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트 코베인의 흔적이 경매에 나온다
“열정 없이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
1990년대 얼터너티브 록의 열풍을 주도한 너바나의 보컬 커트 코베인. 그의 시그니처 물품이라고 볼 수 있는 기타와 카디건이 경매에 나옵니다.
현지 시간으로 9일 미국 경매사 줄리언스 옥션은 커트 코베인의 물품을 내놓는다고 밝혔습니다. 코베인이 1993년 미국 MTV 음악 프로그램 <언플러그드(Unplugged)>에서 공연할 당시 입었던 카키색 카디건 한 벌, 그리고 그가 ‘In Utero’ 투어 당시 연주한 기타가 경매에 나올 예정입니다.
이번 경매 ‘아이콘 & 아이돌: 로큰롤(Icons & Idols: Rock ‘N’ Roll)’은 오는 25일부터 이틀간 뉴욕 ‘하드록 카페(Hard Rock Cafe)’에서 열립니다.
1993년 11월, 당시 너바나는 고민 끝에 <언플러그드>에 출연했습니다. 코베인은 <언플러그드>의 쇼 스타일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고, 결국 자신이 컨셉을 정하고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내 출연하기로 했죠.
이틀에 걸쳐 긴장 속에 리허설을 했고, 우여곡절 끝에 그들은 소니스튜디오에서 녹화를 시작했습니다. 그동안의 수많은 출연자들과 달리, 너바나는 한 테이크 만에 촬영을 끝냈습니다.
이듬해 봄, 마약중독 부작용으로 고통받던 코베인이 숨진 채 발견됐고 팬들은 슬픔에 잠겼습니다. 이후 너바나가 출연한 <언플러그드> 에피소드는 수차례 방송됐습니다.
또 당시 공연 음원만 담은 음반 <MTV Unplugged in New York>은 발매 첫 주에 31만 장이 넘게 판매됐고, 빌보드 200 차트 정상에 오르는 등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후 너바나와 코베인에게 이 무대는 상징적인 무대가 되었죠.
바로 그 무대에서 코베인이 입었던 카디건과 그가 다룬 기타가 경매에 나온 겁니다. 카디건은 코베인이 입은 후 아직 한 번도 세탁하지 않았으며, 오른쪽 주머니에 얼룩과 담뱃불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이 카디건은 지난 2015년 13만7,500달러, 우리 돈 약 1억6,000만원에 판매됐는데요. 당시 카디건을 산 익명의 주인공은 투자 목적으로 샀다고 합니다. 줄리언스 옥션의 대런 줄리언은 이번에 카디건이 두 배 이상의 가격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기타는 전자 기타 제조사 ‘펜더’가 왼손잡이인 코베인에 맞춰서 제작한 것으로, 경매 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있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전시된 바 있습니다. 기타의 초기 입찰가는 7만5,000달러, 우리 돈 8,900만원이지만, 경매사는 이 기타가 30만 달러 이상을 받으며 팔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시대의 아이콘이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코베인. 그의 흔적이 남아 있는 물품은 과연 어떤 주인을 찾아갈까요?
- 에디터
- 오기쁨(프리랜스 에디터)
- 포토그래퍼
- Julien's Auctions,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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