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Le19M 투어 3: 깃털처럼 우아한 공방 ‘르마리에(Lemarié)’
모델들의 스커트 자락에서 사뿐거리는 깃털과 섬세한 까멜리아(Camellia) 장식은 샤넬 공방 컬렉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이토록 섬세하고 우아한 디테일이 탄생하는 곳, 바로 샤넬의 공방 르마리에(Lemarié)다.
르마리에의 시작은 깃털 달린 모자가 우아함을 상징하던 18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르마리에의 설립자 팔미르 코예트(Palmyre Coyette)가 파리에 깃털 스튜디오를 열며 명성을 얻기 시작한 것. 당시 파리에는 300여 개 깃털 공방이 있었는데,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깃털 공방은 르마리에가 유일하다. 처음에 모자 장식용 깃털을 주로 만들던 공방 사업을 1946년 창립자의 손자 앙드레 르마리에(André Lemarié)가 플라워 장식으로 확장하며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깃털과 플라워 장식을 활용한 작업은 무한한 범위의 질감과 패턴을 필수로 독창성과 기술적 요소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르마리에의 표현력과 기술력은 과연 독보적이다. 튤립, 장미, 피오니, 양귀비, 아네모네 같은 꽃을 오간자나 튤, 레더, 벨벳 등 섬세한 손길이 필요한 소재로 정교하게 표현해낸다. 그렇기 때문에 1960년대 가브리엘 샤넬이 처음으로 까멜리아 디자인을 구상할 때 르마리에를 찾은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샤넬 공방에 합류한 1996년부터 르마리에는 매년 여섯 차례가 넘게 샤넬 컬렉션과 대부분 함께해왔다. 깃털을 자르고 붙이는 마케트리 기법을 활용한 패턴, 깃털에 볼륨을 넣어 풍성하게 만든 실루엣, 최소 16장의 꽃잎이 필요한 까멜리아의 다양한 변주까지, 매 시즌 독창성과 놀라운 기술력을 선보이며 여전히 새로운 도전에 임한다.
LeM19에서 진행된 2021/2022 샤넬 공방 컬렉션에서도 르마리에는 새로운 시도를 계속했다. 새틴 리본부터 한 땀 한 땀 섬세하게 바느질한 플라워 장식, 걸을 때마다 흩날리는 깃털 스커트. 과거에 머물지 않고 가장 동시대적 꾸뛰르 터치로 컬렉션을 완성한 것이다. 버지니 비아르만의 캐주얼한 스타일링과 샤넬의 독보적 우아함을 담당하는 깃털과 플라워 장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여성의 판타지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르마리에 공방은 가브리엘 샤넬부터 칼 라거펠트, 버지니 비아르까지 오랜 시간 샤넬 하우스의 동반자 역할을 해왔다. 늘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공방만의 노하우로 샤넬의 독보적 우아함을 위한 이들의 아름다운 동행은 계속될 것이다.
- 에디터
- 가남희
- 포토
- COURTESY OF CHA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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