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파스 루이 비통 서울에 가야 하는 이유
지금 ‘에스파스 루이 비통’에서는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 : 4900가지 색채>전이 한창입니다.
독일을 대표하는 현대미술가 게르하르트 리히터. 살면서 그의 작품을 아트북이 아니라 실물로 만나볼 기회가 몇 번이나 될까요? 셀럽들과 인플루언서들이 앞다투어 이곳을 방문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그의 작품을 전시 형태로 접하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세기의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에스파스 루이 비통’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니까요.
전시장에 발을 딛는 순간, 색종이 또는 레고 블록을 이어 붙인 듯한 알록달록한 추상 작품을 마주하게 됩니다. 한 곳에 멈춰 선 누군가는 매직 아이처럼 숨은 그림을 찾으려 하고 또 누군가는 더 많은 작품을 찾아 헤매기도 하죠.
게르하르트 리히터는?
세계 미술사에 큰 획을 그은 작가로 평가받는 리히터. 그는 1960년대 초기부터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역설적인 예술 작품을 선보여왔습니다. 흑백사진을 확대해 회색 계열로 채색하는 방식으로 작업하는 ‘포토 페인팅’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그는 구상과 추상, 사진과 회화, 고전과 반고전의 영역을 넘나들며 독창적인 작업을 펼쳐온 것으로 유명합니다. LVMH 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설립한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 역시 32점이 넘는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죠.
수많은 작업 중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건 쾰른 대성당 복원 작업입니다. 산업용 페인트 색상표를 보고 감탄을 감출 수 없었던 리히터는 이를 그대로 캔버스에 옮기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2007년 퀼른 대성당 측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훼손된 창문을 다시 디자인해달라는 작업을 의뢰하는데요. 그가 이 프로젝트를 제안받고 떠올린 건 다름 아닌 컬러 차트였습니다. 그에게 페인트 컬러 차트보다 완벽한 아름다움은 없었으니까요.
마치 만화경을 연상시키는 듯한 스테인드글라스 작품 ‘돔펜스터(Domfenster)’는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중세 시대 본래의 창문에 쓰인 72가지 색채를 표현한 1만1,500장의 수공예 유리 조각으로 구성했죠.
스테인드글라스 작품과 동시에 작업한 ‘4900가지 색채(4900 Colors)’ 시리즈 역시 ‘돔펜스터’ 작업의 연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4900가지 색채’는 총 11가지 버전으로 구성되는데요. 알루디본드 소재에 에나멜 스프레이로 채색한 작은 사각형을 가로세로로 다섯 개씩 붙인 ‘패널’이 기본 단위이고 패널 조합 방식에 따라 버전이 달라집니다. 이번에 서울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아홉 번째 버전!
흥미로운 사실은 눈을 씻고 봐도 규칙을 찾을 수 없는 심오한 ‘색상 배치’가 특별 개발된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추출한 결과라는 사실입니다. 작품 창작의 출발점이나 과정, 결과도 매우 새롭죠? 백문이 불여일견입니다. 빠른 시일에 에스파스 루이 비통을 방문해 거장이 만들어낸 색의 환희를 느껴보세요! 7월 18일까지. 예약은 필수.
- 에디터
- 공인아
- 포토그래퍼
-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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