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와 이탈리아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 사이에 잡음이 생겼습니다. 우피치 미술관 측에서 장 폴 고티에를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는데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이탈리아 피렌체에 있는 우피치 미술관. 우피치는 세계 최고의 미술관으로 손꼽히며 보티첼리,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에 이르기까지 르네상스 시대 위대한 화가들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죠. (Photo / Unsplash)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우피치 미술관은 장 폴 고티에가 화가 산드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무단 도용했다는 이유로 10만 유로, 한화로 약 1억4,000만원이 넘는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장 폴 고티에가 해당 작품을 이용해 티셔츠, 드레스, 스카프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든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겁니다. 

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비너스의 탄생’은 초기 르네상스 시대 대표 산드로 보티첼리가 1480년대 중반 완성한 작품으로 현재 우피치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습니다. 거대한 가리비 껍데기 위에 긴 금발을 휘날리는 비너스의 모습이 담겼죠. 

이탈리아 법에 따르면, 공공 미술품을 상업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전 허가와 함께 일정 금액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합니다. 수수료 금액은 미술 작품이 얼마나 많은 제품에 사용되는지 여부에 따라 수천 유로에서 수만 유로에 이릅니다. 

Courtesy of Jean Paul Gaultier

아이케 슈미트 우피치 미술관장은 장 폴 고티에 측에 지난 4월 두 가지 옵션을 제시했습니다. ‘비너스의 탄생’을 이용한 의류에 대해 판매를 중단하거나, 아니면 다시 허가를 받고 정당하게 수수료를 지불하라는 선택지였죠. 하지만 장 폴 고티에 측은 해당 서한에 답이 없었다고 합니다.

슈미트 관장은 “우피치 미술관은 누군가의 창의성을 방해하지 않는다. 다만 기업이 사용 허가를 요청하고 정당한 비용을 지불한 뒤 제품을 만들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밝혔습니다. 

Photo / Unsplash

현재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암스테르담 국립 미술관 등 전 세계 일부 미술관에서는 꽤 많은 작품을 퍼블릭 도메인으로 공개해 저작권으로부터 자유롭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저작권에 대한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작품도 있죠. 장 폴 고티에와 우피치 미술관이 어떻게 의견 차이를 좁힐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