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과 예술을 품은 전시, 환기미술관 30주년 기념전
지난 30년간 한국 미술의 예술적 포럼으로 자리해온 환기미술관의 건축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요?
환기미술관에서는 개관 30주년 기념전 <뮤지엄 30년, 포럼의 공간으로>가 본관과 별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12월 31일까지 진행되는 전시는 정치, 종교, 철학 등에 관한 의견이 오가던 고대 로마 시대의 광장 ‘포럼(Forum)’처럼 단지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공간을 넘어 그 자체로 창작 재료나 예술 현장이 되고, 나아가 사회 이슈를 공유하고 성찰하는 공간으로 역할을 확장하는 오늘날의 뮤지엄을 조명합니다.
“1989년 비로소 어렵게 땅이 구해지고 좁은 느낌이 있지만 우선 준비되는 대로 설계를 의뢰하다. 집을 어떻게 지어야 하나? 우리 강산 풍토에 맞는 재료 돌(화강암), 나무(소나무), 우리 강산, 서울, 김환기(사람), 김환기의 그림(내용) 등등의 이미지가 포착된 디자인(시각적인), 지붕 기와의 이미지 등등. 아담한 소규모의 미술관, 우리 풍토에 융화되는 기념관이면서 동시에 미술관이 될 거다.” –김향안, 1993년
1992년 11월 5일 개관한 환기미술관은 김환기 화백의 부인 김향안 여사가 우규승 건축가와 함께 구상해 탄생한 공간입니다. 1967년 학업을 위해 뉴욕에 머물며 김환기 화백과 교류한 우규승 건축가가 1988년부터 약 4년에 걸쳐 건축했다고 하는군요.
“미술관은 수화 선생님의 정서와 예술에 어울리는 곳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에서 산, 달, 구름, 바위, 나무 같은 자연과 어울리고 한국의 정취가 있으며, 현대적인 세련됨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규승, <건축문화>, 1994년
총 7개 섹션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김환기 화백의 회화 작품과 설계 드로잉, 건축 도면 같은 환기미술관 건축 자료 등 100여 점을 선보여 미술관이 개관하기까지 세세한 과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동선이 자유로워 환기미술관의 건축 미학과 곳곳에 놓인 김환기 화백의 작품을 산책하듯 유유히 관람할 수 있는데요. 이를 통해 휴식과 영감을 주는 장소이자 예술을 매개로 한 소통과 교육의 장으로 자리매김한 뮤지엄이 지닌 의미와 역할에 대해 고요한 사유의 시간을 가져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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