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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x)의 날들

2019.09.06

f(x)의 날들

2009년. 처음 ‘f(x)’라는 걸 그룹이 데뷔했을 때, 대중은 그룹명에 호기심을 보였습니다. ‘에프엑스’, ‘함수’ 등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부터 고민하게 만들었죠. 팀명에는 “x값에 따라 값이 달라지는 함수처럼, 무한한 멤버들의 매력과 컨셉을 보여주겠다”는 포부가 담겨 있었습니다.

f(x)는 SM엔터테인먼트에서 내보낸 걸 그룹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등에 업고 출발부터 상쾌했습니다. 중화권 출신 빅토리아, 미국 출신 엠버, 메인 보컬이자 리드 댄서 루나, 센터 크리스탈, 아역 배우 출신 설리까지 멤버도 다채로웠습니다.

f(x)의 노래는 특징이 있습니다. 처음 들었을 때는 가사가 뭘 의미하는지 어리둥절하지만, 일단 신난다는 점이죠. 데뷔곡 ‘라차타’는 ‘신나게 인생을 즐기자’는 뜻으로 발표하자마자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신인의 패기 하나로 무대를 소화한 영상은 ‘비차타’로 불리며 팬들 사이에서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죠.

이후 f(x)는 ‘Chu’, ‘NU 예삐오(NU ABO)’, ‘피노키오’ 등을 발표하며 f(x)만의 세계를 만들어갔습니다. 중독성 강한 노래로 반응도 좋았죠. 또 여름이면 소환되는 노래 ‘Hot Summer’와 큰 인기를 얻은 ‘첫사랑니’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러는 사이 2015년에 설리가 공식 탈퇴하면서 팀은 4인조가 됐습니다. 설리 탈퇴 이후 4인조 컨셉을 강조하며 <4 Walls> 앨범이 나왔고, 이듬해 첫 단독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팬들에게도, 멤버들 각자에게도 감동적인 순간이었죠.

이후 간간이 멤버들은 솔로 활동 소식을 전했지만, 무대 위에 선 f(x)의 모습은 보기 어려웠습니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레드벨벳, EXO,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등이 연이어 컴백했지만, 그 안에 f(x)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f(x)는 데뷔 1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길다면 긴 시간이지만, 정작 팬들과 만날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잠시 활동하고, 긴 시간 공백기를 가졌다가 다시 돌아오곤 했습니다. 10주년이라는 기념비적 시간을 맞이했지만, f(x)의 미래는 여전히 알 수 없습니다.

멤버 루나와 엠버는 SM과 계약이 종료되었으며, 중국에서 활동 중인 빅토리아는 SM과 새로운 방식으로 협업을 논의 중입니다. 연기자로 변신한 크리스탈은 아직 SM과 계약이 남아 있습니다. 각자 소속사가 다른 만큼, f(x)의 완전체 활동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죠.

하지만 멤버들도 f(x)라는 하나의 울타리를 그리워하는 만큼, 언젠가 좋은 소식이 다시 들려오지 않을까요?

짧지만 강렬했던 f(x)의 날들은 여전히 누군가의 마음속에 남아 있으니까요. 지금까지 묵묵히 기다려준 팬들은 앞으로도 f(x)를 ‘첫사랑니’처럼 기억할 겁니다.

    에디터
    오기쁨(프리랜스 에디터)
    포토그래퍼
    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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