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수상한 내추럴 와인 편집숍

2023.02.20

수상한 내추럴 와인 편집숍

내추럴 와인은 2019년 가장 핫한 푸드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죠. 파인다이닝 레스토랑부터 캐주얼한 바까지 내추럴 와인이 거대한 물결을 이루고 있습니다. 

문제는 여전히 낯선 세계라는 것! 고르기가 너무 힘들어요. 유기농이나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으로 농사지은 포도를 거의 인공을 가하지 않는 재래식 방식으로 양조하는 내추럴 와인은 생산자 대부분이 소규모로 와인을 만들고, 산업화되지 않았기에 기존 와인보다 더 세분화된 시장을 형성하기 때문이죠. 한마디로 맛도 각양각색. 지역마다, 품종마다, 메이커의 철학마다 넘치는 개성이 되레 선택 장애를 불러오곤 하죠.

신문과 잡지에서 활동 중인 푸드 칼럼니스트 이해림이 수상한 내추럴 와인 숍을 열었습니다. 지난 4월 남산 자락에 정식 오픈한 ‘47스토어’가 그 이름. 경리단도, 해방촌도 아닌, 어느 지하철역으로부터도 멀리 떨어진 조용한 골목에 자리 잡은 47스토어는 통유리창을 커튼으로 가리고 평범한 사무실인 것처럼 정체를 숨기고 있습니다. 내부에도 냉장고 한 대와 와인 셀러 두 대가 전부. 50종 이내의 내추럴 와인을 큐레이션해 구비하고 있다고 해요.

지난해 내추럴 와인 트렌드 열풍을 취재하다가 그 열풍에 휩쓸려버렸다는 그는 마셔본 것만 추천한다는 원칙으로 한 달에 수십 병 이상 내추럴 와인을 맛보면서 테이스팅 노트를 적는다고 합니다. “내추럴 와인의 가장 큰 매력은 다양성이지만, 그 다양성 때문에 선택 장애를 겪는 이들을 위해 충분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프라이빗한 내추럴 와인 보틀 숍을 열게 됐어요”라고 하네요. 푸드 칼럼니스트의 민감한 미각으로 곁들일 음식이나 그날 분위기에 딱 맞춘 그의 와인 추천은 취향 저격률이 높을 수밖에 없겠죠?

47스토어는 각각의 취향에 맞춰 원하는 가격대의 내추럴 와인을 골라주는 내추럴 와인 정기 구독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정기 구독 시 동봉하는 편지에는 푸드 칼럼니스트 이해림이 직접 작성한 내추럴 와인 정보가 꽉 채워져 있어요. 추천 이유, 품종과 생산자 정보부터 어울리는 음식과 온도까지, 구독한 내추럴 와인을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치트키’를 재치 있는 문체로 하나하나 써주니 나만을 위한 프라이빗 칼럼을 받는 것이나 다름없죠. 

47스토어는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1:1 예약제 프라이빗으로,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퍼블릭으로 운영 중입니다. 퍼블릭 영업시간은 가변적이며, 인스타그램 @47storeseoul에 매주 공지하니 참고하세요. 

    프리랜스 에디터
    정은지
    포토그래퍼
    Courtesy of 47St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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