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김민재, 김승규와 슈퍼모델 간의 화학반응
대한민국 축구를 대표하는 황의조, 김민재, 김승규와 슈퍼모델 간의 모노크롬 화학반응.
축구 선수와 톱 모델의 공통점은? “버티고 단련하면 언젠가 인생의 불꽃 같은 정점을 경험한다는 것. 누구나 꿈꾸는 직업이지만 결코 아무나 될 순 없다는 것. 타고난 것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 성공에 이른다는 것.” 모델 한혜진은 이렇게 답했다.
축구 선수 황의조, 김민재, 김승규와 슈퍼모델 한혜진, 김성희, 차수민이 8월호 <보그>에서 케미스트리를 터트린 이유다. 처음엔 <골 때리는 그녀들>의 구척장신 팀 前 주장 한혜진과 선수로 활약 중인 차수민을 떠올리며 서로의 영역을 바꿨다고 생각했다. 오늘만큼은 축구 선수를 모델 필드로! 하지만 이들은 한 팀 같았다. 뛰어난 신체와 근성, 카리스마와 도전 정신을 공통분모로 서로를 ‘리스펙’하는. 황의조 선수는 “축구장에서 뛰는 것도 힘들지만 모델도 그만큼 체력이 필요한 직업이군요. 직접 해보니 알겠어요, 대단합니다”라고 말했고, 한혜진은 “선수들은 오랜 시간 단련한 피지컬과 분위기를 압도하는 카리스마로 이미 세트장에서 완벽했어요”라고 응수했다. 가장 큰 공통점은 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고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상대방의 필드에 나가도 프로의 기술력이 덜할 뿐 자기만의 드라마를 써낸다. 오늘 축구 선수들의 화보 촬영이 그랬고, 한혜진과 차수민이 활약한 <골 때리는 그녀들>이 그러하다. 학창 시절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운동장의 5분의 1만 쓰며 피구를 했던 여성에게 이 프로그램의 영향력은 컸다. 처음엔 축구가 서툰 여성들이 우당탕하는 풍경으로 재미를 유발하려는 게 제작진의 의도라며 괘씸해했다. 하지만 출연진의 진심은 선입견을 깼고, 지금도 성장 드라마를 써나간다. 처음엔 풀 메이크업을 하고 나타났지만 땀을 자랑스러워하고, 주 3회 훈련에 개인 연습을 더하고, 이겨서 울고 져서 운다. 한혜진이 주장에서 물러난 이유도 부상 때문이다. 뉴욕에서 모델 활동을 하던 중 크게 넘어진 뒤로 무릎 연골이 닳은 상태인데 경기 도중 다쳐 들것에 실려 나갔다. 그만큼 치열했다. 차수민 역시 무릎에 물이 찬 상태에서도 경기를 놓지 않았다. 무엇보다 구척장신 모델들은 단단한 팀워크를 보여줬다. 개인적일 것 같은 이들이 몸을 부딪치고 뒤엉켜 울고 웃는다. 혼자가 좋지만 함께 하는 운동은 즐겁다.
이들에게 영감을 받은 여성들이 조기 축구회에 나가고 추천 축구화를 검색 중이다. 관련 대회 티켓은 재빨리 마감된다. 얼마 전 인터뷰한 배우 이주영 역시 축구 팀 세 군데에 속해 있다. 그가 출연한 영화 <야구소녀>에는 이런 대사가 있다. “야구는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여자건 남자건 그건 장점도 단점도 아니에요.” 여성 모델인데도 축구를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축구를, 운동을 한다. 키이라 나이틀리 주연의 영화 <슈팅 라이크 베컴>은 여성 프로 축구 팀의 성장을 이야기하고, 영화 <당갈>엔 레슬링 역사를 새로 쓴 인도 여성 선수가 나온다. 이들은 차별과 무관심을 딛고 남성 중심의 프로 세계에 입성한다. 이처럼 유리 천장 깨는 드라마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이 자리의 모델과 선수들은 운동을 삶에 기꺼이 들이면서 자기를 치유하고 발견해간다. 이날 선수들은 “그저 축구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더 익숙하고 편안한 운동이 되길” 바랐다. 어떤 운동이든 상관없다. 모델 김성희는 골프, 필라테스 등 일상에서 운동을 놓지 않는다. 한혜진 역시 우리에게 종목과 상관없이 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목표를 세우고 이루는 과정. 거기서 느끼는 짜릿한 자기 통제와 성취감 때문이죠. 가벼운 ‘멘탈’ 문제 또한 몸을 움직이고 땀을 흘리는 과정에서 많이 치유돼요. 실제로 정신과 의사들도 이에 동의합니다.”
그라운드든, 런웨이든, 당신이 있는 어디에서든 움직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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