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 별세
아방가르드 패션에 혁신을 일으킨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가 향년 8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세이 미야케 스튜디오와 이세이 미야케 그룹은 그가 지난 5일 간세포암 투병 끝에 눈을 감았다고 전했습니다.
1938년 히로시마에서 태어난 미야케는 도쿄 다마미술대학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후 1965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갔습니다. 프랑스에서 본격적으로 패션 디자인을 공부하며 오뜨 꾸뛰르에 빠져들기 시작했죠.
이후 미야케는 기 라로쉬, 지방시 등의 보조 디자이너로 일했습니다. 지방시에서 일하던 시절, 그는 하루에 스케치 50~100장을 그리며 열정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야케는 1970년 ‘미야케 디자인 사무소’를 세우고 다양한 패션 라인과 향수를 출시했습니다. 이듬해 자신을 대표하게 될 브랜드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를 세상에 선보였습니다. 2년 뒤인 1973년에는 파리 컬렉션에 처음 참가해 패션계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죠.
미야케는 옷을 만들수록 옷이 인간의 일부 혹은 인간을 구속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몸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하는 방법은 재단을 최소화하고 간결하게 표현하는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디자인이 바로 이세이 미야케 디자인에서 빼놓을 수 없는 플리츠입니다. 종이를 자르지 않고 접어 형태를 구현해내는 일본의 전통 종이접기(오리가미) 기술을 이용한 디자인으로 큰 인기를 모으면서 황금기를 누렸는데요, 플리츠 디자인을 처음 선보여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불러일으킨 때가 1980년이었습니다.
미야케는 때로는 과학적으로 보이고, 달리 보면 감성적으로 보이는 디자인을 선호했습니다. 그는 패브릭 염색 기법을 개발해 다양한 텍스처와 컬러를 만들어냈죠. 가장 일본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이 조화롭게 어울리는 디자인을 보여줬으며 과거와 현재, 미래가 함께 이어지는 흐름을 선보였습니다.
재즈 스타 마일즈 데이비스, 모델이자 싱어송라이터 그레이스 존스 등이 미야케의 디자인을 특히 사랑했습니다. 애플 창립자 스티브 잡스의 아이코닉한 터틀넥 스웨터 역시 미야케의 작품이었죠.
미야케는 1997년 레이블에서 은퇴한 후 계속 크리에이티브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2007년에는 건축가 안도 다다오와 함께 일본 최초의 디자인 뮤지엄 ’21_21 디자인 사이트’를 선보였고, 2009년에는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부모를 잃은 과거를 밝히며 핵 폐기 운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2010년 일본에서 문화훈장을, 2016년 프랑스에서는 레지옹 도뇌르 3등 훈장을 각각 받았습니다.
이제 미야케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철학과 아름다운 디자인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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