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성우를 보여줄게
옹성우가 보여주는 한 꺼풀, 두 꺼풀, 열여섯 꺼풀.
옹성우는 오전에 상모를 돌리고, 오후에 <보그>를 만났다. 농악 장인에게 사사하는 예능 프로그램 촬영을 마치고 온 것이다. 이렇게 힘든데도 끝까지 이겨내고 끝까지 웃으며 임해줘… 고맙지는 않다. 오늘의 촬영과 인터뷰는 우리와 옹성우의 약속이니까. 내가 놀란 점은 ‘힘들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라는 티를 내지 않고, 순간에 몰입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사진가의 모니터에 뜬 자신을 살피며 “얼굴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배우”란 소망을 이야기했다. “엄청 찡그리거나 눈빛에 힘주지 않아도 미세한 변화만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싶어요.” 이런 얘기를 한 뒤엔 꼭 “오그라드네요”, “너무 거창한 말이죠”라고 덧붙였다.
가혹한 신체 사이즈만 입을 수 있는 생로랑 팬츠에 붉은색 지브라 문양 셔츠를 입히자 그는 스타일리스트에게 이렇게 얘기했다. “길에서 이런 저를 만나면 피하실 거죠? 여기에 금니까지 하면 딱인데 말이죠.” 옹성우는 전구를 켠 것처럼 주변을 환하게 밝힌다. 옆집에 사는 잘 자란(잘생긴) 동생 같다. 담담하게 표현했지만, 그는 2017년 뜨겁고도 소란하게 탄생한 스타 중 한 명이다. 3년이 지난 2020년 옹성우는 꾸준하고 순탄한 행보를 잇고 있다. JTBC 드라마 <열여덟의 순간>에서 배우 김향기와 함께 그 나이대만 가능한 청춘을 안정적으로 연기했고, 그룹 활동에 이어 솔로로 디지털 싱글 ‘We Belong’을 내고 3월 25일 첫 번째 미니 앨범을 발매한다. 앨범에는 기존 ‘We Belong’과 신곡 다섯 곡이 담긴다. 옹성우가 모두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솔로 앨범이라면 제 얘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음악 크루 ‘쏠시레’가 함께해 가능했죠.” 그의 메모장에 있던 글귀는 가사가 되었고, 두 달여간 작업실에서 새벽을 보았다. 그의 음악적 목표는 팬과의 교환 편지에 가깝다. “가수 옹성우로 처음 만났고, 그 모습을 좋아해준 팬들이기에 음악으로 소통하는 거죠.”
최근 옹성우는 강하늘, 안재홍 ‘형님들’과 여행하는 프로그램 <트래블러-아르헨티나>를 촬영했다. 그는 이번 여행을 “바람의 시간”으로 기억한다. “그렇게 거센 바람은 생전 처음이었어요. 더없이 상쾌했죠.” 옹성우가 살고 싶어 한 엘 칼라파테는 파타고니아에 자리한 작은 도시다. 파타고니아는 아르헨티나와 칠레 남부를 아우르며 안데스산맥, 빙하기에 만들어진 피오르, 고원, 초원으로 이루어진 지대다. 방랑가 겸 작가 브루스 채트윈의 <파타고니아>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무자비하게 부는 사람이 사람의 기를 죽인다. 이따금 트럭 소리가 들려, 틀림없이 트럭이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돌려보면 바람 소리였다. 기어를 바꾸는 소리가 들려서 돌아보면 역시 바람 소리였다. 바람은 가끔 빈 트럭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다리를 지나가는 소리를 냈다. 설사 트럭이 진짜로 다가온다 해도 그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다. 바람과 같은 방향으로 걷는다 해도 바람 소리에 엔진 소리가 파묻히고 말 것이다.”
1974년 故 브루스가 느꼈던 바람은 2020년 스물여섯의 한국 청년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브루스가 만난 원주민은 이렇게 얘기했다. “우리가 열심히 걷기만 한다면 다른 어떤 신도 필요 없을 겁니다.” 이는 옹성우가 보내는 나날과 비슷하다. 상모를 돌려도, 밤샘 녹음을 해도 그날의 최선을 다한다. 무엇보다 그가 끝까지 걸어갈 길은 연기일 것이다. 1시간짜리 드라마를 2시간으로 늘려 보고, 그날의 연기를 회상하며 “머리를 쥐어뜯는다”. 옹성우를 걷게 하는 ‘보행의 신’은 연기자로서 성공이 아니라 연기에 대한 순수 열정이다.
첫 번째 미니 앨범 <레이어스(LAYERS)>의 여섯 곡(기존 ‘We Belong’ 포함) 모두 작사, 작곡에 참여했어요. 앨범의 목표였나요? 목표라기보다는 솔로 앨범인데 내 이야기가 담기지 않으면 무슨 의미일까 싶었어요. 혼자 무대에 서고, 혼자 노래를 부르고, 혼자 활동해야 하기에 더욱 나를 노래해야 해요. 처음에는 한두 곡만이라도 참여하고 싶었는데 하다 보니 깊어지더라고요. 재도기란 이름으로 활동 중인 고등학교 때 친구 재석이, 그의 크루 ‘쏠시레’와 함께 앨범을 만들었어요. 친구들과 비트를 듣고, 곡을 상의하고,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섯 곡이나 완성했어요. 앨범에 다 못 실을 줄 알았는데 주변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해주셨죠. 저도 놀랐어요.
‘감정의 레이어링’에서 앨범명을 가져왔는데, 옹성우의 다양한 감정을 노래하는 컨셉인가요? 앨범 주제를 스스로 정하려니 고민이 많았어요. 내 이야기를 해야 하는 건 분명한데, 특정 주제를 잡기 어려웠죠. 그러다 지난 1년간 많은 일이 있었던 만큼, 그때 느낀 감정과 깨달음을 거르지 않고 풀어내기로 했어요.
이번 앨범은 지난 1년간의 감정 정리라고 보면 되겠군요. 솔직하려고 애썼어요. 그런데 우리는 얼마나 솔직할 수 있을까요? 이야기가 공개된다고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꾸미게 되잖아요. 포장하고, 과장하기 마련이죠. 자신이 아닌 타인과 소통할 때 100% 그대로를 보일 순 없을 거예요. 그래도 이번 앨범에선 저를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는 데 집중했어요.
작사에 관심이 많아요. 전부터 작사에 욕심냈지만 역시 늘 어려워요. 메모장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적는 습관이 있지만, 그것을 죽 늘어놓는다고 가사가 되지 않으니까요. 심도 있는 과정이 필요해요.
메모를 자주 하나요? 며칠에 한두 번 정도요. 작사에 도움이 될까 하고 쓰는 건 아닌데, 그저 순간순간 쓰게 돼요.
최근에 적은 글귀는 뭔가요? 얘기하자니 오글거리네요(웃음). “카메라는 화소보다 빛을 얼마나 담느냐가 중요하다.” 그 말이 가슴에 와닿더라고요. 이전부터 느낀 부분이기도 하고요. 사진 기술의 설명이기도 하지만, 삶의 교훈 같기도 해요. 그래서 언제든 꺼내 볼 수 있도록 메모장에 옮겼죠.
앨범 작업하는 두 달여간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냈나요?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고부터는 오후에 동료들을 만나 밤 11시까지 멜로디 작업하고, 새벽까지 가사 쓰고, 새벽 6시 정도까지 녹음을 하곤 했어요.
밤을 새우고 녹음해도 괜찮나요? 오히려 그 시간이 좋아요. 오후에 멜로디 작업을 하면서 목을 적당히 풀어놓은 상태라 녹음실 부스에서 긴장이 덜해요.
연예계 활동을 하다 보면 자신이 소비되는 기분이 들죠.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충만감을 줄 것 같은데 어땠나요? 앨범 작업도 체력적으로든 심리적으로든 계속 공이 들어가요. 결과물이 나온 후에야 충족 여부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몸이 힘들 때도 있었는데, 내 앨범이니 포기하고 싶지 않았어요. 노래 한 곡 한 곡을 만들 때마다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구나, 놀라기도 했고요. 애착을 갖고 끝까지 해내 기쁘고, 팬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해요. 솔직히 제 팬이 아닌 분들은 어떻게 들으실지 떨리고요.
어떤 음악적 평가를 원하나요? 음악적으로는 크게 기대하지 않아요. ‘1위를 하자, 상 받아야 돼’라는 마음도 없어요. 앞으로도 그럴 거고요. 다만 이런 생각은 해요. 대개 노래를 들을 때 보컬은 알아도 작사가, 작곡가는 크게 신경 쓰지 않잖아요. 정말 노래가 취향에 맞아야 살피죠. 한두 명이라도 노래가 좋아 찾아보다 제가 참여한 걸 알게 되면 기쁠 거 같아요.
‘옹성우 전곡 메이킹’ 뉴스는 금방 퍼질 것 같아요. 보도 자료가 아니라, 그냥 앨범을 듣다가 이거 색깔 있네, 누가 만들었나 궁금했으면 좋겠어요.
쏠시레 팀과 작업하며 기억나는 순간이 있나요? 친구 재석이가 있지만 쏠시레 멤버 대부분은 가까운 관계는 아니었어요. 하지만 다들 인간미 넘쳐서 금세 친해졌어요. 나중엔 밥 먹을 때마다 수다가 두세 시간 이어져 ‘이제 작업해야지’ 하고 누가 끊어야 했다니까요. 이렇게 마음 맞는 친구들과 또 작업하고 싶어요.
모임에서 리드하는 편인가요? 제 성격으론 계속 수다를 이어갔을 거예요(웃음).
주변에서 옹성우는 내성적인 인물이라고 해요. 방송이나 주위 분위기를 위해 일부러 말을 많이 하고 나서는 거라고. 혼자 있을 땐 골똘히 나를 생각해보곤 해요. 내 감정을 소중히 여기는 편이거든요. 일부러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해요. 낯도 많이 가려요. 솔직히 친해지기 전까지는 제가 힘들 정도로 타인을 어려워해요. 하지만 흔히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하죠. 사람은 한 가지 면만 있지 않기에, 외향적, 내향적을 떠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거 같아요.
<트래블러-아르헨티나>에서 배우 강하늘, 안재홍과 여행했어요. 세 명의 조합이 신선했어요. 안재홍, 강하늘, 옹성우라니, 누군가는 의아했을 거예요. 저는 여행하는 프로그램인 것도 좋았지만 두 형님과 떠난다고 해서 무조건 손을 들었어요.
배우 직속 선배이기도 하겠군요. 그런 면도 배울 수 있을 거 같아 더 설렜죠.
남미 아르헨티나는 가는 데만 이틀쯤 소요되는 먼 곳인데 부담스럽지 않았나요? 아무래도 일하는 중에 보름간 자리를 비우려니 걱정됐죠. 저뿐 아니라 현대사회에서 본업과 일상생활을 두고 장기간 떠나기란 쉽지 않잖아요. 그래도 이런 기회가 아니면 언제 경험해보나 싶어 결심했어요.
이번에 여행한 곳 중 어디가 제일 좋았나요? 진짜 한 곳을 꼽기가 너무 어려워요. 좋았다기보다 살고 싶은 곳은 엘 칼라파테(아르헨티나 산타크루스주에 자리한 도시)예요. 이름도 처음 들어봤죠. 내가 상상한 먼 이국의 자연에 자리한 동네와 닮았어요. 가장 인상적인 것은 바람이었어요. 도착하자마자 바람이 무척 강했어요. 나무가 흔들리고, 저 너머의 암석 절벽마저 움직일 것 같았죠.
그 일대는 바람에 특허를 줬다고 하죠. 대자연에서 부는 바람이 나를 감싸고 지나가는데 정말 상쾌했어요. 그곳을 바람으로 기억해요.
일 외에 길게 여행을 떠난 적 있나요? 한 번 있었어요. 뉴욕 4일, 보스턴 4일 정도요. 누나가 보스턴에서 유학 중이었어요. 그곳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스페인에 있는 대학원에 진학했죠. 그 당시 누나가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으로 어머니를 미국에 초대했어요. 학비 모으기도 빠듯했을 텐데. 어머니가 연세가 있으신 데다, 해외 나가신 적도 없고, 영어도 모르셔서 혼자 하는 여행이 무리였어요. 공항부터 걱정이었죠. ‘우리 엄마 경유도 해야 하고, 저가 항공이라 게이트도 멀어 트램도 타야 하는데 어쩌지, 안 되겠다, 내가 같이 가야겠다!’ 대학생 때 댄스 행사를 하면서 모은 70만원으로 저도 미국행 항공권을 샀죠. 친구도 동행해 정말 재미있었어요.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로 뉴욕을 꼽았는데, 그때 빠졌군요. 뉴욕에 가면 내가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아요. 두 번째 뉴욕은 일 때문에 방문했어요. 그때는 맘껏 누리지 못해 아쉬웠죠.
팬들이 꽤 알아보죠? 변장하고 극장을 찾는 봉준호 감독처럼 기발한 장치를 찾아봐요. 할로윈 때 자유의 여신상 분장하고 가볼까요?(웃음)
취미가 사진 촬영이라 여행하며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않겠어요. 옛날엔 카메라가 그렇게 비싼 줄 몰랐어요. 가격 보고 놀라서 스마트폰으로 찍다가 데뷔 후에 카메라를 샀어요. 돈 모으자마자 그것부터 산 것 같아요. 이후에 이거 저거 찍다 보니, 그 모습을 본 팬들이 카메라를 선물해주기도 했어요. <트래블러-아르헨티나>에 들고 간 카메라도 선물 받은 거예요.
<트래블러-아르헨티나>에 직접 찍은 사진을 공개했는데, 재능 있어 보였어요. 좋아하는 사진가나 작품이 있나요? 그 정도는 아니고 그냥 혼자만의 취미예요. 그런데 사진전 제안이 들어오면서 이런 공개가 부담스러워졌어요. ‘많은 사람이 내 사진을 봐줬으면 좋겠다’란 마음은 아직 없거든요. 그럴 능력도 안 되고. 자칫 내 감성이 소비되다가 취미가 사라져버릴까 봐 두려워요. <트래블러-아르헨티나>에 사진을 공개한 이유는 간단해요. 시청자와 여행을 공유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니 당연히 현지에서 찍은 사진도 보여드려야죠. 하지만 일상적으로 찍은 사진을 대놓고 보여드리기엔 미흡해요. 팬들과 소통할 때 ‘저, 이런 거 찍어요’라고 소소하게 대화하는 정도가 좋아요. 일이 커지면 힘들 것 같아요.
부디 취미가 지켜지길 바랍니다. 평소엔 주로 뭘 찍나요? 혼자라면 풍경이 보이고,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 그가 보여요. 만약 옆에 지인이 있는데 풍경만 찍는다면 그와 나 사이를 의심해봐야죠? (웃음) 모르는 사람에게 다가가진 못해요. 음… 다소 거창한 말 같지만, 내 마음에 있는 시선을 사진으로 담는 것 같아요.
영화 <국가부도의 날>(2018)을 만든 최국희 감독의 신작 <인생은 아름다워>에 출연해요. 배우 염정아, 류승룡 등과 함께하는 뮤지컬 영화로 주인공의 학창 시절 첫사랑 역을 맡았죠. 첫 영화 출연에 대한 감흥은 어떤가요? 제게 주어지는 모든 일이 다 감사해요. ‘저를 영화에?!’ 오래 꿈꿨지만 스스로 의심해왔거든요. ‘내 연기에 관심을 가져줄까, 정말 잘하지 않고서야 누가 봐주겠어?’ 이런 마음이 한쪽에 있는데, 감독님과 제작사 PD님께서 저를 캐스팅해주셨으니 감사하죠. 검증되지 않았고, 부족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기에 더 잘하고 싶어요.
JTBC 드라마 <열여덟의 순간>(2019)에서 주연으로 연기했지만, 영화 현장은 달랐을 거예요. 고민은 비슷해요. 영화 촬영 때 ‘스태프들이 내게 선입견이 있으면 어쩌지?’라고 걱정했어요. 영화든 드라마든 시청자들도 나를 처음부터 좋지 않게 보시면 어쩌지 싶었죠. 잘못된 생각이죠. 그런데 이런 걱정이 자꾸 떠올라 그때마다 ‘잘해야 해, 못하면 안 돼’라고 몰아세워요. 욕심낼수록 연기는 부자연스러워지는 거 같아요. 촬영을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머리를 쥐어뜯기 일쑤죠.
가수 활동을 겸하는 배우가 겪는 오랜 화두죠. 이런 얘기는 굉장히 조심스러워요. 대학에서 만난 연기하는 친구들, 또래 배우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다들 불안해하고 힘들어해요. 제가 선입견에 대한 부담감을 얘기하는 자체가 실례인 것 같아요. 언제 캐스팅될지 모르지만 열정을 갖고 열심히 하는 친구들을 보며 느끼는 바가 커요. 그 친구들 앞에서 힘들다고 얘기하던 때가 후회돼요.
각자 짊어진 무게가 있죠. 최근에 인상 깊게 본 작품이나 연기는 뭔가요? 좋아하는 작품, 인상적인 연기는 계속 돌려 봐요. 처음에 “와!” 하던 탄성이 사그라질 때까지 돌려 보죠. 요즘엔 <이태원 클라쓰>(2020)를 보며 심장이 왔다 갔다 합니다. 첫 회에서 아들 박새로이의 학교로 불려간 아버지, 손현주 선배님의 연기를 반복해서 봤어요. (옹성우는 그 장면을 열심히 묘사했다.) “세상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아들입니다. 어떻게 나한테 이런 아들이 나왔는지”라는 대사를 중의적으로 연기해 과연 아버지가 아들을 혼낼지 말지 시청자가 알 수 없게 만드시죠. 그 짧은 순간에도 시청자의 예상을 갈라놓아요. 그리고 마지막에 씩 웃으며 연기하시는데, 와… 복잡 미묘한 감정이 눈빛에서 쏟아져 나와요.
세밀한 부분까지 다 기억하는 걸 보니 정말 많이 돌려 봤나 보군요. 1시간짜리 드라마를 적어도 2시간은 본 것 같아요.
배우 조정석의 눈 떨리는 연기도 계속 돌려 봤다고 들었어요. 진짜 신기해요. 어떻게 저런 부분까지 고민하고 연습하셨을까요? 저도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염정아, 류승룡 선배님이 이끌어가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제 캐릭터만의 존재의 이유를 보여드려야 하는데 걱정이에요. 이제 촬영은 끝났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인데 그저 누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스스로 걱정이 많은 편이라고 했지만, 지금 성취한 것들로 기쁠 때도 있죠? 성취감은 10년 후에나 가져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어느 지점에 올라야 성취감을 느낄 것 같나요?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있어요. 내가 어떤 목표를 갖고 연기해야 할까. 하지만 연기의 목표가 애매해요. 저는 순수하게 연기가 좋고 잘하고 싶고, 선배님들께 배우고 싶을 뿐이에요. 같이 여행한 안재홍, 강하늘 형님도 닮고 싶은데, 그렇게 되더라도 성취라고 말하긴 어려울 것 같아요.
뮤지션으로서 목표는 뭔가요? 언젠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어요. 가수로 데뷔했지만 대학 때부터 가진 꿈이자 지속하고 싶은 열정은 연기예요. 점점 앨범 활동이 활발하지 않으면, 가수 옹성우를 좋아해준 팬들께 실망이라면 실망일 거예요. 그래서 최대한 솔직하게 연기에 대한 마음을 자주 언급하려고 해요. 물론 가수를 뽑는 프로그램을 통해 팬을 만났고, 그 시간이 행복했기에 그 모습으로도 보답할 거예요. 음악은 팬과의 소통 수단이기도 하니까요. 그저 내 시작점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오랜 꿈인 연기를 하고 싶어요
- 에디터
- 김나랑
- 포토그래퍼
- 안주영
- 스타일리스트
- 최진영
- 헤어
- 서진경(블로우)
- 메이크업
- 손가연(블로우)
- 세트
- 최서윤(Da;r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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