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로 만든 트러플 오일
짜장 라면에 듬뿍 뿌려 감탄사를 연발하며 먹던 화사의 먹방 이후로, 우리나라에서 트러플 오일은 ‘맛 좀 아는 사람들의 필수템’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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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인가요? 고급 레스토랑에서도 몇 방울 뿌려주며 꽤 비싼 값에 여러 요리를 선보이죠. 그런데 아무 생각 없이 즐기기만 했던 트러플 오일의 주인공이 버섯이 아니라 석유일 수도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프랑스, 이탈리아 등 남유럽 국가와 미 북서부, 중국 윈난성, 호주 등 온대 지역의 참나무, 떡갈나무, 헤이즐넛 나무 뿌리 근처 땅속에서 자라납니다. 10월부터 겨울까지, 숲속을 헤치고 다니며 개들의 뛰어난 후각으로 찾아내는 ‘희귀템’이죠.
보통은 프랑스 페리고르산 흑색 트러플과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방의 화이트 트러플을 최고로 치는데요. 물에 끓여 보관해도 향을 잃지 않는 블랙 트러플과 달리 화이트 트러플은 땅에서 캐낸 직후부터 수분이 증발함과 동시에 맛과 향을 잃어, 전문 공급상은 36시간 이내에 레스토랑 도착을 원칙으로 한답니다. 거기다 향도 10배쯤 강해 하얀 트러플이 좀더 비싸고요.
그만큼 귀하니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지사겠죠?
그렇다면 트러플 오일은 어떻게 만들까요? 본래는 트러플 편을 엑스트라 버진 오일에 담가 향이 우러나오게 하는 것이 정석! 그런데 현재는 이런 방법으로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워낙 비싸고 오래 걸리기 때문이죠.
현재 마트나 식료품점에서 판매 중인 대부분의 오일은 가장 비싼 이탈리아산 화이트 트러플의 ‘향’을 내는 석유 추출물, 비스(메틸리오)메탄을 넣은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그동안 먹고 즐기며 황홀해했던 트러플 오일에 진짜 버섯은 0%였을지도 모르는 일! 우리는 알고도 모르는 척 혹은 진짜 모르는 채, 석유 추출물을 즐겨왔습니다.
사실 기업의 입장에서 본다면 싼값으로 비슷한 효과를 내니 이 합성 물질을 마다할 이유는 없습니다. 건강에 문제도 없으니까요.
다만 ‘가짜 트러플’ 오일에 길든 우리의 미각은 조금 안타깝습니다. 언젠가 ‘진짜 트러플’ 요리를 맛보는 순간, 석유 추출물의 향기에 황홀해했던 자신에게 조금 미안해질 것 같으니까요.
- 에디터
- 윤보배(프리랜스 에디터)
- 포토그래퍼
- pexels.com,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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