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뼈를 주고 얻은 몸매?
올해 ‘캠프’를 주제로 한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멧 갈라에는 엄청난 의상이 대거 등장했죠. 하지만 그 와중에도 킴 카다시안은 절대 대중의 관심을 놓치지 않습니다. 그녀의 의상이 특별히 충격적이진 않았지만, 비현실적으로 잘록한 허리 라인은 모두의 눈을 의심케 했습니다. 엉덩이둘레가 허리둘레의 두 배쯤 돼 보였는데요. 만화 주인공 제시카 래빗 같은 그녀의 모래시계 곡선에 온갖 가설이 등장했습니다.
가장 극단적인 가설은 잘록한 허리를 만들기 위해서 갈비뼈를 없앤 것 같다는 의견. 물론 카다시안의 트레이너 멜리사 알칸타라는 그녀가 드라마틱한 허리 라인을 만들기 위해서 고전적인 방식으로 꾸준히 운동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디자이너 티에리 뮈글러에게 주문 제작한 드레스 안에는 코르셋이 내장돼 있다고도 밝혔죠. 하지만 할리우드에서 잘록한 허리 라인을 갖기 위해 갈비뼈 제거술을 하는 셀럽이 있다는 얘기는 마치 도시 전설처럼 꾸준히 전해지고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잘록한 허리에 대한 열망이 시작된 것은 빅토리아 시대입니다. 1830년대부터 1910년대 사이에는 허리가 잘록한 모래시계 체형이 여자들 사이에서 인기였죠. 보통은 끈으로 조이는 코르셋으로 이런 몸매를 연출했습니다. 하지만 20세기 들어서는 코르셋을 더 바짝 조이기 위해 일부 여자들이 갈비뼈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는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죠. 1931년에 코르셋 제작자 로사 비너는 프랑스 여배우 폴레르가 1890년대에 실제로 가장 아래쪽에 위치한 갈비뼈를 제거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코르셋의 역사에 대한 전시를 큐레이팅한 유명 패션 사학자 발레리 스틸은 당시 그런 수술을 실제로 시행한 증거는 전무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사실을 확인할 수 없는 괴소문은 계속 이어지고 있어요. 셰어, 엘리자베스 테일러, 제인 폰다, 라켈 웰치, 파멜라 앤더슨, 지나 롤로브리지다, 스테파니 세이모어, 자넷 잭슨 등이 루머에 휘말린 적이 있죠. 셰어는 이런 소문에 시달리다 못해서 1990년에 자신이 정상적인 갈비뼈를 유지하고 있다는 걸 의사에게 확인시키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아만다 레포어는 자신이 유사한 수술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허리를 잘록하게 만들기 위해서 아래 갈비뼈를 부러뜨리는 수술이었는데요. 등 쪽에 있는 뜬 갈비뼈를 부러뜨려서 밀어넣었기 때문에 겉에는 상처가 남지 않았다고 말했죠. 살아 있는 인형으로 불리는 스웨덴의 인터넷 모델 픽시 폭스는 2015년, 14인치짜리 허리를 가지기 위해 아래쪽 갈비뼈 여섯 개를 제거하는 수술을 했고 그 과정을 텀블러 계정에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의 설명에 의하면 수술은 2~3시간 정도 걸립니다. 일반 마취 상태에서 등 아래 양쪽을 절개해서 뼈를 빼내면, 수술 후에는 당연히 불편함이 따릅니다. 어떤 환자는 6주 동안 욱신거리기도 하지만 대부분 2주 안에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죠. 어쨌든 결론은 심미적인 목적으로 갈비뼈를 제거하는 것이 가능하며, 실제로 수술 받은 사람도 있다는 겁니다. 물론 간을 비롯해서 아래쪽에 있는 일부 장기는 예전보다 더 위험에 쉽게 노출되지만요.
다시 킴 카다시안으로 돌아가서, 뉴욕의 성형외과 의사 스티븐 T. 그린버그는 굳이 갈비뼈를 제거하지 않더라도 가슴 확대 수술과 지방 흡입, 지방 재배치로도 만들 수 있는 몸매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방을 흡입해서 정제한 다음 골반과 엉덩이에 주입하는 식으로요. 총 2만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는 2,400만원 정도가 드는데, 그린버그는 자신의 환자들에게 쿨스컬프팅과 엠스컬프트도 함께 진행하라고 권합니다. 쿨스컬프팅은 지방세포를 얼려서 파괴하는 시술이고 엠스컬프트는 고강도의 전자기파로 배와 엉덩이 부위 근육에 수축 운동을 일으켜서 30분 만에 2만 번의 싯업과 스쿼트 효과를 볼 수 있죠. 즉 빠른 시간 내에 적은 노력으로 근육을 만드는 겁니다. 여전히 갈비뼈 제거술에 대한 진실은 저 너머에 있지만, 미에 대한 추구와 노력은 한결같습니다.
- 시니어 디지털 에디터
- 송보라
- 포토그래퍼
- Courtesy Photos, GettyImagesKorea, Vogue 유튜브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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