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이 패션 트렌드에 미치는 영향
〈오징어 게임〉! 패션 트렌드에 영향을 미치며 ‘K-드라마’ 인플루언서에 대한 폭발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문화 현상이 됐다고 〈보그 비즈니스〉는 전한다.
루이 비통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출연한 배우 정호연을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했다. 이로써 루이 비통은 이 히트작에 편승한 첫 번째 럭셔리 브랜드가 되었다. 40만 명이던 정호연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드라마를 공개한 9월 17일 이후 2,000만 명으로 훌쩍 늘었고, 대한민국에서 최다 팔로워를 확보한 여배우로 등극했다. 모델 출신인 정호연은 루이 비통 2017 S/S 컬렉션 무대에 섰으며, 샤넬, 펜디, 미우미우, 생 로랑 등과도 함께했다. “정호연의 뛰어난 재능과 멋진 매력에 폭 빠졌죠. 앞으로 몇 년 전 루이 비통에서 시작한 여정의 새로운 장을 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니콜라 제스키에르가 말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인플루언서와 배우의 경계를 넘나드는 신예 스타를 영입하려는 패션 브랜드에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지금까지 역대 최고의 흥행 성적을 거둔 가상의 시대극 <브리저튼>은 시청자 8,200만 명을 기록했고 패션 트렌드에 계속 영향을 미친다.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게임을 진행하는 팝업 체험관이 파리와 서울에 문을 열어, 몰려드는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에디티드(Edited)의 리테일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는 케일라 마시(Kayla Marci)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K-팝의 세계적인 영향에 이어 ‘K-드라마’의 영향력과 서구 시장으로의 빠른 진입이 최신 트렌드를 좇는 브랜드에 ‘K-드라마’가 중요한 사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지속 기간은 불확실하지만.
최상급 인플루언서를 좇는 것이 럭셔리 브랜드의 최우선 사항이다. “올해 멧 갈라에는 역대 최고의 인플루언서들이 참석했고, 패션 위크는 어느 때보다 디지털 인재를 포용하고 있으며, 차세대 틱톡 유명인을 캐스팅한 작품이 넷플릭스와 훌루에서 쏟아져 들어오고 있습니다.” 글로벌 인플루언서 기업 덴쓰(Dentsu) 산하의 커뮤니케이션 기업 미첼(Mitchell)의 PR 및 인플루언서 마케팅 담당 부사장 새디 샤브닥(Sadie Schabdach)이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프로덕션 스튜디오가 폐업하고 배우들이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콘텐츠를 촬영하면서, 그들의 영향력이 커졌다고 그녀는 말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인플루언서’라는 말이 한물가고, 우리 앞에는 세 가지 영역에서 골고루 뛰어난 트리플 스레트(Triple Threat) 유명인이 새로운 대세로 떠오른다는 점이죠. 즉 배우, 인플루언서, 패션 아이콘의 면모를 갖춘 사람들이 뜨고 있어요.” Z세대에 집중하는 CBD 브랜드 ‘에어리어 52(Area 52)’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허브(Influencer Marketing Hub)에 <오징어 게임> 인플루언서들이 지닌 파워에 대한 리서치를 의뢰했다. 그들이 밝혀낸 바에 따르면 주연배우들이 받는 인스타그램 포스트 회당 금액이 최소 240만원에서 최대 5,000만원 정도라고 한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높은 금액을 받는 사람은 강새벽을 연기한 정호연이다. 그 뒤를 이어 지영을 연기한 이유미, 장덕수를 연기한 허성태, 프론트맨을 연기한 이병헌 순으로 회당 포스트 금액이 높았다.
“발라클라바와 마스크를 더한 <오징어 게임>의 디스토피아적 설정은 확장 일로에 있는 ‘생존주의자(Survivalist)’ 패션 트렌드에 영향을 주고 있어요.” 그녀가 덧붙였다. “이런 미학은 팬데믹과 환경의 불안정성에 의해 활기를 띠게 되었고, 도파민 드레싱(Dopamine Dressing, 기분 좋게 하려고 옷을 차려입는 것)과 현저한 대조를 이루죠.” 에디티드의 마시가 말했다.
파리 <오징어 게임> 팝업 체험관에 입장하려고 토요일에 7시간 동안 줄을 섰던 22세 학생 클레멘타인 홀로건(Clémentine Hologan)은 사람들이 시즌 2를 기대하며 <오징어 게임>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회자될 것이라고 어림짐작한다. “우리를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게 하는 굉장히 매혹적인 드라마입니다.” 그녀가 말했다.
미첼의 샤브닥은 미학적 트렌드는 사그라들더라도 한국 드라마가 인플루언서 문화에 계속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한다. “한국 드라마에 대한 명성이 자자하죠.” 그녀가 말했다. “한때 A급 유명 배우들이 차지한 자리를 이제는 온갖 형태의 더 폭넓은 유명인들이 대체하고 있어요. K-팝, 게임, 유튜브, 틱톡 등 특정 틈새에 특화된 유명인이 증가하는 것을 계속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에밀리, 파리에 가다>로 캉골(Kangol) 버킷 햇의 인기가 급상승한 것부터 <가십걸>로 고취된 프레피 룩의 부활에 이르기까지 TV가 패션 트렌드의 변화에 지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발렌시아가는 파리에서 열린 2022 S/S 컬렉션 런웨이에서 발렌시아가와 관련된 내용으로 제작된 <심슨 가족> 에피소드를 소개해 관중으로부터 환호를 이끌어냈다. <브리저튼>은 틱톡에서 시대극 의상 스타일의 화려한 패션을 특징으로 하는 ‘리젠시코어(Regencycore)’ 트렌드에 영감을 줬다.
패션 플랫폼 리스트(Lyst)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가 예상한 대로 <오징어 게임>의 영향이 이미 엄청나게 강력해지는 추세다. 이 드라마의 스타일은 <브리저튼>보다 화려하지는 않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미 시그니처 의상을 구매하고 있다. 이 드라마가 방영되는 며칠 사이, 복고풍 운동복(+97%), 화이트 슬립온 운동화(+145%), 빨간 작업복(+62%), 숫자가 적힌 화이트 티셔츠(+35%)에 대한 문의가 전 세계적으로 폭증했다. 반스(Vans)는 최근 몇 주 동안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아본 제품이 슬립온 운동화이며, 특히 청록색 제품의 수요가 전주 대비 130% 증가했다고 전했다.
밈 문화가 많이 보급되면서, 진정성 있고 시의적절한 방식으로 대중문화에 관여하는 브랜드는 이와 관련해 반사이익을 유지할 것이라고 샤브닥이 말했다. “이렇게 동참하는 순간들은 즉각적인 구매를 가능케 하는 소셜 커머스 덕분에 더 파워풀해지죠. 그리고 디지털을 넘어, 리테일이라는 실제 체험을 통해서도 더 강력해질 것입니다.”
마시는 사람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길어졌고 스트리밍 플랫폼이 늘어남에 따라, 영화와 TV는 현실도피와 영감의 한 형태로 승화하고 있다고 말한다. 리테일러들은 인기 있는 TV 시리즈의 미학을 이용해 고객과 유대감을 더 잘 형성할 수 있고, 영화적인 룩을 재현하도록 특히 Z세대를 틱톡으로 이끌 수 있다고 그녀가 덧붙였다. “주요 지역에서 봉쇄령이 해제되고 현장 패션쇼가 재개된다 해도, TV 시리즈로부터 영감을 받은 트렌드는 리테일러들이 소비자들의 관심에 불을 붙이는 영리한 방법입니다.”
패션으로 가득한 영화를 둘러싼 광고 또한 리테일 트렌드에 영향을 미친다. <007 노 타임 투 다이>에 대한 기대로 리테일러들은 군용 스웨터, 편안한 테일러링, 실용성을 밀고 있다. 그리고 구찌 컬렉션은 1990년대 향수와 아프레-스키(Après-ski, 하루 동안 스키를 탄 후 호텔이나 식당에서 갖는 오락 및 사교 행사) 룩을 부추길 것으로 에디티드는 전망했다. 프리미엄 작업복 브랜드 ‘M.C.오버올스(M.C.Overalls)’는 <오징어 게임>에 편승할 기회를 포착했다. <오징어 게임>에서 경비요원들이 착용한 작업복에 자사 작업복을, 운동복에 자사 올리브 그린 코트를 비교하는 홍보 자료를 배포한 것.
“TV 드라마가 문화와 패션에 행사하는 힘을 절대 과소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M.C.오버올스의 대표이사 라훌 사이나니(Rahul Sajnani)가 말했다. “사람들이 TV 쇼를 평가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을수록, 그들은 그 TV 쇼가 보여주는 트렌드, 행동 방식과 습성을 받아들일 경향이 더 높아지죠.” 그는 또 브랜드가 TV 노출을 통해 그들의 영역을 넓힐 수 있고, 이러한 쇼는 공식적으로 협업하지 않고도 만들어낼 수 있는 ‘트렌드 파급’의 일부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VK)
- 글
- LUCY MAGU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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