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디렉터와 함께 전환점을 맞은 브랜드 4
패션 & 뷰티 하우스의 미래는 수장이 어떤 비전을 그리느냐에 좌우됩니다. 최근 새로운 디렉터를 임명하며 전환점을 맞은 브랜드를 살펴봅니다. 네 브랜드 모두 올가을 새로운 변신을 꿈꾸고 있습니다.
Off-White™ – Ibrahim Kamara
지난해 11월 버질 아블로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패션계는 비탄에 잠겼습니다. 2012년부터 자신의 이름을 걸고 이끌어오던 브랜드 오프화이트의 앞날에 대해서도 많은 이가 궁금해했죠. 5월 초 오프화이트는 공식 보도 자료를 통해 이브라힘 카마라(Ibrahim Kamara)가 오프화이트의 아트 & 이미지 디렉터가 되었음을 밝혔습니다.
인스타그램 DM 메시지로 생전에 버질 아블로와 친해진 이브라힘은 지난 3년간 서로 존중하고 공동의 가치를 나누며 프로페셔널한 유대 관계를 쌓아왔습니다. 오프화이트의 쇼를 수년간 스타일링하고 브랜드의 일원으로 일해온 이브라힘만큼 버질 아블로의 유산을 이어갈 적임자로 탁월한 인물은 없었죠. 오프화이트의 CEO 안드레아 그릴리는 “이브라힘의 재능, 비전과 함께 오프화이트의 다음 챕터를 이어가기를 기대합니다”라고 전했습니다. 현재 <데이즈드> 편집장이며, <i-D> 매거진 에디터로 활동한 이브라힘이 새롭게 만들어낼 오프화이트의 비주얼은 어떨지 기대됩니다.
Salvatore Ferragamo – Maximilian Davis
영국 패션계의 라이징 스타 맥시밀리언 데이비스가 지난 3월 이탈리아 패션 하우스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었습니다.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한 지 2년이 채 안 된 맥시밀리언 데이비스가 90여 년 역사를 자랑하는 브랜드와 미래를 함께하게 된 것이죠. 맥시밀리언 데이비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시대를 초월하는 우아함과 섬세함을 대변합니다. 여기에 큰 감명을 받았으며 이탈리아의 장인 정신, 품질, 혁신을 제 비전과 함께 표현할 수 있게 되어 기대가 큽니다.”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CEO 마르코 고베티는 “맥시밀리언은 그가 지닌 현대적 감각을 통해 창의력, 장인 정신, 정교함, 뛰어난 인간의 가치를 유산으로 둔 하우스의 새롭고 흥미진진한 챕터를 써 내려갈 것입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올해 LVMH 프라이즈 세미파이널리스트에 오른 26세의 맥시밀리언 데이비스는 런던 칼리지 오브 패션을 졸업한 후 웨일스 보너(Wales Bonner), 모왈롤라(Mowalola), 아사이(Asai), 수프리야 렐레(Supriya Lele)에서 경력을 쌓았죠. 두아 리파, 리한나 같은 스타들이 그의 관능적인 옷을 선택하며 점차 이름을 알려왔습니다. 오는 9월 밀라노에서 발표할 첫 컬렉션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전임자 폴 앤드류와는 확연히 다를 것 같군요.
Missoni – Filippo Grazioli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또 다른 브랜드 미쏘니가 필리포 그라치올리를 지난 3월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했습니다. 리카르도 티시 체제의 버버리와 지방시에서 경력을 쌓고 에르메스와 마르탱 마르지엘라에서도 일한 필리포는 이렇게 소감을 전했죠. “제게 주어진 기회에 감사드립니다. 미쏘니라는 브랜드의 핵심인 즐거움, 신선함, 색채, 긍정성을 유지하면서 제 경험을 새로운 비전으로 실현할 것입니다.” 필리포의 첫 데뷔 또한 오는 9월 밀라노에서 열리는 2023 S/S 컬렉션을 통해 이뤄질 예정입니다.
가족 기업인 미쏘니는 외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없이 안젤라 미쏘니가 브랜드를 전개해왔죠. 지난해 알베르토 칼리리가 안젤라 미쏘니의 바통을 이어받았지만 필리포를 다시 임명하면서 그는 미쏘니의 홈 컬렉션 디렉터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필리포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미쏘니의 아카이브 피스를 올리는 걸 보니 벌써부터 ‘가열차게’ 컬렉션을 준비하는 것 같군요.
Byredo – Lucia Pica
샤넬의 메이크업 아티스트였던 루치아 피카가 지난 3월 크리에이티브 이미지 & 메이크업 파트너로 바이레도에 합류한다는 소식에 뷰티계가 들썩였습니다. 향수라는 한계를 넘어 메이크업까지 그 경계를 확장한 바이레도에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 거죠. 루치아 피카는 바이레도의 대표 벤 고햄과 협업해 올가을 그녀의 첫 메이크업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입니다. 벤 고햄은 그녀의 합류에 이렇게 소감을 피력했습니다. “루치아가 메이크업을 통해 사람들을 묘사하는 방법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바이레도에서도 그런 접근법을 이룰 수 있길 바랍니다. 메이크업을 향한 바이레도의 열망은 진실합니다.”
2006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론칭한 바이레도는 2020년 첫 메이크업 라인을 선보였고, 개성 있는 영국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사마야 프렌치(Isamaya Ffrench)와 함께 젠더 플루이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접근을 시도했습니다. 샤넬과 자라 등 수많은 뷰티 브랜드를 아트의 경지에 올려놓은 루치아 피카가 그리는 바이레도는 어떤 모습일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 프리랜스 에디터
- An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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