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 영면하다
매주 일요일 아침이면 TV 브라운관 너머로 힘찬 외침이 들려왔습니다. KBS <전국노래자랑>의 시작을 여는 진행자 송해의 목소리는 많은 이의 마음속 흥을 깨웠죠. 수십 년 동안 시청자와 울고 웃던 그가 영면했습니다.
송해가 8일 자택에서 향년 95세로 별세했습니다. 송해는 올해 들어 건강 문제로 여러 차례 병원에 입원했으며, 지난 3월에는 코로나19에 확진되기도 했는데요. 이로 인해 송해는 최근 <전국노래자랑> 하차를 고민해왔지만, 제작진과 스튜디오 녹화로 방송에 계속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해왔습니다.
송해는 황해도 출신으로 한국전쟁 때 혈혈단신 월남했습니다. 그는 ‘바다 해’ 자를 예명 삼아 해주예술전문학교에서 성악을 공부한 경험을 살려 1955년 가수로 데뷔했습니다.
이후 1988년 운명 같은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의 진행을 맡아 34년 동안 방송을 이끌었죠. 송해는 그간 공개 녹화를 통해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1,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지난 4월에는 95세 현역 MC로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Oldest TV Music Talent Show Host)’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됐습니다.
그는 <전국노래자랑> 외에도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광고에 출연했으며, 드라마에도 카메오로 얼굴을 비치는 등 열정 가득한 행보를 이어왔습니다. 2011년에는 전국을 돌며 단독 콘서트를 열 정도였죠.
송해는 생전에 부인의 고향인 대구 달성군에 부부가 함께 묻히고 싶다는 바람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달성군은 송해공원을 조성했으며, 지난해 12월 ‘송해기념관’을 개관했습니다.
비록 송해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전한 흥과 목소리는 오랫동안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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