트 켈러는 파리 스튜디오에서 편안하게 자리를 잡고는 2019년 봄 오뜨 꾸뛰르 컬렉션을 위한 사전피팅 작업에 한창이었다. 그동안 그녀는 2019년 프리 컬렉션의 스타일을 정하고 르 코르뷔지에의 메종 라로슈에서 그것에 대한 사진 촬영을 했으며, 남성복 및 액세서리 컬렉션에 대한 작업을 집중적으로 하는 데 이어, 2주 후에 있을 여성복 피팅 작업을 준비했다. “정말 강행군이죠.” 웨이트 켈러는 말한다. 그녀가 ‘오래된 뉴욕의 습관’처럼 스튜디오에서 일하면서 점심을 먹는 것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
웨이트 켈러는 불쾌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영국 중부 지방의 버밍엄에서 소박한 성장기를 보냈다. 그녀의 최초의 기억 가운데 하나는 엄마가 자신이 직접 만든 의상을 가봉 핀을 꽂아 그녀에게 고정시키면서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서 있으라고 말한 것이다. 이후에 여동생과 그녀는 그런 가봉 과정에 참여했으며 그녀의 패션을 향한 애정은 그렇게 탄생했다. 그 디자이 너는 지방시의 장인적 솜씨에 경탄한다. “저는 뛰어난 창의성과 완벽한 재단에 그저 깜짝 놀라고 말았어요. 그러면서 저는 그것에 도전할 만한 무언가를 끌어들이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들에게 항상 묻곤 하죠. ‘자, 우리 이걸 다른 방식으로는 할 수 없을까요?’ 그들이 항상 익숙한 기법만 사용하지 않도록몰아붙이는 거죠.”
웨이트 켈러는 꾸뛰르의 장인 정신을 계속 살려나가기 위해 도제 시스템을 장려해 ‘3D 아틀리에’를 설립했다. 이 아틀리에의 구성원은 기성복과 오뜨 꾸뛰르 양쪽 분야에서 실험적 시도를 하는 젊은 예술 학도들이다. “그들은 전통적 정규교육을 전혀 받지 못했기 때문에, 매우 다른 방식으로 그것에 접근하고 있어요. 그곳은 흥미로운 아이디어 연구소입니다.” 그녀는 설명 한다. 요즘에는 그런 속도로 작업을 하는 게 엄청난 스트레스여서 때로는 영혼이 탈탈 털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웨이트 켈러는 말한다. “아름다움과 솜씨, 시간을 들여 뭔가 특별한 것을 만들어낸다는 것에는 정말 좋은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사람들이 그걸 직접 보면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웨이트 켈러는 가족과 함께 영국의 콘월주로 탈출한다. 그곳에서 그녀는 지역의 전통 석재로 ‘어글리덕’ 하우스를 복원하고 있다. 이 집에서는 멋진 풍광의 바다와 세인트 마이클스 마운트의 조수 간만으로 만들어지는 그림 같은 섬을 볼 수 있다. “이웃이라고는 딱 한 집밖에 없고, 땅이 끝없이 이어지죠. 그래서 진짜 조용하고 아름다워요.” 그녀는 말한다. “스스로를 닦달해가며 모든 일을 완수한 후에, 오로지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에요.”
아니나 다를까, 새로 부활한 꾸뛰르에서 결혼식 비즈니스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 디자이너는 새로운 고객들 또한 그녀가 중점을 둬온 엄격한 테일러링 기법에 매력을 느끼는 것을 보고 기뻐했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웨이트 켈러는 지방시의 판매 보고서 또한 자세히 살핀다. “일이 끝이 없어요.” 웨이트 켈러는 한숨을 쉬며 이야기한다. “머릿속에서는 많은 일이 계속 돌아가고 있어요. 하지만 그런 게 두렵지는 않아요. 저에겐 정말로 훌륭한 팀이 있고, 저는 아주 체계적인 사람이며, 제가 하는 일을 정말 사랑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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