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부르는 향수 7
아직 바캉스 계획을 세우지 못한 당신에게 띄우는 내밀한 후각적 세계 여행. 향수와 세계 속으로!
지긋지긋한 팬데믹을 뒤로하고 엔데믹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 그 어느 때보다 낙관적인 희망으로 가득 찬 요즘이다. 끈질기게 우리를 괴롭힌 근 2년 반. 느릿했지만 치열하던 그 시간 속에서 가장 애틋하게 사무친 건 아마도 여행 아니었을까? 좋아하는 도시 배경의 넷플릭스 시리즈를 보거나, 알고리즘으로 만난 여행 유튜버의 영상으로 대리 만족을 하던 지난날은 안녕. 지금 필요한 것은? 비행기 티켓과 신상 호텔을 선점할 광클 신공!
그 전에 12시간 좁다란 비행기에 몸을 싣지 않아도, 세관 검사를 받기 위한 줄을 굽이굽이 서지 않아도, 좀 더 쉽고 감각적으로 여행지에 일찌감치 당도하는 방법이 있다. 세계 도시 곳곳에서 영감을 받은 향수로 ‘체크인’을 하는 것! 들숨 한 번에 눈앞에 거대한 영화 세트장이 펼쳐지며 지극히 사적인 대서사가 주르르 소환되는 마법! 그날 입은 옷과 공기, 온도, 나눈 대화까지, 죽었다고 믿은 기억의 파편이 모조리 소생하는 경험은 우리를 ‘향멍’의 세계로 이끈다.
여기 <보그 코리아>가 선택한 도시에서 영감을 받은 향수를 손에 넣었다면, 이제 눈을 감고 공기를 음미해볼 차례. 바쁜 움직임의 매캐한 도시, 젊음의 바이브 가득한 해변, 호젓하고 평화로운 숲속… 자, 당신의 마음을 일렁이게 하는 후각적 탐험지는 어디인가?
AMALFI, ITALY
쨍한 여름 햇살에 눈부시게 반짝이는 이탈리아 아말피 해안의 풍경을 향기로 구현하면? 아말피의 이름으로 태어난 향수인 만큼 100%의 싱크로율을 보여주는 톰 포드 뷰티 ‘로즈 디 아말피 오 드 퍼퓸’. 스파이시한 베이 로즈와 헬리오트로프 노트가 은은하게 어우러지며 코끝에 퍼지는 공기처럼 투명한 플로럴 머스키 향기는 아말피에서의 일탈을 꿈꾸게 한다.
PARIS, FRANCE
에펠탑과 루브르 박물관 등 관광 코스를 모두 훑고 난 뒤에 비로소 눈에 들어오는 것들. 편안하지만 우아함을 잃지 않는 파리지앵의 평범한 일상이다. 샤넬 ‘레 조 드 샤넬 파리–파리’는 소박한 카페에 앉아 한가로이 아침을 즐기는 파리지앵의 내추럴한 일상을 담아낸 듯한 파리 그 자체의 향기. 다마스크 로즈에 더한 시트러스 악센트, 여기에 우아한 파촐리가 얹히며 우아함을 극대화한다.
RIVIERA, FRANCE
마티스와 샤갈 같은 화가들이 수십 년을 머물 만큼 따뜻한 햇살과 포근한 바람이 1년 내내 이어지는 프랑스 남부 지중해 연안의 리비에라. 엑스니힐로 ‘러스트 인 파라다이스 리비에라 에디션’은 컬러풀하고 비비드한 리비에라 해변의 향기를 완벽하게 포착했다. 베르가모트와 피오니, 투베로즈로 이어지는 플로럴 머스키 향기는 뜨거운 태양에 그을린 살갗처럼 포근하면서도 관능적이기까지!
CAIPIRINHA, BRAZIL
럼과 라임, 설탕이 뒤범벅된 브라질 로컬 칵테일 카이피리냐. 프레데릭 말 ‘아웃레이져스’는 브라질의 보물 같은 히든 비치에서 이 카이피리냐를 한 모금 들이켜는 순간을 담았다. 베르가모트와 탄제린, 그린애플이 청량하게 피어나며 정열적인 해변에서 추는 삼바, 하늘을 수놓는 오렌지와 블루 컬러의 불꽃, 젊은이들의 밝고 건강한 웃음소리를 자동 재생한다.
OLD SOUK, MIDDLE EAST
이 향수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중동의 한 마켓에서 만난 신비하고 이국적인 공기! 사막의 따뜻한 바람에 스파이시한 향신료, 눅진한 가죽, 사원의 향, 꽃향기가 실려오는 듯하다. 깊이 있는 오리엔탈 향기와 향신료 색상에서 착안한 노란 빛깔 주스는 익숙한 듯 길을 누비는 중동의 이방인이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것.
SMYRNA, TURKEY
터키의 도시 이즈미르의 옛 이름을 딴 스미르나. 신성한 모스크와 동서양이 어우러진 문화, 까만 밤하늘의 빛나는 별을 닮은 터키는 조향사에게 끊임없이 영감을 불어넣는 매력적인 나라다. 르 쿠방 ‘퍼퓸 리마커블 스미르나’는 벨벳티한 로즈 노트에 톡 쏘는 블랙페퍼를 곁들여 다면적이고 신비로운 터키 문화를 표현했다. 밤을 수놓는 별처럼 스파클링한 향기의 변주를 경험해볼 것!
HAIPHONG, VIETNAM
딥티크 창립자가 베트남의 이국적인 어촌 하이퐁의 바닷가에서 보낸 유년 시절을 추억하며 만든 향수. 바닷바람에 넘실거리는 수선화와 재스민 사이로 마린 어코드가 빼꼼히 고개를 내밀며 개성 넘치는 반전을 연출한다. 5월 한 달 동안 특별히 세계적인 거장, 포토그래퍼 팀 워커와 협업한 리미티드 컬렉션을 만날 수 있다는 기쁜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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