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이 쏘아 올린 작은 공
언젠가부터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다 보면, 낯선 가수의 노래가 10위권에 진입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인기 가수가 상위권을 차지하던 예전과 달리 널리 알려지지 않은 가수라도 순위권에 들 수 있는 거죠.
이에 대한 네티즌의 의견은 다양합니다. 인기 가수뿐만 아니라 신인 가수이거나 인지도가 부족해도 상위권에 얼마든 진입할 길이 열렸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반면, 누구인지도 모를 가수의 노래가 갑자기 쭉쭉 치고 올라가 1, 2위를 다투는 건 말이 안 된다는 반박도 있습니다. 이런 의견을 가진 이들은 직접 순위 변화 그래프를 보며 분석을 내놓기도 합니다.
이런 현상으로 인해 이른바 ‘음원 사재기’, ‘순위 조작’, ‘기계픽’이라는 말도 생겨났는데요. 최근 그룹 블락비 멤버 박경이 이런 현상에 대해 발언해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박경은 24일 SNS에 “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철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에 앞서 “할 말은 하고 싶네요! 저기요 선배들 후배님들 사재기는 하지 맙시다”라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몇몇 가수들이 인지도가 부족한데도 음원 차트 최상위권에서 롱런을 기록한 현상을 꼬집은 겁니다.
그동안 이런 사태에 대해 둥글게 표현한 이들은 있었지만, 현재 활동 중인 아티스트가 실명을 거론한 것은 박경이 처음입니다. 일각에서는 ‘경솔했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의외로 네티즌 대부분은 “속 시원하다”며 박경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박경이 언급한 바이브, 송하예, 임재현 등은 “음원 사재기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부정했습니다. 또 박경의 발언에 대해 허위 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에 대해 법적 절차에 따라 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나섰습니다.
특히 바이브 측은 “당사는 사과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줬음에도 해당 가수로부터 전혀 진심 어린 사과를 받지 못했다”며 어떠한 선처도 없을 거라고 강조했습니다.
후폭풍이 거세지자 박경 측은 “실명이 거론된 분께 사과 말씀드린다.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현 가요계 음원 차트 상황에 대한 발언이었다”며 양해를 구했습니다. 이후 문제가 된 SNS 글을 삭제하고 예정되어 있던 팬 사인회도 연기했습니다.
앞서 딘딘 역시 지난 21일 SBS 라디오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에 출연해 비슷한 내용의 말을 한 적 있습니다. 당시 그는 신곡이 ‘차트인’ 한 것에 대해 “사재기가 너무 많아서 차트가 콘크리트인데, 어떻게 들어갔다”고 말했죠. 이후 SNS에서 비슷한 내용의 글을 올리고 “속 시원하다. 기계가 없어질 때까지 음악 해서 이겨내겠다”고 말해 많은 이들의 지지를 얻었습니다.
아마 이번 일도 단순한 저격이었다면 네티즌들 역시 박경을 비난했을 겁니다. 하지만 온라인상에서 박경을 향한 응원이 이어지는 건, 그동안 이런 현상에 대해 불편해하는 이들이 많았다는 방증 아닐까요? 사실은 사실로 밝혀지고, 아닌 부분을 언급했다면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할 겁니다.
- 에디터
- 오기쁨(프리랜스 에디터)
- 포토그래퍼
- GettyImagesKorea, KQ엔터테인먼트, @qkrrud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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