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헤어스타일 노하우
“오늘 신경 좀 썼는데?” “멋 좀 부렸네!”란 말은 더 이상 칭찬이 아니다.
완벽한 드레싱을 하고도 무심한 듯 자연스러운 헤어스타일을 하는 것이 세련되고 쿨한 태도다.
이를 위한 금쪽같은 조언들.
“공효진처럼 해주세요!” 10년 만에 이전 리뉴얼한 뷰티숍 ‘이희’의 내부를 제대로 둘러볼 겨를도 없이 이희 원장의 손을 잡고 의자에 앉았다. “그냥 슥슥 빗고 나온 것 같은데 그게 예뻐 보이는 케이트 모스처럼 말이에요. ‘보헤미안 시크’가 요즘 대세예요!”
그렇지만 솔직히 두껍고 곧은 검정 직모를 가진 한국 여자들에게 ‘보헤미안 시크’는 먼 나라 이야기다. 백스테이지의 서구 모델들이야 모발도 가늘고 반곱슬에다 두상도 예쁘니까 가능한 얘기 아닐까. 하지만 헤어스타일리스트 이혜영은 단호한 어조로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모발이 어두운데 단정하게 세팅하면 더 촌스러워요. 세팅 본능 좀 버리세요. 요즘 스타일링 제품들이 얼마나 잘나오는데요. 집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해요. 공효진을 봐요. 얼핏 부스스해 보이지만 예쁘지 않나요? 그녀도 하는데 왜 나라고 못하겠어요?”
맞는 말씀이다. 보헤미안 시크의 대표 스타로 우리에겐 공효진이 있다. 그녀의 헤어스타일은 언제나 이희 원장의 손길로 탄생되니까, 공효진처럼 해달라고, 도대체 어떻게 한 거냐고 캐물었다. “먼저 오일 에센스를 모발 끝부터 시작해 전체적으로 발라요. 노하우는 오일 에센스를 약간 물기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바르는 것. 분무기로 모발을 살짝 적셔도 되고, 샴푸 후 약간 축축할 때 바르고 드라이 바람으로 말려주면 돼죠. 그러면 모발에 에센스가 골고루 스며들면서 탱탱하게 살아나죠. 그 다음 컬 크림이나 볼륨 무스를 전체적으로 바르고 드라이 바람으로 헝클어뜨리듯 말려줘요. 이때 머리카락을 들어올려 뿌리 부분에 뜨거운 바람과 찬바람을 번갈아 가며 쐬어주면 끝!”
하지만 이희 원장은 내겐 다른 제품을 추천했다. “쇼트커트에 모발이 무척 가늘고 직모잖아요. 이럴 땐 홀딩력이 좀더 강한 제품을 사용하는 게 좋아요.” 시작은 같다. 물기 있는 모발에 에센스를 바르고 드라이를 한다. 그리고 가볍게 볼륨을 주려면 낫유어마더스 ‘씨솔트 스프레이’나 아베다 ‘볼류마이징 토닉’을, 확실한 볼륨을 원할 때는 시세이도 프로페셔널 ‘파우더 쉐이크’나 모로칸 오일 ‘루트 부스터’를 뿌리면 자연스러운 볼륨을 얻을 수 있다.
이희 원장의 지시에 따라 홀딩 스프레이를 뿌리고 한 움큼씩 움켜쥐면서 머리카락을 마구 구기기 시작했다. 그것만으로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던 모발이 놀랍도록 살아나면서 자연스럽게 헝클어졌다. “마무리로 왁스를 모발 끝에 살짝 발라 커브를 연출하세요. 아주 딱딱한 왁스를 정말 소량만 덜어 손바닥에서 완벽하게 녹여 사용하는 게 노하우죠.” 글로 설명하면 복잡한데 실제 해보면 무척 간단해서 2~3분이면 끝난다.
바이올렛은 이런 작업을 ‘공기층을 살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필요한 건 두 가지예요. 공기층을 살리는 커트와 스타일링 제품! 키워드는 날아가는 듯한 이미지죠.” 아무리 대단한 제품이 있어도 일자로 툭 떨어지는 커트로는 케이트 모스나 공효진이 되기 힘들단 얘기다. 이희 원장도 동의했다. “커트가 기본이죠. 공효진 씨도 묶거나 올렸을 때 귀 옆 머리카락이 스르륵 흘러내리도록 층을 내며 커트를 했죠. 모발 끝을 대각선 방향으로 잘라 날아가듯 가벼운 느낌도 살렸어요. 그리고 머리카락이 가닥가닥 사는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디지털 펌도 했고요.”.
이제 완벽한 세팅은 잊자. “일명 ‘VIP병’이라고 불러요. 지나치게 신경 쓰면서 세팅하면 옛날 여자가 되는 거죠. 한두 시간이나 걸려 세팅했는데 왜 아줌마가 됐지? 왜 부담스럽지? 그런 경험 누구나 있을 거예요. 비유하자면 대머리 아저씨가 옆머리를 길러서 정수리 빈곳을 채운 것 같은 느낌일 거예요. 너무 애썼는데 결과적으로 부담스럽고 예쁘지도 않은거죠. 지금은 자연스러운 게 가장 세련된 거예요.” 이희 원장은 마지막으로 모발 색상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모발이 피부색과 비슷해질수록, 즉 밝을수록 머리카락이 얼굴에 엉겨 붙어도 자연스럽죠. 지금은 약간 차가운 톤의 ‘애시 브라운’이 대세랍니다.”
“신경 좀 썼는데?” “멋 좀 부렸네!”란 말은 더 이상 칭찬이 아니다. 완벽한 드레스를 입고 무심한 듯 헤어스타일을 하는 것, 원래 그랬던 것처럼 보이는 것이 가장 세련되고 예쁘다. 이를 위해 필요한 건 두 가지. 가볍게 나풀거리는 공기 층을 만들어주는 커트, 그리고 스타일링 제품!
- 에디터
- 뷰티 에디터 / 이화진
- 포토그래퍼
- HYEA W. KANG
- 모델
- 정호연
- 스탭
- 헤어 / 한지선 메이크업 / 손대식 네일 / 박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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