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몰랐던 은밀한 냄새
약속 장소에 먼저 앉아 있는 친구를 깜짝 놀라게 해주려 뒤로 살금살금,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자 친구가 놀라 움직인 순간 그녀의 가장 높은 곳에서 은밀하게 풍겨오는 쿰쿰한 정수리 냄새!
친한 경우라면 장난스레 ‘머리 안 감았어?’라고 물어보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이라면 이야기 한번 꺼내지 못하고 냄새와 멀어지기 위해 조금씩 거리를 둘 수밖에 없죠.
또 평소에는 괜찮았는데, 유독 심하게 냄새를 풍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날이면 갑자기 엄습해오는 내 정수리에 대한 불안감. ‘혹시, 나도?’
정수리 냄새는 누군가 말해주지 않으면 쉽게 알아차리기 어렵기 때문에 더욱 걱정될 수밖에 없습니다. 나만 빼고 모두가 아는 비밀처럼 퍼지기 전에, 스스로 냄새가 나는지 체크해보세요. 방법은 간단합니다. 가르마 부분에 손목을 약 3~5초간 꾹 누르고 있다가 냄새를 맡아보면 끝. 약간의 냄새는 누구나 갖고 있기에 걱정할 필요 없지만, 콧속 깊숙이 찌르듯 강렬하게 냄새가 난다면 타인이 느낄 정도로 냄새를 풍기고 있을 확률이 높아요.
혹자는 ‘똥 냄새’라 일컬을 정도로 쿰쿰한 정수리 냄새는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납니다.
1 과다 분비된 피지
두피는 코, 이마와 비교할 때 두 배가량 더 많은 피지선을 갖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여름이나 운동 직후 등 피부에 열이 많아지면 피지 분비가 활발해집니다. 이때 모발에 엉켜 있던 땀과 세균이 피지와 엉켜 산화되면서 독한 냄새를 유발합니다.
2 자외선에 의한 두피 자극
두피는 자외선을 직사광선으로 쬐기 때문에, 야외에 오래 머무는 경우 모공이 확장되면서 모근이 약해지고 모발의 탄력이 감소됩니다. 동시에 햇빛으로 인해 두피가 건조해지면서 염증을 동반한 가려움증을 느낄 수 있어요. 이때 부족한 수분을 대체하기 위해 분비되는 과도한 유분이 냄새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3 대충, 빠르게 끝내는 샴푸
앞서 말했듯 정수리 냄새는 피지와 노폐물이 섞여 산화되면서 발생합니다. 헤어 스타일링 제품을 바른 날 머리를 대충 감게 되면 미처 헹구지 못한 잔여물이 두피에 남아 피부를 자극하고 이로 인해 냄새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4 제대로 말리지 않는 습관
습한 환경에서 곰팡이가 번식하는 것과 같은 원리. 머리를 감고 두피를 대충 말린 채로 자거나 혹은 급하게 묶어 습기가 지속되면 세균 번식이 활발해져 악취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반복적으로 두피를 전부 말리지 않고 잘 경우 베개에도 세균이 번식해 냄새 이상의 두피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어요.
5 스트레스로 인한 두피 열
스트레스를 받은 동물의 사향과 웅담은 평소보다 더 심한 냄새를 풍깁니다. 같은 이유로 사람 역시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더욱 악취가 심해질 수 있어요. 흔히 스트레스를 받으면 ‘열 받아!’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데, 실제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머리가 지끈거리며 두피가 뜨거워집니다. 이 열을 제때 풀지 못하면 이로 인해 더욱 냄새가 심해질 수 있어요.
6 면역력 저하
단순히 피지 산화로 인한 냄새보다 심각한 경우에 해당해요. 면역력이 저하된 이들의 경우 머릿속에 자란 곰팡이가 악취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1 저녁 샴푸는 필수, 아침 샴푸는 선택
저녁에 메이크업을 지우듯이, 머리도 하루 종일 축적된 먼지와 아침에 바른 스타일링 제품을 씻어내야 합니다. 따라서 저녁 삼푸는 필수! 단, 두피를 바짝 말리고 자지 않으면 역효과를 낼 수 있어요. 일반적으로 저녁에만 샴푸해도 문제가 없지만, 두피에 트러블이 있거나 지성 두피의 경우 아침에 한 번 더 샴푸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저녁에는 딥 클렌징 샴푸를, 아침에는 수분 공급을 위한 모이스처 샴푸를 사용하는 등 샴푸를 나누어 사용하는 것도 좋아요.
2 샴푸 전 빗질로 노폐물 1차 제거
모발에 물을 묻히기 전 브러시로 모발을 빗어 1차로 먼지와 노폐물을 제거해주세요. 끝이 둥근 우드 브러시로 두피를 톡톡 두드리며 마사지하는 것도 좋아요.
3 두피부터 물을 묻혀 각질 불리기
헤어 숍에서 샤워기를 두피 가까이 대고 손바닥으로 두피를 톡톡 두드려 물을 적셔주듯, 두피 속까지 충분히 물을 적셔주세요. 처음 물을 적실 때에는 따뜻한 온도로 각질이 잘 불 수 있도록 하고, 헹굴 때에는 미지근하게 닦아냅니다. 샴푸한 후에는 노폐물이 잘 흡착될 수 있도록 5분간 방치한 후 헹궈주세요.
4 손톱 No! 손가락 마사지
시원하다는 이유로 손톱으로 두피를 벅벅 닦으면 피부에 생채기가 나면서 두피가 상하는 원인이 될 수 있어요. 두피는 통풍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상처가 나면 쉽게 아물지 않고 덧나기 십상이죠. 지문이 있는 손가락 끝부분을 이용해 둥글려가며 두피를 마사지해도 노폐물은 충분히 제거됩니다.
5 찬 바람으로 두피부터 말리기
“발은 따뜻하게, 머리는 차갑게”라는 말이 있습니다. 반대로 머리가 뜨겁고 발이 차가워지면 혈액순환이 둔해지고 쉽게 피곤해지기 때문인데요. 두피를 말릴 때에는 차가운 바람을 이용해 두피 안쪽부터 말려줍니다. 자연 건조를 할 때에도 먼저 드라이어를 이용해 찬 바람으로 두피는 모두 말려주고, 모발만 자연 건조하는 것이 좋아요.
샴푸만 잘해도 정수리 냄새는 대부분 예방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장시간 뜨거운 햇빛에 노출되거나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는 등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정수리 냄새가 나는 상황에 놓인다면?
간혹 급한 마음에 드라이 샴푸나 헤어 퍼퓸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드라이 샴푸는 두피의 유분을 잡아줄 뿐 냄새 제거에는 큰 효과가 없습니다. 헤어 퍼퓸의 경우 당장의 효과는 좋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냄새가 섞여 되레 역효과를 낼 수 있죠. 헤어 퍼퓸의 경우 이처럼 이미 냄새가 난 상황보다는 머리는 감은 직후에 뿌려 은은하게 사용하는 것이 좋아요.
헤어 토닉으로 두피 열 내리기
끝이 뾰족한 헤어 토닉으로 가르마 부분에 토닉을 바르고 손끝으로 살살 문질러주세요. 이때 냄새를 감춰주는 레몬, 오렌지 등 시트러스 노트가 가미된 제품을 사용하면 더욱 효과적이에요.
녹차 티백으로 응급처치
샴푸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녹차 티백을 우려 티백의 물기를 어느 정도 짠 뒤에 두피에 톡톡 두드려줍니다. 두피에 수분을 공급해줌과 동시에 정수리 냄새를 어느 정도 제거할 수 있어요.
각질 제거 토너로 신속 스케일링
각질 제거 효과가 있는 토너나 에센스를 면봉에 묻혀 두피를 닦아 유분과 노폐물을 닦아줍니다. 가벼운 워터 제형을 이용하고, 모발에 뭉치지 않도록 주의하여 닦아주세요.
- 에디터
- 김여진(프리랜스 에디터)
- 포토그래퍼
- GettyImagesKorea,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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