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살리기 위한 골든 타임
전 세계의 관광지는 모처럼 인파에서 벗어나 안식년을 보내고 있다. 이를 틈타 지구온난화의 보루인 산호를 살리려는 사람들이 있다.
코로나19로 관광업이 중단되면서 어려움을 겪는 곳이 많다. 하지만 환경 운동가들에게는 이 시기가 중요한 기회기도 하다. 평소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던 지역이 안식을 취하는 동안 차분하게 연구, 보호 활동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발리 인근 누사페니다에 자리한 환경 단체 ‘인도 오션 프로젝트(Indo Ocean Project)’가 그중 하나다. 인도 오션 프로젝트는 지역 경제와 환경을 동시에 보호하기 위해 모금 활동을 벌였고, 불과 사흘 만에 목표액의 50%를 달성했다.
인도 오션 프로젝트의 이번 기획은 산호 보존과 관련한 것이다. 산호는 단지 예뻐서 사랑받는 존재가 아니다. 산호는 단위면적당 열대우림보다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그래서 ‘바다의 허파’라고 불리고, 온난화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기도 하다. 또한 산호의 각질은 해저에 쌓여 시멘트의 원료인 석회암이 된다. 건강한 산호는 수많은 해양 생물의 서식처다. 하지만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 연안 조업 등 다양한 요인으로 지구상의 산호는 급속히 파괴되고 있다. 자외선 차단제의 주성분인 벤조페논-3, 옥티녹세이트 등도 산호 파괴의 공범이니 선크림을 살 때 ‘코럴 리프 세이프(Coral Reef Safe)’ 혹은 ‘리프 세이프(Reef Safe)’ 마크를 꼭 확인할 것. 만일 산호와 환경 파괴 문제를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산호초를 따라서>를 추천한다.
이런 상황에서 전 세계 산호초의 3분의 1이 서식하는 ‘산호초 트라이앵글’에 속해 있으며, 스쿠버다이빙을 비롯, 해양 스포츠가 발달한 발리는 환경 운동가들이 예의 주시하는 지역이다. 특히 누사페니다는 발리 인근에서 가장 늦게 개발된 스쿠버다이빙 명소로, 아직 천혜의 해양 환경을 보존하고 있다. 이에 여러 단체 및 운동가들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하던 중 코로나19 사태를 맞았다.
인도 오션 프로젝트는 산호를 보호하는 동시에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지역 경제에 기여하려 한다. 지역민을 교육해 산호 보안관으로 양성하고, 그들을 산호 관찰, 보호 업무에 투입함으로써 일자리를 창출하고 환경보호 효과를 누린다는 거다. 또한 누사페니다 북쪽 연안의 산호가 파손된 자리를 친환경적으로 배양한 산호를 투입해 복구하는 작업도 포함된다. 인도 오션 프로젝트는 이번 기획을 통해 이미 지역민 7명을 새로이 고용했다. 발리와 가까운 호주에서 지구 최대 산호초인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가 심각하게 백화된 지금, 이곳의 변화를 추적하고 기록하는 일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또한 코로나19로 관광이 중단된 지금이 그 중요한 일을 시작하기에 최적의 시점이다.
세계경제 전문가와 지표는 코로나 이후 가난한 나라가 더 가난해지고, 극빈층이 늘고, 굶주리는 이들도 많아질 거라 예측한다.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제2의 고향처럼 느껴지는 곳이 있다. 당신이 사랑하는 그곳의 사람들도 지금 어려움에 처했을지 모른다. 한편으로, 경제는 언젠가 회복되겠지만 망가진 환경은 돌이킬 수 없다. 우리가 다시 여행을 시작했을 때 세계가 여전히 아름답기를 바란다면, 지금 약간의 기부로 환경보호에 기여하는 것은 어떨까.
인도 오션 프로젝트 홈페이지
- 글
- 이현수(프리랜스 에디터)
- 에디터
- 조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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