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의 디자이너, 디터 람스
“애플 디자인 영감의 원천이자 나의 롤모델.” 애플 수석 디자이너였던 조너선 아이브의 말입니다. 그리고 “이보다 더 완벽한 디자인은 없을 것”이라는 말은 무인양품의 후카사와 나오토가 했죠. 디자이너의 디자이너, 20세기 산업디자인의 역사를 바꾼 독일의 디자이너 디터 람스의 철학을 만나는 영화 <디터 람스>가 22일 개봉했습니다.
빈티지 컬렉터의 워너비 1순위이자, 50여 년간 ‘브라운’과 ‘비초에’에서의 작업을 통해 20세기 산업디자인에서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독보적이며 눈부신 족적을 남긴 디터 람스가 ‘좋은 디자인의 10가지 원칙’을 통해 시대를 초월하는 디자인을 말합니다.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디자인이 현대사회와 인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인간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가 등 꽤 진지한 디자인 철학을 이야기하지만 졸릴 틈이 없죠. 화면에 가득한 그 완벽한 디자인 덕분에 단지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전시 한 편을 보는 듯 흥미진진합니다. <디터 람스>를 연출한 게리 허스트윗 감독은 뉴욕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이자 다큐멘터리 감독. <헬베티카>로 시작한 산업디자인 다큐멘터리 3부작을 통해 주목받았습니다. 브라이언 이노의 음악 또한 디터 람스의 인류애 넘치는 디자인을 잘 감싸죠.
광화문 씨네큐브에서는 디터 람스가 디자인한 걸작을 실제로 볼 수 있는 특별 전시도 열리고 있습니다. 브라운 디자인팀에서 만든 ET 66 계산기, 오디오 스피커 L2, TV 세트 HF1, 전파 라디오 T1000, 콤팩트 시스템 스튜디오 1, 탁상용 선풍기와 시계 등이 전시돼 있어요. 인간을 위한 기능에, 완벽한 간결미를 갖춘 그의 디자인을 화면으로 확인하거나 실제로 볼 수 있는 좋은 세트입니다.
브라운 포켓 라디오의 둥근 스피커 홀은 애플을 비롯한 수많은 디자이너에게 영감을 주기도 한 디터 람스 디자인의 상징적 아이콘과도 같아요.
- 글
- 이해림(칼럼니스트)
- 포토그래퍼
- Courtesy of 하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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