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티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말하는 아름다움
어떤 명사에 행동할 수 있는 힘을 부여하는 것은 현재의 필연적 도전이다. 특히 새로운 의미를 추구하고 포용성과 차별성을 힘 있게 표현하려는 패션을 위해서는 더 그렇다.
메종 발렌티노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사진작가 마이클 베일리 게이츠(Michael Bailey-Gates)가 자신의 모습을 담은 새로운 발렌티노 캠페인 사진을 포스팅한 후 이를 혐오하는 사람들의 공격을 받았다. 그 사진은 시각적 메시지로 나타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찬가였다. 우리는 변화는 좋은 것이며, 이 문구에 포함된 가치, 즉 다양성, 양성 평등, 지속 가능성과 정신 건강을 지지한다. 이런 것은 우리에게 근본적 가치다. 그렇기에 포용적 아름다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힌 발렌티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엘파올로 피촐리(Pierpaolo Piccioli)와 메종 발렌티노의 자유로운 사고 또한 지지한다.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남성과 여성을 묘사해달라는 요청을 자주 받습니다. 오늘날 발렌티노를 형상화한 이미지 말이죠. 저는 즉각적으로 답변할 수가 없어요. 단일 이미지에 초점을 맞출 수 없거든요. 우선 이상화는 제가 사람이나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과 거리가 멀기 때문입니다. 단 하나의 아름다움이란 존재하지 않아요. 아름다움이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이 존재할 뿐이죠. 감정과 사람이 존재하지요. 우리가 전체를 총체적으로 보는 그 순간이, 우리가 거기 있으며 자신이 무언가의 일부라고 느끼는 그 순간이 존재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저는 그것을 아름다움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군요. 그리고 그것은 특정한 사람들, 특정한 스토리가 가진 힘입니다. 우리를 붙박인 듯 꼼짝 못하게 하고 숨죽이게 하는 힘, 어디서 온 건지 알 수 없지만 우리의 마음과 생각에서 떠나지 않는, 그런 마법 같은 놀라움과 전달의 힘이지요. 저는 수년 동안 특유의 개성과 라이프스타일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 브랜드를 이끌고 있습니다. 아주 오랫동안 패션은 알맹이이자 그것을 담는 그릇이었으며 시대와 규칙을 대변했죠. 그러다가 무언가가 바뀌었습니다. 시스템은 더 이상 유일한 게 아니라 다양한 것이었기 때문이죠. 그나마 다행인 것이, 또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진화하고 사람들의 의식 또한 높아지며, 언제나 그랬듯이 패션은 계속 강력한 의사소통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패션은 시대와 발걸음을 나란히 하기 위해 신발을 바꿔 신어야 했지요. 저는 이런 상황에 만족합니다. 저를 둘러싼 것으로부터 매일 배울 수 있어서, 또 제가 바라보는 미래와 제가 상상하고 바라는 미래가 좋으니까요. 결국 이런 미래 사이에는 별 차이가 없지요.”
“아름다움이 명사가 아니라 동사가 된다면 아름다움은 무엇을 할 수 있냐고요? 모든 사람에게 이 아름다움이 도달할 수 있게 하려면 제가 하는 일과 같은 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지금 저의 가장 야심 찬 도전은 발렌티노를 고유의 코드와 DNA를 유지하면서도 더욱 포용적이고 공정하게, 결국에는 실질적으로 만듦으로써 메종 발렌티노를 다시 알리는 것입니다. 오늘날은 정체성과 소속감을 필요로 합니다. 동시에 스스로 다르다고 느끼고 위험을 감수하고 자신이 강인하다고 느낄 필요가 있는 시대지요. 저는 20년 넘게 같은 자리에서 일하는 행운을 가졌어요. 이것은 과거의 아름다움을 연구하고 미래의 아름다움을 정의하기 위해 아카이브를 뒤질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내 브랜드의 아름다움은 내가 가진 지식의 일부이고 내 일상의 일부이며 종종 예기치 않은 즉흥적인 방식으로 다시 떠오르는 겁니다. 동료들도 옆에서 봐서 알고 공감하는 부분이죠. 작업하는 데 우리가 선택한 방식은 여러 측면에서 비전통적입니다. 저는 모든 사람의 의견에 관심이 있어요. 모두 무언가 할 말이 있고, 모두 자신의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그에 더해 무엇보다 개인적이고 개별적이며 특유의 방식으로 참여해 회사에 기여하고 회사를 지원하기 때문입니다. 여러 겹의 층과 음영이 추가되는 아름다움의 또 다른 측면이 바로 이거죠.”
“저는 포용성과 다양성의 가치를 표현하는 사람들을 선택해 진정성을 추구하기 위해 매일 노력합니다. 실제로 오늘날 발렌티노의 디바는 여성이든 남성이든 이런 가치를 나타냅니다. 서로 다른 개인의 목소리를 내고, 서로 다른 문화와 관점을 구현합니다. 저의 의도는 다양성과 개성을 나타내는 국제적 인재를 통해 메종 발렌티노에 힘을 실어주고자 하는 겁니다. 저는 세상을 성별로 구분하지 않아요. 한 번도 그렇게 해본 적 없고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도 모릅니다. 저는 사람들 속에서 세상을 봅니다. 낭만주의, 각 개인의 은총을 나타내는 것, 그들의 개성을 표현하는 것을, 달리 말하면 여성성과 남성성을 다루는 유일한 방식으로 여깁니다. 우리가 이 역사적 순간에 포용적이지 않다면 단지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패션의 역사에서 발렌티노를 다른 많은 브랜드와 차별화한 것이야말로 언제나 아름다움과 장인 정신이었습니다. 아름다움 자체는 다양성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정체성이죠. 나이나 사회적 맥락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입니다.”
“늘 제가 패션쇼장의 무대에서 제안하는 것처럼은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제 컬렉션을 개성 있는 방식으로 입는 것을 볼 때, 저는 그 자유로운 감각을 느낍니다. 그러면 제가 제 일을 잘해냈다는 것을 알게 되죠. 키워드는 표현의 자유와 존재의 자유입니다. 하나의 창작물을 만들기 위해 수 시간, 수개월을 일하는 전문 재봉사들의 믿기 힘들 정도의 작업을 수반하는 오뜨 꾸뛰르 과정과 의례를 살펴보면, 그 모든 아름다움 뒤에는 훨씬 더 많은 것이 있음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개인적인 스토리는 역할과 장르에 상관없이 자신의 감정이나 꿈속에서 특별한 것입니다. 일종의 인간성을 기념하는 것이죠. 저는 이것이 오늘날 패션이 가져야 할 접근 방식이라고 봅니다. 지금 스트리트 웨어의 종말과 남성용 수트의 복귀에 대한 열띤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 저는 스트리트 웨어가 끝난 것이 아니라고 믿고 있습니다. 남성 수트는 언제나 그것을 특징지어온 고압적 태도를 제거함으로써 진화했습니다. 남성은 변했고, 약해 보이지 않고도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느낄 겁니다. 남성을 이야기하는 데 이 두 세계가 서로 부딪치지 않고 공존하는 순간, 모든 것은 관점의 문제가 됩니다. 아름다움은 은총이에요. 은총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엇, 어떤 인식이죠. 그것은 배타적이지 않아요. 제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리고 제게 감동을 주는 그 무엇입니다. 제 꿈에 대해 스스로 성찰하게 만들지요. 그것은 하나의 연결이에요. 스탕달은 아름다움은 행복에 대한 약속이라고 말했지요. 그렇다면 우리는 그것을 따라야겠지요. 그러는 것이 우리에게 좋을 뿐 아니라 그렇게 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모두를 아름답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 글
- Pierpaolo Piccio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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