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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장 애정하는 물건 5’ 패션 디자이너 제이든 초_THE LIST

2022.11.20

‘요즘 가장 애정하는 물건 5’ 패션 디자이너 제이든 초_THE LIST

인스타그램 계정 하나면 누구나 뚝딱 패션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 시대. ‘쿨’해 보이는 트렌드에 조금 일찍 올라타 여러 가지 레퍼런스를 조합한 후, 운이 좋으면 인플루언서와 셀러브리티라는 돛을 달고 멀리까지 항해한다. 물론 부지기수로 난파당한다. 바야흐로 패션 브랜드 대항해의 시대, 서울을 기반으로 하는 ‘제이든 초(Jaden Cho)’는 물살을 가르며 유유히 자기만의 항로를 개척하고 있다.

제이든 초

런던 왕립예술대학에서 여성복 석사를 마친 조성민은 본인의 영어 이름 제이든 초로 런던에서 브랜드를 론칭했고, 2021 F/W로 첫 컬렉션 데뷔를 했다. 기성복 라인 ‘레디 투 웨어’와 주문 제작 형태의 컬렉션 ‘바이 어포인트먼트(By Appointment)’ 두 가지로 나누어 의상을 선보인 그는 한국 컨템퍼러리 브랜드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완성도로 패션계의 눈도장을 찍었다. 따라 할 수 없는 정교함이 브랜드의 독보적인 개성이 된 셈.

종로구 운니동에 있는 제이든 초 쇼룸에서는 시간마저 천천히 흐르는 기분이다. 널찍한 유리창 너머 고즈넉한 창덕궁이 보이고, 한쪽에는 오랜 시간 정성 들여 개발한 원단과 패턴, 디테일이 돋보이는 의상이 작품처럼 걸려 있다. 탁월한 안목과 취향으로 차세대 디자이너로 손꼽히는 제이든 초. 그가 <보그>에 요즘 가장 애정하는 물건 다섯 가지에 대해 이야기를 보내왔다. 제이든 초 인스타그램_https://www.instagram.com/sungmin_jadencho/

Dries Van Noten – Silk Jacket

평소 옷을 살 때 매우 한정된 브랜드에서 사려고 노력한다. 그중 가장 자주 쇼핑하는 곳은 드리스 반 노튼이다. 최근 구입한 재킷은 겉과 안이 전부 검은색 실크로 되어 있다. 소재가 부드러워 어떤 부분이든 살이 닿으면 기분이 아주 좋다. 주로 미팅을 하거나 이동할 때 가볍게 걸치는 용도인데, 더운 여름에도 입기 편하다.

Trefin – Hartmint Candy

주기적으로 주문해 쇼룸과 스튜디오에 구비해두는 사탕. 3년 전쯤 여행차 벨기에 앤트워프(Antwerp) 지역을 방문한 적 있다. 우연히 들른 해산물 레스토랑에서 영수증과 함께 사탕을 받았고, 그것이 하트민트와의 첫 만남이었다. 라임을 맞춘 듯한 사랑스러운 네이밍. “조금 더 줄 수 있느냐”는 물음에 종업원이 두 손 가득 넘치게 사탕을 준 덕에 여행하는 내내 먹었던 걸로 기억한다. 달콤한 박하사탕 맛이 물리지 않는데, 맛도 맛이지만 사탕 모양과 색, 하트가 그려진 포장지가 완벽하다.

Cabana Magazine

종이가 아닌 원단으로 만든 잡지 커버가 매우 특별한 느낌을 주는 <카바나 매거진>. 몇 년 전쯤 드리스 반 노튼의 여러 컬렉션 원단으로 커버를 출시한 적 있는데, 마음에 드는 에디션을 구하기 위해 런던의 모든 서점을 돌아다녀 결국 구했다. 요즘도 종종 마음에 드는 커버를 서점에서 발견하면 바로 구입한다.

Aesop – Hwyl Eau de parfum

여러 가지 향수를 사보는 편인데 그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사용한 향수. 질린다 싶다가도 다시 사용하게 되는 마성의 향수다. 겨울에 뿌리는 게 더 좋다. 벌써 10병 가까이 사용했으며, 최근 구매한 것도 거의 바닥을 드러내는 중이다.

Astier de Villatte – Citrouille Vase

최근 한남동에 매장이 생겨 더 유명해진 프랑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아스티에 드 빌라트. 까만 흙에 흰 유약을 바른 도자기는 너무 약해 잘 깨지지만, 그 점 또한 매력적이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꿈꾸던 유년 시절부터 이 브랜드를 좋아해 하나씩 모았더니 이제는 장식장을 가득 채울 정도가 됐다. 당시 나는 스튜디오를 차리면 꼭 이 호박 모양 꽃병을 놓겠다는 로망이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직접 파리에서 들고 오기 힘든 큰 사이즈라 구매하지는 못했다. 그러다 운명처럼 최근 서울 매장에서 발견했고, 바로 사무실로 들고 왔다. 그때와는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최근 가장 잊지 못할 소비였다.

프리랜스 에디터
Anna
포토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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