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안재홍, 강하늘, 옹성우가 간 그곳

2020.03.20

안재홍, 강하늘, 옹성우가 간 그곳

<트래블러–아르헨티나>는 안재홍, 강하늘, 옹성우가 아르헨티나 일대를 여행하는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포스터 속 멋진 빙하는 어디일까요? 저도 이곳을 여행한 적 있어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페리토 모레노(Perito Moreno) 빙하입니다. 안데스산맥에 둘러싸여 수천 년간 자리해온 뾰족뾰족한 빙하가 멋지죠. 이곳은 1877년 프란시스코 파스카시오 모레노가 발견했습니다. 실제로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이곳에 가고 싶다면 아르헨티나 엘 칼라파테에서 출발하는 것이 보편적입니다. 엘 칼라파테 시내의 여행사에서 종류별로 마련한 ‘빙하 투어’ 가운데 고를 수 있어요. 소요 시간에 따라 크게 미니 아이스와 빅 아이스로 나뉩니다. 2년 전 미니 아이스 투어는 10만원대 후반이었는데요, 자고 나면 물가가 오르는 남미의 특성상 지금은 더 비싸졌습니다.

버스를 타고 빙하가 있는 로스 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에 도착했습니다. 투어비와 별도로 3만원가량의 국립공원 입장료를 내야 합니다. (이곳을 방문한 후 3일 만에 또 입장료가 인상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전망대에 들릅니다. 길게 건축된 목재 데크를 거닐며 끝없이 펼쳐진 빙하를 관람합니다. 푸른색 페이스트리 케이크 같네요. 관람의 백미는 바로 가끔씩 무너지는 빙하를 보는 것. 우르르 쾅쾅! 건물이 무너지는 것처럼 굉음을 내며 부서지는 빙하가 장관입니다. <론리플래닛>은 “작은 단면이 무너지는 것 같지만 전망대와 빙하의 거리가 20층 빌딩과 맞먹으니 떨어져 나가는 작은 얼음덩어리가 사실은 차 한 대만 한 크기”라고 하였죠.

보트를 타고 빙하 주변을 돌기도 하지요.

두 번째 순서는 빙하 위를 트레킹하는 것. 아이젠이 달린 부츠를 신고 가이드를 따라 빙하 위를 걷습니다.

파란색 그러데이션이 아름답죠? 빙하의 하얀 면은 내린 지 오래되지 않은 부드러운 눈이고, 푸른색은 수천 년간 쌓이고 쌓여 단단해진 얼음입니다. 빙하 사이의 균열(크레바스)은 끝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깊습니다. 종종 탐험가들이 눈으로 살짝 덮인 크레바스를 모르고 밟아 추락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곳은 가이드가 정해진 길을 따라가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투어의 마지막은 위스키 온더록스! 망치로 깬 빙하 얼음을 위스키에 넣어 마시죠.

이 외에도 엘 칼라파테에서 즐길 수 있는 유명한 액티비티가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 피츠로이(Fitz Roy) 등산입니다. 해발 3,375m의 피츠로이는 기상을 예측하기 힘든데요, 산기슭까지만 올라가도 좋습니다. 동틀 때 태양에 붉게 물든 피츠로이를 보는 것이 압권이거든요. 저의 남미 여행책 <불완전하게 완전해지다>의 표지도 붉게 물든 피츠로이 사진입니다.

저는 엘 칼라파테에서 렌트를 해서 피츠로이산이 주재하는 아름다운 마을 엘 찰텐(El Chalten)까지 차로 3시간 반 정도 달렸습니다.

가는 도중 만난 호수입니다. 그곳으로 가는 내내 길이 무척 아름다워, 몇 번이나 차를 세워야 했습니다.

엘 찰텐에서 등산에 필요한 장비를 빌릴 수 있습니다. 해 뜰 때의 피츠로이를 보고 싶으면 산에서 1박을 권합니다. 이를 위한 텐트, 침낭 등을 준비해야 합니다. 산속이라 밤에는 굉장히 추워지니 방한용품을 넉넉히 챙기세요.

야생동물이 많으니, 음식물 바구니는 나무에 걸어둬야 합니다.

피츠로이를 본 소감은 제 책에도 이렇게 썼습니다. “우리는 날이 밝아 한참이 지나도 가만히 봉우리를 쳐다봤다. 쟤처럼 예뻤으면 좋겠다. 나도, 내 인생도.”

피처 에디터
김나랑
사진
김나랑,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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