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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하루 반 만에 기부금 1조원 모여

2019.07.09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하루 반 만에 기부금 1조원 모여

860년의 역사를 지닌 파리의 상징, 노트르담 대성당.

현지 시간 15일 오후, 노트르담 대성당에 거대한 불길이 치솟기 시작했습니다. 파리 시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며 지켜보는 가운데 1시간여 만에 지붕과 첨탑이 붕괴되었죠.

노트르담 대성당은 12세기에 지어진 건축물입니다. 내부 구조와 장식품이 대부분 목재로 되어 있기 때문에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습니다.

파리의 심장, 상징으로 불리는 노트르담. 이 처참한 광경에 파리는 물론 전 세계가 슬픔에 휩싸였습니다. 무너진 인류 유산, 노트르담 대성당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복원의 가능성은?

노트르담 대성당은 1200년대 초반부터 14세기 초까지 오랜 시간에 걸쳐 건축되었습니다. 중세부터 1825년 프랑스의 마지막 왕인 샤를 10세까지, 모든 왕이 대관식을 거행한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죠.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 성당 일부가 붕괴되었고, 제1차 세계대전 중에는 폭격으로 심한 피해를 입기도 했습니다. 19세기에 들어서는 20년이 걸리는 대대적인 복원이 이루어졌습니다.

종교와 예술, 역사적 의미를 모두 갖고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은 한두 문장으로 정의하기 어려울 만큼 프랑스와 유럽의 문화가 집결된 장소입니다.

다행히도 현재 모든 불은 진화된 상태. 성당 안에 보존되어 있던 유물은 현재 잠시 파리 시청에 보관되어 있으며 곧 루브르 박물관으로 옮깁니다. 화재 직후 소방관, 경찰관, 수많은 사람들이 ‘인간 사슬’을 만들어 미술품과 가톨릭 성물을 성당 밖으로 옮긴 것이 문화재 보존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노트르담은 우리의 역사이자 문학, 정신의 일부이자 우리 삶의 중심”이라고 이야기하며, “국민과 함께 5년 내 재건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케어링, LVMH, 애플, 로레알, 에어프랑스 등 전 세계 기업과 재단으로부터 화재가 발생한 지 하루 반 만에 약 1조원에 달하는 기부금이 모이기도 했죠.


그렇다면 800년의 역사를 지닌 노트르담 대성당을 복원하는 데 정말 5년이면 충분할까요?

전문가들의 입장은 사뭇 다릅니다. 미국 CBS 방송은 영국 켄트대의 중세유럽사 전공 에밀리 게리 부교수가 “성당 복구에 약 40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아주 빠르게 진행되어도 20년, 최대 수십 년이 예상된다는 관측.


또한 관계자 에릭 피셔도 “복원에는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죠. 에릭 피셔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성당의 외장 개조 작업을 이끌었던 전문가입니다.

화재로 무너진 첨탑과 지붕은 참나무로 만들어졌으며 천장에 1만3,000개의 기둥이 사용되었습니다. 이를 모두 복원하려면 참나무 3,000그루가 필요하지만 유럽에는 참나무 숲이 상당수 파괴되어 재료 조달조차 쉽지 않은 데다가, 건축 당시 사용한 재료를 다룰 장인 또한 부족한 상황.

영국의 성당 요크민스터 복원에 참여한 40여 년 경력자 존 데이비드는 CNN과 인터뷰에서 “작업은 아마 10년에서 12년 사이가 걸릴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이 장기전이 될 것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천문학적인 기부금으로 복원 비용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성급함에 갇히지는 말자”는 마크롱 대통령을 말처럼, 기간보다는 안전과 정확한 복원을 최우선 순위에 둬야겠죠? 

    에디터
    황혜영
    포토그래퍼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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