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프톱의 미쉐린 스타들
용산 아이파크몰에 루프톱 공간이 있다는 걸 아셨나요? 용산역, 극장과 대형 마트와 쇼핑몰까지,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는 이 건물 8층에는 알고 보면 푸르른 옥상이 있답니다. 여의도까지 시원하게 시야가 탁 트인 숨겨진 명소죠.
평소 풋살장으로 활용되는 공간에 매년 이맘때 <미쉐린 가이드>가 미식 축제를 연다는 건 아마 어지간한 미식가 아니면 처음 듣는 이야기일 거예요. 그도 그럴 것이 이제 3회밖에 안 됐거든요.
10월 4일 금요일부터 세 번째 미쉐린 스타의 미식 축제가 시작됐습니다. 6일 일요일까지 이어지는 그 현장에 첫날 다녀왔는데요,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얼리 버드 미식가들이 줄을 선 부스도 있을 정도이니 매해 그랬듯 주말에는 더욱더 성황이리라 예상됩니다. 특히 올해는 여의도 불꽃축제와 일정이 겹쳐 63빌딩 주변으로 팡팡 터지는 불꽃도 볼 수 있겠네요.
‘미쉐린 가이드 고메 페어 2019’는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일곱 곳이 참여하고 플레이트로 등재된 레스토랑 여덟 곳과 빕 구르망 레스토랑 한 곳이 각각 하나의 부스를 열고 ‘미쉐린급’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페스티벌입니다. 입장권 5,000원만 내면 미쉐린 스타의 요리를 2만원, 1만5,000원만 내고 먹을 수 있는 셈이죠.
1스타 레스토랑으로는 무오키, 스테이, 이종국 104, 진진, 테이블 포 포, 유 유안이 페어에 참여했습니다. 진진의 멘보샤는 첫해와 둘째 해 엄청난 인기였죠. 고가의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을 파란 가을 하늘 아래서 선선한 바람과 함께 즐기는 일은 미쉐린 가이드 고메 페어가 유일무이합니다. 평소 주방에 있어 만나기 힘들던 셰프들도 이날은 시원하게 뚫린 부스에 서서 요리를 합니다. 서울 다이닝, 수아 에피스, 보름쇠, 오만지아, 쵸이닷, 쿤쏨차이, 떼레노, 두레유 등 플레이트 레스토랑과 빕 구르망을 받은 일호식까지 스타 외의 라인업도 화려합니다.
이 외에도 이충후 셰프와 유현수 셰프가 각각 대만의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롱테일의 램밍킨 셰프와 포핸즈 디너를 선보이고, 최현석 셰프의 라이브 쿠킹 쇼, 와인 테이스팅 클래스 등 부대 프로그램도 화려합니다.
문턱 높게 보이던 스타 레스토랑이 풀밭으로 나왔습니다. 미쉐린 가이드 고메 페어 2019는 10월 6일 일요일 오후 10시까지 마천루 속 숨겨진 루프톱에 맛있는 향을 가득 채웁니다. 새로운 미식을 경험해보기에 아주 좋은 가을 주말에 말이죠.
- 글
- 이해림(푸드 라이터)
- 포토그래퍼
-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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